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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치트로 뭐든지 할 수 있게 됐지만, 무직만큼은 그만둘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하우르바타트 편
5화 : 마을에 왔다
사람 손이 별로 닿지 않은 동물 길에서 어느 정도 정비된 숲길로 들어가는 데 그렇게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나무 그루터기가 있다는 건 나무를 자른 나무꾼이 있다는 거니까, 예상대로다.잠시 걸어갔더니 오두막집 같은 게 있었다. 나무꾼들이 쓰는 오두막이겠지.
옆에 창고 같은 곳에 목재가 대량으로 놓여 있다.
더 걸어갔더니 숲 안에서 나무를 자르는 소리가 들렸다.
사람이 있는 것 같다.
말은 그냥 통한다고 적혀 있었고, 토끼를 잡았다면 모험자 길드라는 시설에서 매수해 준다고도 적혀 있었다.
아이템 백은 꽤나 중요한 물건이지만 계약 마법이 걸려 있어 처음 쓴 사람밖에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쓰기 위해서는 계약 마법을 지우는 전용 마술사의 힘이 필요하다고 한다. 참고로, 다이지로씨는 아이템 백 안에 약이나 돈 같은 것을 넣은 후 계약 마법을 지워 소유자 해제를 했다고 한다.
참고로, 소유자 계약을 지우는 방법은 하나 더, 소유자의 사망이란다.
그런 고로, 아이템 백은 보여도 별로 상관 없지만 너무 자랑하듯 가지고 다닐 건 아니라는 거다.
다이지로씨의 수기를 뇌내에서 되새기며 확인하고, 나는 숲길을 더욱 걸어가 드디어 평지로 나왔다.
마차도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큰 길이 좌우로 뻗어 있었다.
오른쪽은 왕도가 있지만, 걸어가면 3일은 걸린다고 한다.
왼쪽은 희미하긴 하지만 마을 같은 게 보인다.
그리고, 마을 주변에는 밭도 만들어져 있다.
저런 데 밭을 만들어 놨는데, 작물을 누가 훔쳐가거나 마물들이 먹어버리거나 하지 않으려나?
태양은 드디어 완전히 남쪽에 온 정도다.
이렇게 빨리 도착할 거라면 좀 더 토끼를 잡아도 됐을 것 같지만, 여로모로 정보 수집도 해야지.
마을은 높이 1미터 정도의 돌담 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문 같은 곳이 있으며 그 옆 벽에 큰 문자로 뭔가 쓰여 있다.
응, 뭐라고 써 놨는지 전혀 모르겠는데, 분명 마을 이름이라도 적어 놨겠지.
문은 열려 있는데, 창을 든 여자가 서 있다. 피부는 갈색이고 꽤 미인이다.
그녀 옆의 테이블에는 수정구슬이 놓여 있다.
"미궁 마을에 플로어랜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미궁의 마을?"
"네. 마을 안에 초보자를 위한 미궁이 있어 미궁 마을이라고 불리고 있어요. 모르셨나요?"
몰랐습니다. 그런 거 다이지로씨 수기에 안 적혀 있었으니까.
"저기, 마을에 들어가도 되나요?"
"네. 이 수정 위에 손을 올려 주세요"
"이 위에요?"
"어라? 오빠, 혹시 이 대륙 사람 아니에요? 이건 직업을 조사하는 수정구슬이에요"
"즉, 이거 위에 손을 얹으면 내 직업을 안다고?"
그거 위험하지 않아?
무직이라는 게 알려지면 부끄러운 것 뿐만 아니라, 왜 무직인 채로 살았는지 질문을 받게 된다.
잘 넘어간다고 해도, 다른 마을에 갈때마다 무직이라는 게 알려지는 건가. 귀찮은데.
심지어, 얘기를 듣기로는 이 대륙 모든 마을이 이런 느낌이겠지. 다른 대륙으로 도망가는 게 나으려나.
"아니요, 그렇게까지 아는 힘은 없고, 그런 마도구는 아니에요. 그냥 직업이 도적이나 해적, 산적, 죄수일 경우에 검어져요. 그리고, 행상인 분들은 파랗게 빛나서 마을에 들어오는 세금이 반이 돼요"
"오, 그건 편리하네요"
그럼 문제는 없겠구나.
나는 안심하고 수정구슬에 손을 얹었다. 물론 수정구슬은 변화하지 않는다. 무직이거든.
"네, 문제 없네요. 입장 세금은 50센스입니다"
세금을 내야 되는구나. 50센스 화폐가 어느건지 모르겠다.
다만, 가장 낮은 화폐가 동화라고 하면,
"저기, 동화 50장이면 되죠"
"네"
맞나 보다. 다이지로씨에게 받은 동화를 반 문지기 여성에게 냈다.
【이치노죠의 레벨이 올랐다】
【직업 : 견습 검사가 해방되었다】
【직업 : 견습 마술사가 해방되었다】
【직업 : 행상인이 해방되었다】
응? 아, 그렇구나, 세금을 내면 경험치가 쌓이는구나, 평민은.
얼마나 레벨이 올라갔나 나중에 확인해 보자.
하지만, 세금으로 평민 레벨이 오른다면, 부자가 가장 레벨 올리기 쉬운 제도인데.
"그럼, 이쪽이 마을 입장 허가서입니다. 마을을 나갈 때 보여주세요, 마을을 나가고 반월 이내면 재입장 세금이 면제됩니다"
되도록이면 한번 더 세금을 내고 싶은데, 라고 말하면 수상하게 생각하겠지. 뭐, 세금을 낼 기회는 아직 많을 거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모험자 길드가 어딘지 아시나요?"
"모험자 길드라면 이 길을 쭉 따라가면 파란 지붕 건물이 있어요. 검과 방패 간판으로 표시가 돼 있으니까 바로 아실 거에요"
착한 누나구나. 나보다 나이는 적겠지만. 보기에 17살 정도 같고.
뭐든지 대답해줄 것 같고, 그러면 여기서 조금 이상한 질문을 해 두고 싶다.
"저기, 조금 이상한 질문인데, 지금은 아더월드력 몇년인가요?"
"지금은 아더월드력 391년이에요"
"아, 그랬죠. 감사합니다"
이상한 표정 하나 안 하고 웃으며 대답해주는 문지기 누나에게 미소로 답하고,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지금이 391년이라는 건 그 다이지로씨 수기는 12년 전에 작성된 거구나. 최근이라고 하면 최근이고, 다이지로씨도 아직 살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마을 안은 꽤 활기가 넘쳤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고, 길가에서 야채를 팔고 있다.
저쪽 노점에서는 고기를 굽는 냄새가... 거기에 자극되어 내 배가 크게 울렸다.
그러고보니 아침부터 아무것도 안 먹어서 배가 고프다.
좋아, 얼른 식사를 해치워... 아니, 그 전에 옷이다.
리크루트 수트가 희한한 건지 아까부터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나를 본다.
게다가, 양복 입고 밥을 먹기는 불편하다.
그래서, 가까운 옷가게를 찾아 거기에 들어갔다.
"네~ 어서오세요! 어머, 귀여운 남자애네, 내 타입이야"
그렇게 말한 긴 금발, 허스키 보이스의 주인 누나――가 아니라 누나 분장을 한 형이었다.
턱이 파랗게 빛나고 있고, 근육도 불끈불끈하다. 그런데 입은 옷은 붉은 드레스. 확실히 들어올 가게를 잘못 찾았는데, 이미 들어온 건 어쩔 수 없다.
"저, 저기, 옷을 한 벌, 되도록이면 눈에 안 띄는 옷을 사고 싶은데요... 그리고, 이 옷, 팔면 얼마나 할까요? 아, 옷을 산다면, 얘기지만요"
나는 리크루트 수트를 벗고, 여자(?) 점주에게 보여줬다.
그녀(?) ... 귀찮으니까 점주로 통일하자... 점주에게 윗옷을 벗어 보여줬더니, 그녀는 심각한 얼굴을 하고,
"으~음, 그 넥타이, 바지랑 셔츠랑 세트라면 우리는 3만 센스네. 금화 3장분이야"
"그건... 비싼...거죠"
300만엔이다. 1만엔으로 산 양복인데.
"내 수입 1년분이야. 가게 저금 전부 없어지는 가격이지. 모험자 시절이라면 1년 일해도 못 벌었어"
전에 모험자였구나. 그 근육을 보면 확실히 납득 된다.
그건 그렇고, 모험자는 목숨을 걸고 한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별로 못 버는구나.
"이거, 발굴품(오파츠)지"
오파츠?
"어라? 모르고 입고 있었어? 오파츠라는 건 이세계 소환으로만 나타나는 물품이양. 이세계 소환을 하기에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데 거의 쓸모 없는 물건밖에 안 나오거든. 하지만, 그런 거라도 가끔 미지의 물질이 사용되는 경우가 있엉. 예를 들어, 이 옷 섬유처럼 말이야. 나도 오랫동안 여기서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런 소재는 본 적이 없엉. 연구자같은 사람이 사갈 가능성이 높으니까 그런 가격이야"
종종 애교 비슷한 걸 해서 그 때마다 소름이 돋는데, 설명에는 납득했다.
"저기, 이세계 소환으로 생물이 소환된느 일은 있나요?"
"없어, 시체라면 있다고 하지만"
그렇구나, 이세계 소환 기술을 응용해서 일본으로 돌아가는 건 어렵겠다. 바로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가서 미리에게 이세계 이야기를 하고, '오빠, 취직이 안 된다고 이상한 약에 손을 댄 건 아니지?' 하고 혼나는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었는데.
"그렇군요... 아, 그럼 옷 전부 팔테니까 옷 한벌을 5세트 정도 주세요"
"마, 면, 비단 옷이 있는데 어떤 걸로 할래? 상하 한세트 가격은 마가 20센스, 면은 60센스, 비단은 200센스양"
"아아... 면옷 주세요"
3배 가격이긴 해도 동화 60장 정도로 된다면 면이 좋겠다.
아무래도, 이 세계에서는 1센스가 100엔 정도인 것 같다. 그것보다 작은 단위의 돈은 없는 건가? 하고 생각했는데, 너무 작은 단위 금액이면 동전을 주조해서 악용하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른다. 돈을 만드는 것도 무료가 아니니까.
피팅 룸에 들어가 얇은 녹색 면으로 된 옷 세트를 입어 허리끈을 묶었다.
좋아, 이걸로 누가 봐도 이세계인 복장이 됐다. 이제는 갑옷 같은 걸 장비하고 싶은데, 이 가게에서는 안 파는 것 같다.
당연하지.
"감사합니다. 딱 맞아요"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양. 하지만, 돈은 바로 준비할 수 없을 것 같아. 오늘은 5000센스를 줄테니까 남은 24700센스는 내일 받으러 올래?"
확실히, 가게 안에 큰 돈은 두지 못하지 보통. 무슨 전당포도 아니고.
내가 알았다고 말했더니 점주는 차용증 같은 종이에 도장을 찍어 나에게 건넸다.
문자는 전혀 못 읽겠지만, 아마 그런 거겠지.
가게를 나와, 검은 가죽구두만이 이상하게 옷과 안 어울리는 걸 알아채고, 당황해 가게 안으로 돌아가 가죽 신발을 샀다.
음, 쇼핑을 해도 평민 레벨이 안 오른다는 건 이 가게에는 소비세 같은 건 없는 걸까.
그래도, 소비세가 있다고 해도 간접세니까 경험치가 안 오른다거나?
참고로, 가죽 신발은 돈을 좀 써서 소가죽으로 만든 걸 샀기 때문에 비싸게 쳐주지 않아서 아이템 백에 수납해 뒀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작은 목소리로 스테이터스 오픈이라고 중얼거렸다.
……………………………………………………
이름:이치노죠
종족:흄
직업:무직Lv27 평민Lv15
HP:39(10+29)
MP:30(8+22)
물공:36(9+27)
물방:28(7+21)
마공:12(4+8)
마방:11(3+8)
속도:24(4+20)
행운:20(10+10)
장비:면 옷 가죽 신발
스킬:【직업 변경】 【제2직업 설정】 【투석】
획득한 칭호:없음
전직 가능 직업:평민Lv15 농민Lv1 사냥꾼Lv1 나무꾼Lv1 견습 검사Lv1 견습 마술사Lv1 행상인Lv1
천혜:취득 경험치20배 필요 경험치1/20
……………………………………………………
이 정도인가. 뭐, 50센스 세금으로 경험치 400배라고 하면 2000 센스... 금화 2장의 세금으로 얻은 경험치니까 레벨이 한번에 오르지.
납득이다. 옷가게 점주의 급료 8개월 분 정도라고 하니까.
그건 그렇고, 옷이 저렇게 비싸게 팔리면 모험자 길드에서 토끼 가격을 조사하는 건 다음에 할까.
아니, 다이지로씨한테 받은 돈도 엄청 많았다. 금화 2장이라니, 정말 이렇게나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다.
합계 금화 5장분이 일하지도 않고 손에 들어온 거다.
500만엔이라니까.
...이제 일하는 게 바보같아졌다.
"아니 안돼 안돼, 마음까지 무직이 되지 말자 나! 나는 무직의 왕이 될 남자니까"
스스로를 설득하듯 외치자, 주위 사람들이 연민의 시선을 보냈다.
반성하겠습니다.
그것보다, 이런 인간이라 지금까지 취직을 못 한 건 아닐까?
일단, 모험자 길드에 가서 토끼를 파는 것부터 시작하자.
중간에 비싼데 가격을 안 쳐준다는 이상한 신발 얘기가 나오는데
지구에서는 비싼 소가죽 신발이었지만 이세계에서는 구할 수 있는 소가죽보다 특이한 소재로 만든 양복이 훨씬 값을 쳐줘서 별로 비싸게 안 팔리는 걸 아이템 백에 넣은 거인듯
중간을 생략하고 써놔서 뭔소린지 한참 고민함 개같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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