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평화
이세계는 평화 크리스마스 번외편 1
레이빈
2018. 8. 12.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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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크리스마스 번외편 ~수수께끼의 여신 S선배의 수난~
-시간축은 본편 종료 후를 상정한 IF
-각자 카이토와 이미 애인이 되었다는 저제 하에 진행(S선배 제외)
-살짝 스포일러 있음
(역자 설명)
-종종 맨 아래에 '시리어스 선배'라는 정체 모를 인물이 달달한 내용 나올때마다 징징대는 게 있는데, 스토리랑 아무 상관도 없고 노잼이라 번역 안했음.. 근데 이게 본편에 '재난을 관장하는 여신’으로 등장함. 뒷부분까지 읽어보면 다른 인물인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평행세계라 다른 인물이면서 같은 인물 정도로 해석하고 있음. 작가가 반 쯤 개그 캐릭터로 설정해놓은 터라 정확한 설정이 없어서... 개같음
그런 중층 한 곳에 여신 하나가 있었다.
흰 색 세미 쇼트 헤어를 바람에 휘날리며, 이세계에서 전해져 온 마음에 드는 옷... 이세계에서는 세일러복이라고 하는 옷을 입고, ㅍ푸른 빛이도는 녹색 눈으로 풍경을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죄다 죽어라"
"...선배, 갑자기 무슨 그런 무서운 소리를 해요?"
다리를 끌어안고 내뱉듯 중얼거리는 여신에게, 부하인 하급신이 말을 걸자, 여신은 차가운 눈으로 부하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말 해 봐"
"크리스마스, 엿나요? 이세계에서 전해진 축제네요"
"뭐가 크리스마스냐! 죄다 알콩달콩 하고 있고!! 이세계 축제잖아!! 우리 세계 상관 없잖아!?"
"우와~ 뭐에요, 그 영문 모를 분노는..."
줄줄이 말하는 선배의 말을 듣고, 후배는 어이없다는 눈으로 말했다.
"그게, 나는 정직하고 진지한 걸 관장하는 상급신이니까! 경박하게 들떠 있는 분위기가..."
"아니, 선배 '불행'을 관장하는 여신이잖아요"
"아니, 확실히 불행도 포함 돼있지만, 내가 관장하는 건 '재난'!!"
"아, 그러니까 선배는 언제나 재난에..."
"다, 닥쳐어어어!! 아니, 너, 상관한테 태도가 그게 뭐냐..."
"안심하세요. 선배 이외에는 제대로 말하니까요... 선배한테 품는 경의 같은 거 없거든요"
"..."
마치 쓰레기를 보는 듯한 눈으로 말하는 후배의 말을 듣고, 선배는 멍하니 입을 열고 있다가, 조금 후에 확 표정이 바뀌었다.
"...아, 아니, 너, 내 후배지? 부하지?"
"네. 당신이 선배라는 건, 제 생애 최대의 '오점'이에요"
"우와아아아아앙! 얘 싫어어어어!!"
"자자, 그건 됐고 쓰레기... 실례, 선배는 결국 뭘 하고 싶은 건데요?"
"저기, 지금 쓰레기라고 했지? 완전히 말로 내뱉었지?"
휙휙표정을 바꾸는 감정 풍부한 선배와, 시종일관 냉정하고 신랄한 후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 입장이 반대로 보이는 관계다.
이건 어떻게 보면 평소대로의 대화인데, 사실 선배는 신게에서도 상당히 상위의 힘을 가진 여신이며, 그 실력은 최고신 다음이라고 할 정도다.
그런 신계에서도 열 손가락에 들어갈 고위의 신은, 후배의 질문에 대해 분노를 참으며 중얼거렸다.
"...나는 말이야. 화가 난다고... 이 들떠있는 세상에... 평화로운 건 좋아. 하지만, 그것 때문에 진지함이 사라져서, 붕 뜬 분위기가 된 녀석들에게 분노를 느껴"
"그렇구나... 그래서, 본심은요?"
"최고신님들 다음으로 고참인 내가, 크리스마스에 혼자인데... 저것들 죄다 알콩달콩하고 있잖아!!"
"...그냥 질투잖아요..."
꽉 주먹을 쥐고 외치는 선배에게, 후배는 절대 0도의 시선을 보냈다.
그렇다. 서론은 길어도 결국 선배는 크리스마스에 솔로라 외로울 뿐이었다... 그녀는 기본 외톨이다.
"이게 죄다 '그 자식' 때문이야!!"
"그 자식?"
"그 이세계인 말이야!! 그 자식이 오고 나서, 시공신님도 운명신님도 생명신님도... 뭔가 행복해 보이고, 나도 들어가 본 적 없는 성역에 출입할 허가가 나오고! 셀 수 있을 정도로밖에 대화를 해 본 적 없는 창조신님이랑도 대화한다고 하고! 뭐야 그 자식, 치사해!! 죄다 그 자식 때문이야!!"
"...화풀이도 이 정도면 시원시원하네요"
선배가 말을 꺼낸 건, 신계에서 모르는 존재가 없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
인간이면서 최고신밖에 들어가지 못하는 성역에 초대받아, 정점인 샤로바날의 가호를 받은 예외 중 예외.
그 인간... 카이토에 대한 원한을 줄줄이 늘어놓는 선배를 보면서, 후배는 어이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으으으, 그 자식 때문에, 그 자식 때문에 다들 행복해져..."
"매우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너는 누구 편이야!?"
"...아니, 저 연애를 관장하는 신이니까, 당연히 저 이세계인도 제 편이죠"
"..."
그야말로 딱 잘라 말하는 후배의 말을 듣고, 선배는 멍해졌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후배는 진심으로 귀찮다고 생각하며 말을 이어갔다.
"...뭐, 그렇게 마음에 안 들면, 선배의 재난을 관장하는 힘으로, 불행하게 만들어버리면 되잖아요?"
"...어? 아, 아니, 그건...부, 불쌍하고... 그렇게 힘 쓰면 안 되지..."
"왜 이상한 데서 착한 건데요..."
"ㅁ, 뭐, 전부 그 이세계인 잘못이니까... 조금 정도는 보복을 해도... 돌에 걸려 넘어지도록 한다든가..."
"...우와~ 애들 장난 수준"
중얼중얼 말하며 일어난 선배는, 공중에 손가락으로 원을 그렸다.
그녀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매우 고위의 힘을 가지고 있어, 먼 곳을 보는 마법도 간단히 쓸 수 있다.
그려진 원 안에는 카이토의 모습이 비치고, 선배는 그런 카이토를 바라보면서 몇 번이나 심호흡을 하고,한 손을 들었다.
"...조, 좋아, 먹어라! 내 분노를, 돌에 걸――!?"
하지만 말도 안 되는 화풀이에 의한 보복이, 카이토에게 가해지는 일은 없었다... 왜냐하면, 한 손을 들어올린 선배의 목에 날카롭게 빛나는 나이프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죽을래요?"
"...미, 미안해요... 환왕..."
갑자기 나타난 환와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해, 선배는 눈물을 맺으며 손을 내렸다.
환왕이 떠난 후,선배는 무릎을 끌어안고 삐쳐 있었다.
"...치사해... 환왕님 써서 반격이라니... 반칙이야..."
"...그래서, 어떡할 건데요? 이제 그만 할래요?"
"아, 안 그만해! 이렇게 된 이상 '직접 가서 따져주겠어'!!"
"...따지고 뭐고, 무슨 말을 할려고... 어, 벌써 갔네"
발단이 완전히 화풀이인데도, 선배는 카이토에게 직접 따지러 간다고 하고 사라졌다.
남겨진 후배는, 선배가 그대로 놔둔 먼 곳을 보는 마법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자 비친 카이토 바로 앞에 빛과 함께 선배가 나타나, 휙 카이토를 손가락질하는 장면이 보였다.
하지만 화면의 선배는 카이토를 가리킨 채로 굳어 있고, 전혀 입이 움직이지 않는다.
"...엄청 낯을 가리는 주제에,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중얼거린 후배의 말 대로, 마법으로 비친 선배는 손을 뻗은 채로 몇 번이나 뭔가를 말하려다가 도중에 입을 닫았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상대를 하고 있는 카이토도 당황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으~음... 아, 우네...상급신 프라이드 없나... 우와~ 완전히 화풀이로, 말도 안 된느 소리 하고 있어"
말이 없는 채로 침묵을 버티지 못했는지, 애초에 발단이 화풀이라 논리정연하게 따질 수 없어서인지, 선배는 카이토 앞에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하며 카이토에게 계속 불만을 늘어놓는 것 같다.
"...어라라, 따지러 간 대상한테 위로를 받고 있어... 아, 뭔가 과자 받았네. 이거, 완전히 애 달래는 거잖아"
물론 그런 터무니없는 분노를 산 카이토는 당황하면서도, 사람 좋은 성격이라 우는 여성을 무시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위로하려고 말을 걸었다.
"...응? 뭔가 같이 이동해서, 벤치에 앉아서... 인생 상담 하는데, 저 선배... 왜 따지러 간 대상한테 자기 상담 하고 있는 거야..."
그러고 잠시 후, 선배는 후배 쪽으로 돌아왔다... 뭔가 시원해진 표정으로.
"...어땠어요? 선배"
"응, 착한 사람이었어... 내가 단 거 못 먹는다고 하니까, 전병이라는 과자 줬어..."
"..."
기쁜 듯이 중얼거리며, 선배는 의자를 준비해, 차를 마시며 전병을 먹기 시작한다.
그런 선배를 화당하게 보면서, 후배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결국, 뭐 하러 간 거에요? 먹을 거 받고 돌아오다니... 선배 너무 쉽게 빠지는 거 아니에요...?"
"헉!? 아, 아니거든! 이건 어디까지나... 그, 그래, 자비야!"
"...자비?"
"뭐, 나도 고위 여신이니까. 그 이세계인이 헌상품을 내밀면서 고개를 숙이면, 이번 정도는 봐 줘도 되려나~ 뭐 그런 거지! 별로 가까이서 보니까 생각보다 멋있다거나! 친절하게 대해줘서 두근거렸다거나 그런 거 아니거든!! 다음에야말로 저 자식한테 지금까지의 행동을 반성하도록 만들어 줄 거야!!"
"..."
"ㅁ, 뭐, 헌상품을 받고, 아무런 가호도 없으면, 내 여신으로서의 체면이 안 서니까... 뭐, 조금 정도, 선물을 줘도 되겠지...나, 나는 자비로운 여신이니까!!"
"..."
살짝 볼을 붉히며 말하는 선배를, 후배는 미적지근한 눈으로 바라본 후, 크게 한숨을 쉬었다.
"...하아, 뭐, 선배 고민도 해결됐으니, 저는 하급신 모이는 파티가 있으니 실례합니다"
"...어? 뭐야 그거? 나, 나는?"
"선배, 상급신이잖아요?"
"...으, 으으..."
"그럼, 실례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인사를 한 후, 후배는 바로 떠났다. 남겨진 선배는 어깨를 떨궛다.
하지만 선배의 수난은 거기서 끝나지 않고, 직후에 더욱 큰 비극이 덮쳐왔다.
"...오, 마침 잘 됐다!"
"네? 운명신님? 무슨 일이세요?"
"응... 자, 이거!"
"...뭔...가요? 이 서류 산..."
갑자기 나타난 선배의 직속 상사인 운명신 페이트는, 싱글벙글 밝은 미소로 선배 앞에 산처럼 많은 서류를 놨다.
몸이 묻힐 정도의 서류를 보고 멍하니 중얼거린 선배에게, 페이트는 신이 난 미소로 따봉을 날렸다.
"나는, 카이짱네에서 파티 할 거니까! 이일, 대신 해 줘!"
"네? 에? 에에에!?"
"그럼, 부탁해~"
"자, 잠깐, 운명신님!?"
그리고 페이트는 사라져, 그 자리에는 선배와 산처럼 쌓인 서류만이 남았다.
선배는 멍한 표정으로 몇 번이나 서류의 산으로 시선을 옮겨.,..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으, 으아아아아아아앙!! 다, 죽어버려어어어어어!!"
크리스마스 밤... 혼자 있는 공간에, 불행한 여신의 외침소리가 울려퍼졌다.
어휴 여신들 인성 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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