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평화

이세계는 평화 발렌타인 번외편 ~ 아이시스 & 리리웃 ~

레이빈 2020. 4. 6.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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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발렌타인 번외편 ~ 아이시스 & 리리웃 ~

 


 

나무의 달 13일. 마계 대삼림에 있는 성에서, 리리웃은 매우 곤란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내일은 발렌타인데이라 그녀도 예외 없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줄 계획이었다.

 

리리웃은 이번에 환왕인 아리스를 도와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카카오를 만들어냈다. 그 때 교환 조건으로, 그 카카오로 만든 초콜릿을 나눠달라고 했었기에, 그녀의 손에는 최고의 소재와 최고의 기술로 만들어진 초콜릿이 있었다.

그걸 이용해서 갖은 요리책을 읽으며 카이토에게 줄 초콜릿을 만들려고 하다가, 리리웃은 매우 중요한 것을 떠올려, 현재 고뇌하고 있다.

 

"...곤란하군요... 역시... '맛을 모르겠어요'..."

 

그렇다, 리리웃은 세계수의 정령이며, 성질적으로 나무에 가깝다.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소량의 물과 빛 뿐이며, 리리웃 자신이 뭔가를 먹는다는 것을 지금까지 거의 한 적이 없다. 먹을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먹을 의미도 없기 때문에, 삭시 자체를 하지 않은 채로 몇만년 살아왔다.

 

그래서 막상 완성한 초콜릿 맛을 봐도... 그녀는 맛이 좋고 나쁜 걸 전혀 몰랐다.

이 초콜릿이 과연 맛있는 건지, 리리웃은 판단할 수 없다.

 

"으, 으음... 달다...는 건 이 맛을 뜻하는 걸까요? 레시피는 틀림없을텐데, 역시 불안해요"

 

자신의 감각에 자신을 갖지 못해, 리리웃은 팔짱을 끼고 생각했다.

잠시 어떡할까 고민하다가, 문득 뭔가를 떠올려, 리리웃은 완성한 초콜릿과 재료를 몇 들고 전이 마법 술식을 띄웠다.

 

 

 

 

 

 

 

"...맛을...몰라?"

"네, 그래서, 초콜릿이 제대로 되었는지 판단을 못 해서 곤란해요. 가능하다면, 조력을 부탁하고 싶은데..."

"...응... 맡겨... 내가... 협력할게"

"고마워요. 아이이스"

 

고민한 끝에, 리리웃은 사이 좋은 아이시스에게 부탁하기로 하고 그녀의 성에 방문했다.

마중을 나온 아이시스는 프릴이 잔뜩 달린 귀여운 앞치카를 입고 있어, 마침 리리웃과 마찬가지로 초콜릿을 만들고 있었다.

리리웃에게 부탁을 받은 게 기쁜지 아이시스는 뭔가 기쁜 듯한 미소로 리리웃의 부탁을 승낙하고, 부엌으로 안내했다.

 

하지만, 그 전에... 부엌으로 이어지는 공간에서, 리리웃은 이상한 걸 발견했다.

 

"...아이시스, 저기 있는, 커다란 금속은 뭔가요?"

"...응? ...초콜릿 형틀...인데?"

"...제 눈이 이상해진 게 아니라면, 저건 메기드보다 큰 것 같은데요..."

"...응"

 

몸이 10미터가 넘는 메기드보다 큰 초콜릿 형틀... 리리웃이 이상하다는 듯 물어보지만, 아이시스는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왜, 저렇게 큰 형틀을 준비한 거에요?"

"...이거..."

"책, 이군요? 어디 보자... '초콜릿의 크긴느 사랑의 크기, 남친을 위해 큰 초콜릿을 만들자'..."

 

아이시스가 준 책은 인계에서 발행된 발렌타인 특집 잡지인 것 같은데, 거기에는 큰 하트 모양 초콜릿을 만드는 방법이 실려 있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적혀있는 것은 크다고 해도 상식적인 사이즈다... 어지간한 집 한 채보다 큰 초콜릿은 없다.

 

"...내... 카이토를 향한 사랑은... 이 정도로... 전혀... 부족해... 하지만... 이 이상 크면... 성에 안 들어가서... 타협... 했어"

"아니요, 그만두죠... 이런 괴물같은 사이즈 초콜릿이라니, 다 먹지도 못한다고요"

"...어? ...하지만... 시험작 준... 샤르티아는... 좋아하면서... 전부 먹었는데?"

"아니, 샤르티아랑 카이토씨를 같은 취급하면 안 되죠. 카이토씨는 보통 사람이니까요"

 

아무래도 아이시스는 사전에 시제품을 만들어 아리스에게 맛을 보게 했는데... 그 상대는 먹은 것을 바로 마력으로 변환해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아리스였고, 문제 없이 다 먹었다.

하지만 카이토의 위장은 보통 사람 수준이라... 자기 몸의 몇 배나 되는 초콜릿은 먹을 수가 없다.

 

"...하, 하지만... 작게 하면... 사랑이... 부족해져"

"카이토씨는 상냥한 분이니까 아이시스가 이걸 주면... 아마 힘들어도 먹으려고 할 거에요. 아이시스는, 카이토씨가 고통스러워도 좋아요?"

"그건 싫어!?"

"빠, 빠르군요... 네, 그러니까, 상시적인 사이즈로 만들죠. 사랑은, 맛으로 표현하면 되니까요..."

"...응... 알았어"

 

리리웃 덕분에, 초대형 초콜릿을 카이토에게 보내는 계획은 무사히 중지되어, 다시 아이시스와 리리웃은 초콜릿을 만들기 시작했다.

리리웃은 초콜릿 자체는 이미 완성했지만, 이건 아리스가 제작한 것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어레인지를 할 예정이다.

 

"...저답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드라이 푸르트 초콜릿으로 하면... 좋을 것 같아... 리리웃다움...있어"

"그렇군요, 참고가 됐어요. 그건 그렇고 아이시스, 손재주가 좋네요"

"...카이토에게...맛있는 초콜릿...먹게 해주고 싶어서...반년 전부터...연습했어"

"대단하네요... 부끄럽지만 저는 요리 경험 자체가 거의 없으니, 그 쪽 부분도 알려주시면 고맙겠어요"

"...응...맡겨둬"

 

착한 아이시스는 발렌타인 데이를 내다보고 초콜릿 만드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매우 재주 좋게 작업을 해, 리리웃도 감탄했다.

그리고 아이시스의 지도를 받으며, 리리웃도 초콜릿을 만들어갔다.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아이시스 덕분에, 무사히 완성했습니다"

"...응"

 

무사히 초콜릿을 만든 리리웃은, 온화하게 미소를 지으며 감사 인사를 했다.

그 말을 듣고 기쁜 듯이 고개를 끄덕인 후, 아이시스는 공간 마법을 사용해 예쁘게 포장된 병을 꺼냈다.

 

"...리리웃...이거"

"...이건?"

"...하루...빠르지만...발렌타인은...좋아하는 친구에게도...주는 날이니까...리리웃에게"

"...아이시스. 고마워요"

"...응...리리웃은...식사 안 하니까...단 맛 나는 물로...준비했어"

 

아이시스에게 받은 병을 리리웃은 기쁘게 바라봤다.

 

"...안심했어요. 준비한 건, 저만이 아니었네요"

"...어?"

"그럼, 이건 제가 드리는 거에요"

"...아...초콜릿..."

"잘 못 만들어서 죄송하지만, 저도 친구인 당신에게"

"...고마워...기뻐"

 

리리웃이 마치 보답인 것처럼 내민 초콜릿을 받아들고, 아이시스는 꽃이 핀 듯한 미소를 지었다.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같다는, 그런 행복한 감각을 맛보면서, 둘은 한동안 서로 웃으며 잡담을 나눴다.

 

서로를 굳이 '가족'이 아니라 '친구'라고 표현한 것은, 서로 특별한 존재라는 증명... 이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섹드립 없는 진정한 평화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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