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해서 레벨업

기생해서 레벨 65화

레이빈 2018. 1. 1. 00:08
반응형

기생해서 레벨 올렸는데, 너무 성장한 걸지도 모른다

65화 : 앞으로




일단 여관을 잡은 루에게 나는 옷을 사라고 추천했다.

분명 하나만 있으면 곤란하다고 루는 말했지만, 노출도가 너무 높다는 의미도 있는데, 뭐 상관 없지.

어떻게 되려나 했는데, 별로 아무 일도 없었다.
루는 마음대로 마을 안을 돌아다니고, 나도 별로 변함 없이 태평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가끔 같이 외출을 하기도 하는데, 정말 여신인가? 싶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익숙해져갔다.

한편 나는 지도를 샀다.
이 부근의 지리에 대해 대충 그려진 지도다.
보니, 꽤나 자세히 이 근처의 마을이나 숲이나 산 같은 것들이 그려져 있다. 평소에 보던 숲이나, 파이엔네 미궁이나, 스노리 마을, 그리고 그것보다 더 먼 곳도.

그 먼 범위를 보고 있으니, 아무래도 프로카이라는 게 꽤 근처에 있는 로렐 급으로 큰 마을 같다.
그 주변에는 위성도시라고 하나? 도시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작은 마을이 있다. 로렐이나 스노리의 관계처럼.

"새삼 보니까 넓구나 이 세계는. 당연하긴 하지만, 내가 다닌 범위보다 훨씬"



그렇게 루가 소환된 지 며칠이 지났다.
그런 오늘도 우리는 저녁을 여관에서 마주보며 먹고 있다.

"그런데, 루는 앞으로 어떡할 생각이야?"
"응~ 그어네"

작게 자른 야채가 들어간 스튜를 볼이 터지도록 입에 가득 넣은 루에게 물어보니, 목을 크게 움직여 삼켰다.

"모처럼 지상에 왔으니까, 여기저기 가보고 싶어"
"다른 마을에도?"
"모처럼이니까, 많이 가고 싶잖아. 이 마을은 신안으로 꽤 봤었으니까, 다른 데가 신선하고 좋지. 꽤 걸어다니기도 했고"
"흠, 활동적이네"
"그것보다"

루는 나에게 포크 끝을 들이밀었다.

"에이시는 어쩔 거야. 앞으로"
"나?"
"그래, 에이시는 어떡하고 싶어"

단맛이 나는 콩자반을 먹으면서 조금 생각하고, 나는 말했다.

"나는―뭐, 글쎄. 나도 이 마을 말고 다른 데도 가 보고 싶어. 루 정도는 아니지만 모처럼 이세계에 왔으니까, 여기에만 계속 있는 것도 좀 아까운 것 같단 말이지. 다른 데가 어떤 지도 궁금하고"
"흥흥, 역시"

루는 히죽히죽 웃으며, 스튜 안의 감자를 포크로 찍었다.
나도 내 스튜를 먹었다. 맛있다. 감칠맛이 있다.

"뭐가 역시야"
"에이시는 꽤 그런 걸 좋아할 타입이라고 생각했어. 궁금한 게 있으면 일단 시험해보는 타입이지"

그럴까?
그럴 거다.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미지의 클래스나 스킬이 있으면 자꾸만 해보는 건 확실히 말 그대로다. 응.

저녁을 먹고 나는 결심했다.
아니, 실제로는 이미 결심하고 있었지만. 아마, 지도를 샀을 때.

"준비 하면 내일이라도 좀 긴 여행을 하자"



그래서 다음날, 나는 모험자 길드로 갔다.
등록해 뒀고, 신세도 졌고, 내가 없어지고 어디로 가는지 알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길드에 물어보러 올 테니까, 마침 잘 됐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다.
용병은 교지보다 졸속을 선호한다.

"안녕하세요"
"아, 에이시씨!"
"에이시!"

길드는 평소대로 꽤 북적이는데, 뭔가 안심된다.
마침 거기에는 벨과 웬디가 카운터 너머로 잡담을 하고 있었다.
나도 카운터에 기대 대화에 참가했다.

"요전에 보고 오랜만이네요, 충분히 쉬었나요? 앞으로 쑥쑥 의뢰 하겠네요"
"요전에는 힘든 싸움이었지. 나도 오랜만에 그렇게 몸을 움직였어. 덕분에 모험자 길드에 매일 오고 있거든"
"부럽다, 나는 지쳐서 느긋하게 쉬고 있는데"
"안 돼, 가장 공로자니까 더 의욕을 내야지"

주먹을 꾸욱꾸욱 내 가슴에 누르는 벨.
여전히 스킨십이 많다.
아무리 나라도 슬슬 혼자 흥분하거나 하지 않는다... 아니 조금은 있으려나, 없으려나, 아무튼 그렇게 바로 되지는 않는다. 네.

"그런데, 꽁냥거리고 있는 중에 미안한데"
"뭐, 벼, 별로 꽁냥대지 않았어, 웬디!"
"그런가아? 나는 그렇게 보였는데"

웬디가 벨을 놀리는 듯한 시선으로 보고,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 미소를 나에게 향하고 말을 이어갔다.

"오늘은 의뢰 하러 온 거죠, 에이시씨"
"아니요, 그게 아니라요"
"그럼, 무슨 일이세요?"
"한동안 이 마을에서 떠나려고 해서, 그 인사 하러요"

웬디가 바로 입을 열었다.

"에에! 정말요?"
"네. 이 세계... 이 나라의 다른 곳도 보고 싶어서요"
"저런, 유감이네요. 여기서 착착 의뢰를 해 줬으면 좋겠는데에"
"아하하, 그렇게 말 해주시면 고맙네요"

그 때, 벨에게 눈을 향하자, 벨도 나를 빤히 쳐다봤다.

"정말, 나가는 거야?"
"응, 꽤 오래 있었는데, 슬슬 다른 곳도 보려고"
"그래... 뭐, 그렇지. 원래 여행 중에 여기 온 것 같았고, 다른 데 가는 건 당연하지. 그래도, 여기 돌아오지 않는 건 아니잖아?"
"그건 물론. 그럼 다시 만나자"
"글쎄, 그건 어떨까"
"에"

벨은 내 목에 팔을 감아 꼭 잡았다.
그리고, 씨익 웃으며 말했다.

"나도 모험자고, 그 전에 여행하다가 만날지도 모르지"
"그렇구나, 그건 기대된다"

그것도 벨 답다고 생각해, 나도 웃으며 대답했다.
그 때, 웬디가 곤란한 얼굴로 말했다.

"저는 간단히 나가지 못하니까 안 오시면 곤란해요오!"



여행을 떠나요~


http://ncode.syosetu.com/n2600df/65/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