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무직 1장 23화
성장 치트로 뭐든지 할 수 있게 됐지만, 무직만큼은 그만둘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하우르바타트 편
23화 : 보스 방에 도착
"근데, 미궁이라고 하면 3분 걸어가면 마물이 튀어나온다.. 같은 곳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마물이 적구나..."
미궁 9층, 지나친 6명 파티(전원 남자) 모험자들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며, 나는 하르에게 그런 말을 했다.
일단, 뒤에서 습격당하지 않을까 경계를 해 봤는데, 상대는 우리와 인사를 한 후에 이쪽을 쳐다도 안 보고 계단을 올라갔다.
"초보자 미궁은 그런 거에요. 몬스터 룸도 없고, 어느 정도 강한 사람은 가는 길에 있는 마물은 무시하고 보스만 쓰러뜨리기도 해요"
"아, 우리도 그럴까. 보스는 이 계단 아래였나?"
"네... 지금 지차니 모험자들이 보스를 쓰러뜨렸다면, 다시 출현하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그 사이에 보스 방에는 들어갈 수 없어요"
"리젠 시간이 있구나. 어느 정도야?"
"초보자 미궁이면 30분 정도로 다시 출현한다고 해요"
하르의 안내로 더 깊이 들어가기를 5분.
내려가는 계단을 찾아 내려간다. 길을 외운 거냐고 물었더니, 방금 모험자들의 냄새를 역추적해서 왔다고 한다. 편리하구나.
그리고, 계단을 내려가 바로――사자 마크의 문이 나타났다. 높이 4미터, 폭 2미터의 거대한 문이다.
"시간이 되면 열립니다. 다른 모험자가 있을 경우에는 순서를 기다려야 해요"
"여기 보스는 무슨 마물이야?"
"고블린 킹이에요. 고블린 5마리와 동시에 출현하는데, 저 혼자라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정도입니다"
"그렇구나. 그럼 과하게 움직여서 기분이 나빠질 일은 없겠구나. 마침 좋으니 밥 먹자"
미궁 안이면 시간을 잘 몰라서 배꼽시계만 믿는다.
미궁에 들어와 3시간 경과, 오후 4시 정도일 거다.
"하르도 말린 고기랑 빵, 물이면 돼?"
"주인님과 같은 식사를 먹어도 괜찮은가요?"
"그래... 사실은 아이템 백이 있으니까 더 신선한 식사를 해도 되는데, 한 번 이런 말린 고기 같은 것도 먹어보고 싶었거든"
하르와 나는 말린 고기와 빵을 나눠, 둘이서 먹었다.
말린 고기... 육포 같은 건 줄 알았는데, 거의 그냥 소금맛 고기다. 게다가 딱딱하다.
소독을 위해 도수 높은 알코올로 씻었기 때문에 그 냄새도 별로다. 아이템 백 밖에 내놓으면 냄새도 사라지겠지만. 어쨌든 그래서 먹으니 괜히 목이 마르다.
빵도 프랑스 빵보다 딱딱하다. 맛도 별로 없다. 이가 단련된다. 자연스럽게 물을 마시는 횟수가 늘어난다.
역시, 다으부터는 평범한 식사를 가져와야겠다.
"역시 말린 고기는 맛있네요"
우적우적 말린 고기를 먹는 하르, 꼬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표정은 평소와 다르지 않지만, 정말 맛있게 먹는다.
"하르는 말린 고기 좋아해?"
"네, 매일 마가렛님이 만들어주시는 고기 요리도 맛있지만, 저는 역시 딱딱한 고기가 좋아요"
"그렇구나... 나는 좀 딱딱한데... 하르, 내 거도 먹을래?"
"아니요, 그런, 주인님 것까지 받다니"
입으로는 거절하지만, 꼬리가 크게 흔들린다. 매우 기쁜 것 같다.
그렇게까지 기뻐하니, 좀 놀리고 싶어진다.
"그래, 그럼 내가 먹을까..."
그렇게 말하고 먹으려고 하니, 하르의 꼬리가 축 쳐진다.
본인은 꼬리가 그렇게까지 반응하는 걸 모르는 건가?
"음, 근데 역시 딱딱한데. 하르, 나를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먹어"
"그러면, 말씀을 받아들이겠습니다"
엄숙히 말린 고기를 받아드는 하르의 꼬리 움직임은 매우 힘이 넘쳤다.
"...하르는 귀엽구나"
"감사합니다"
볼을 붉히고 고개를 숙이는 하르를 보고... 내 남자의 마음이 부풀어올랐다.
"저... 저기, 하르. 하나 물어보고 싶은데, 백랑족한테 있어서, 꼬리나 귀는 다른 사람이 만지면 싫어?"
"백랑족에게 꼬리, 귀, 배는 인정한 주인 이외라면 건드리는 것을 매우 싫어합니다만... 주인님이 만지고 싶어하신다면 영광이에요"
귀랑 꼬리만이 아니라 배도 안 되는 구나.
하지만, 나는 만져도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하고 나는 천천히 일어나, 하르의 왼쪽에 앉았다. 그리고, 오른손으로――치마 안으로 손을 넣어――
"아..."
"어?"
"아니요, 저기, 부모님 이외에 만져지는 건 처음이라"
"아... 응, 감사합니다"
만지는 건 어디까지나 꼬리뿐이지만, 해서는 안 될 짓을 하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기분 좋다. 캐시미어나 무통 같은 것과 비교가 안 될 정도의 감촉이다.
그녀의 꼬리를 베개 삼아 자고 싶다.
그리고, 내 손은 하르의 귀로 이동했다.
따뜻하다――게다가 부드럽다. 맥박이 뛰는 게 느껴진다. 하르의 체온이 나에게도 전해지는 걸 알 수 있다.
"...고맙습니다"
"...저, 저기, 주인님, 가능하시다면 배도... 쓰다듬어주시면... 기쁘겠습니다"
"배?"
"네, 백랑족은 배를 쓰다듬는 것이 최대의 충성 표시입니다"
하르는 그렇게 말하고, 위를 보고 누워 옷을 살짝 감아올렸다.
배꼽이 살짝 보인다.
"누가 오면 냄새로 알 수 있습니다"
"응, 나도 기척 탐지로 누가 오면 알아. 근데 괜찮아?"
"네... 원래는 방에 돌아가서 하고 싶지만... 그, 꼬리를 만져주셔서..."
...좋아, 차려진 밥상을 치우는 건 남자의 수치. 뭐, 배를 만질 뿐이지만.
나는 손을 뻗어, 하르의 배를 만졌다.
부드럽다... 단련된 몸인데, 이 부드러움은 푹 빠질 것 같다. 더 만지고 싶다. 그 소원은 최고의 형태로 이루어지려고 한다.
"...주인님, 좀 더 위도 부탁드립니다"
"더 위?"
"네, 더 위도"
"더 위...괜찮아?"
거기는, 그거지?
두 개의 산이 있고, 거기는 이미 배가... 아니 어라?
"하르?"
"...."
"야아... 하르씨?"
".....쿨"
잔다... 어? 이 타이밍에? 왜?
하고 생각했다가, 하르의 얼굴이 새빨개진 걸 보고, 나는 어떤 가능성을 알아챘다.
취했구나! 말린 고기 소독에 쓰인 알코올로!
어쩐지 대담하다 했더니, 그런 거였구나.
대체 언제부터 취한 걸까. 꼬리를 쓰다듬었을 때부터? 아니면 누웠을 때부터?
본인에게 물어보면 하르는 분명 부끄러워할테니까, 오늘 일은 하르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자. 절대 잊지는 않겠다만.
나는 그녀의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하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르의 예상 못한 약점을 발견했으니 좋게 넘어가자.
나는 갈 곳을 잃어버린 오른손을 펴 천장을 향해 뻗었다. 아무래도 자는 여자애 가슴을 만지지는 못하지.
그러자, 뒤에서 문이 열려, 안에 고블린 왕, 그리고 다섯마리 고블린이 이쪽을 보고 있었다.
히죽이죽 쳐 웃는다. 그래 나는 차려진 밥상도 못 먹는 부끄러운 인생이다.
100퍼센트 피해망상인 건 알지만, 나는 검을 뽑았다.
개나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음
그러나 하르짱 꼬리는 개커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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