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평화

이세계는 평화 ​발렌타인 번외편 ~ 루나마리아 & 노아~

레이빈 2020. 3. 8.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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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발렌타인 번외편 ~ 루나마리아 & 노아~

 


 

심포니아 왕국 수도의 한 구석에 있는 매우 평범한 집. 작지도 않고 그렇다고 크지도 않은 집 안에서, 어떤 모녀가 부엌에서 요리를 만들고 있었다.

 

"루짱, 안 돼요. 더 정성스럽게 섞어야죠"

"아, 네. 엄마는 어때요?"

 

자기보다 키가 작은 어머니... 노아의 지시를 받으며 내일 찾아올 발렌타인에 대비해 초콜릿을 만드는 루나마리아.

그녀의 지인 중에는 요리가 특기인 지크린데가 있지만, 평소 행실이 그래서... 카이토에게 줄 초콜릿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기 너무 부끄러워 이렇게 어머니에게 배우고 있었다.

 

어머니인 노아는 역시 기혼자이며 여자 혼자 루나마리아를 키웠기 때문에, 요리실력도 1급이라 알기 쉽게 잘 지도를 해 줬다.

 

"저요? 저는 이미 '완성했'는걸요?"

"네 그, 그렇게빨리... 아니, 이게 뭐에요?"

"초콜릿이에요"

"아, 아니, 초콜릿인 건 알겠는데... 이거 '안 굳었'는데요..."

 

이미 자신이 카이토에게 줄 초콜릿을 만들었다고 하는 노아의 말에, 루나마리아는 그 너무나도 빠른 속도에 놀라면서 노아를 봤다.

하지만 거기에 있는 건, 보울에 담겨 있는 액체 초콜릿... 중탕해서 녹였을 뿐, 도저히 완성된 거라고 보기 힘든 것이었다.

 

"아, 이건 살짝 재료 연구를 해서 '저온에서도 안 굳도록' 한 거에요~"

"...어, 생초콜릿이라는 건가요? 그래도 역시, 그건 완성이라고..."

"완성인데요? 이제 이걸... 미야마씨에게 '제 몸에 발라달라고' 하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에요, 엄마!?"

"네?"

 

태연하게 터무니없는 발언을 해서 루나마리아는 바로 소리를 쳤지만, 노아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모, 몸에 초콜릿을 발라서, 머, 먹다니... 저, 저속해요!!"

"제대로, 먹어달라고 하기 전에 몸은 깨끗이 씻을 테니까, 괜찮아요"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요!? 안 돼요! 절대 안 돼! 남자는 짐승이에요. 그런 걸 하면, 엄마까지 먹혀버릴 거에요!"

"...짐승이 된 미야마씨도, 평소와는 다른 매력이 있어 멋지네요"

"...안되겠다 이 엄마..."

 

말 그대로 호박에 침 주기, 쇠 귀에 경 읽기... 루나마리아의 말을 듣고, 노아는 느긋하고 맹한 대답을 한다.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루나마리아는 머리를 감싸쥐고...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궤도 수정을 하려고 입을 열었다.

 

"어, 어쨌든, 그런 외설적인 건 안 돼요! 아버지한테 미안하지도 않아요!"

"그 사람은, 지금도 사랑하는데요?"

"그럼..."

"하지만, 미야마씨도 같은 정도로 사랑해요"

"...아니, 뭐, 저도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 편을 들 생각은 없지만... 그건 좀 주저해도 되지 않을까요?"

"그런가요?"

 

아무렇지 않게 아버지도 카이토도 사랑한다고 말하는 어머니를 보고, 루나마리아는 지친 표정을 했다.

 

"...그게, 그런 짓을 하면, 아무리 미야마님이라도 손을 댈 거라구요"

"...아아, 괜찮아요. 이미 '제가 부탁해서' 손을 대게 했으니까요"

"진짜 뭐 하는 거에요 당신은!?"

"역시, 젊은 분은 대단해요..."

"듣기 싫거든요 그런 정보!?"

 

일말의 동요도 없이 위험한 발언을 연발하는 노아에게 루나마리아는 얼굴을 새빨갛게 하고 소리친다.

확실히 그녀도 어머니가 카이토에게 호의를 갖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설마 이미 그렇게까지 진도가 나갔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다.

 

"...루짱, 왜 그렇게 화를 내는 거에요?"

"당연히 화 내죠! 자기 엄마가 완전히 '암컷의 얼굴'을 하고 지인 남자 얘기를 하고 있잖아요! 냉정하게 대응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오오오!"

"...그치만, 루짱도 카이토씨한테는 '잔뜩 응석을 부리고' 있잖아요?"

"뭐어!?"

 

비통한 외침을 지른 루나마리아였지만, 직후에 들려온 생각도 못 한 말에 경직됐다.

그리고 그 표정은 점점 빨개져, 상당히 당황하며 입을 열었다.

 

"무, 무무, 무슨 소리를 갑자기..."

"평소에는 그렇지 않지만, 단둘이 되면 잔뜩 응석을 부리고 있잖아요... 안아달라고 하거나, 머리를 쓰다듬어달라고 하거나"

"ㅇ, 왜 그걸!? 서, 설마 봤..."

"안 봤는데요? 하지만, 루짱은 옛날부터 애교를 많이 부리니까, 좋아하는 미야마씨 상대라면 그러고 있지 않을까~ 하고"

"아, 아아아아아아아..."

 

노아가 말하는 내용은... 사실이다.

루나마리아는 평소에 다른 사람 눈이 있는 곳에서는 카이토를 놀리거나 신경 안 쓰는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방에서 단둘이 있게 되면 그야말로 완전 응석받이다.

무릎베개를 해달라고 한 적이 있고, 둘만 있을 때만은 '카이토씨'라고 부르고 있고, 정성스럽게 보살피는 경우도 있다.

 

그걸 친엄마가 지적하자 루나마리아는 얼굴을 새빨갛게 하고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정말이지 수치심으로 죽어버릴 것 같았다.

 

"아아, 맞다... 루짱도 같이 초콜릿을 발라서..."

"절대 안 해요! 절대로!!"

"그, 그런가요... 미야마씨도 기뻐할 것 같은데..."

"으윽... 어, 어쨌든 이제, 얼른 작업을 해요!!"

 

따발총처럼 말을 쏟아내 대화를 끝내고, 루나마리아는 고개를 갸웃거리는 노아를 무시하며 초콜릿 만들기를 재개했다.

 

그 날 밤... 카이토의 방에 '카, 카이토씨는, 그런 식으로 먹는 건 싫어하나요?' 라고 물어보러 가는, 파란색 머리카락의 메이드의 모습이 있었다든가...

 


 

엄마 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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