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평화
이세계는 평화 126화
레이빈
2017. 5. 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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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126화 : 부끄러워서였어
게이트에서 밖으로 나온 동시에, 나는 전이 마법의 마법구를 사용했다.
여기까지는 리리웃씨의 마계 안내의 연장선이기도 해서 같이 왔는데, 인계 게이트부터는 별로 새로운 것도 없어 전이를 하기로 했다.순식간에 풍경이 일그러지고, 익숙한 리리아씨 저택이 눈 앞에 보였다.
으~음, 편리하긴 한데.... 아직 쓴 후에 조금 기분이 나쁘다. 인계에서 마계로 전이할 때의 게이트는 문제 없었는데.... 마력 관계 같은 것도 있는 건가?
어쨌든 무사히 리리아씨 저택에 돌아왔다.
리리아씨에게 돌아온 것을 전하기 위해 방에 이동하니, 안에는 리리아씨와 루나마리아씨가 있어 온화한 미소로 마중을 해줬다.
"다녀오셨어요. 카이토씨. 마계는 어떠셨나요?"
"다녀왔습니다. 네, 아주 예쁘고 광대한 곳이라, 경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어요"
"그렇군요, 그건 다행이네요.... 그런데, 하나 묻고 싶은 게 있는데요...."
"네?"
리리아씨는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 후, 왠지 갑자기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그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리자, 리리아씨는 천천히 얼굴 앞에 손을 모으며 입을 열었다.
"이,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는 생각하지만.... 설마, 용왕님을 만났다거나, 그런 건 없죠?"
"....죄송합니다. 만났어요"
"...."
"아가씨!?"
얼굴을 파랗게 하며 물어보는 리리아씨에게 솔직히 대답했더니.... 리리아씨의 얼굴이 책상에 부딪혔다.
"....왜....이 사람은....밖에만 나가면 육왕님만...."
"아가씨, 정신 차리세요, 아직 상처는 얕아요"
"고, 고마워요. 루나....카이토씨, 그, 저기....설마, 또 사이가 좋아졌다거나, 그런 건...."
"...."
"왜 눈을 피하는 거에요? 카이토씨"
손을 떨면서 시퍼런 얼굴로 말하는 리리아씨.... 매우 무섭다.
하지만, 말하지 않을 수는 없지.... 나중에 말하면, 분명 혼날테니....
그런 생각을 하고, 나는 마음을 먹은 후 매직 박스 안에서 마그나웰씨에게 받은 비늘을 꺼내들었다.
"....비늘 받았어요"
"...."
리리아씨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졌다.
그 너무나도 무서운 분위기에, 무심코 등줄기를 쭉 폈는데.... 리리아씨 몸은,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가라앉았다.
"....끄~"
"아가씨!?"
내가 꺼낸 5미터를 넘는 비늘은, 순식간에 리리아씨의 허용 범위를 넘어버린 듯 리리아씨는 눈을 뒤집고 책상에 쓰러졌다.
응, 나중에 또 설교가 확정된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일은 내가 원인이 아니라 환왕 때문인 거 같은데....
잠시 후에 기절에서 부활한 리리아씨는, 방 구석에서 무릎을 끌어안고 주저앉았다.
"....정말....카이토씨 이상해요.... 비정상이에요.... 왜 저만....이런 꼴을...."
"아가씨....불쌍하게도...."
"왜 웃어요!?"
루나마리아씨는 역시 루나마리아씨였다. 침울해진 리리아씨를 보고 히죽히죽 웃고 있다가 바로 맞았다.
하지만, 어떡하지.... 리리아씨한테는 미안한데, 정말 미안한데....
"저, 저기, 리리아씨?"
"네?"
"....저기, 아이시스씨한테 받은 게...."
"...."
벌벌 떨며 말한 내 말을 듣고, 리리아씨즌 지금 당장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은 표정을 했다.... 아니, 벌써 좀 울고 있다.
뭔가 괴롭히는 기분이 되어 불편함을 느끼며, 나는 아이시스씨가 리리아씨에게 주라고 한 보석을 책상 위에 내려놨다.
"....뭐, 뭐뭐, 뭔가요....이, 이거...."
"아이시스씨가 준, 블루 다이아몬드랑 아이스 크리스탈이에요"
"엄청난 양이네요. 심지어 전부 색의 깊이가 멋져요, 아가씨.... 이건 엄청난 금액이 되지 않을까요?"
"....이제....싫어...."
산처럼 쌓인 아름다운 푸른 보석을 보고, 리리아씨는 머리를 끌어안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그대로 잠시 떨다가, 기세 좋게 얼굴을 들어올리고....
"이제 싫어어어어어어! 카이토씨 바보오오오오!!"
....울기 시작했다.
"이런 양의 보석을 어떡하라는 거에요오오오!?"
"그억!? 리, 리리아씨, 치, 침착해요...."
"왜 당신은, 매번 매번, 위가 아파지는 일만!! 이제 진짜 위에 구멍이 뚫릴 거에요!!"
"아팟, 리, 리리아씨.... 떨어, 떨어져요...."
가슴께를 잡아 들어올려져, 공중에서 거세게 전후로 흔들린다.
다만 리리아씨 표정은 완전 감당이 안되는 듯 눈물을 흘리면서 매우 불쌍한 얼굴을 하고 있어, 강하게 거역할 수가 없다.
뭔가, 정말 미안해요 리리아씨.
"아가씨, 미야마님을 기절시키기 전에 물어보고 싶은데요...."
"뭐에요 루나! 지금 저는 바쁘...."
"아니요, 전부터 신경 쓰였는데.... 아가씨는, 가족 이외의 남성을 만지면 바로 새빨개졌는데.... 미야마님은 괜찮네요?"
"....네?"
루나마리아씨가 담담하게 한 말을 듣고, 내 멱살을 잡고 있던 힘이 약해져 몸이 땅에 떨어졌다.
기절할 정도의 고통에서 벗어나, 나는 크게 숨을 쉬며 리리아씨 쪽으로 시선을 옮겼더니.... 리리아씨 얼굴은 삶은 문어처럼 새빨개졌다.
"....네? 저, 지금, 카이토씨를 만졌나요?"
"지금, 이 아니라 전부터 몇번이나 만졌어요. 그야말로 숨결이 닿을 것 같은 정도로 얼굴을 들이대서요"
"네? 어으, 아으으, 그그, 그치만, 그건, 그, 머리가 가득차서, 전혀 의식하지 않아서, 아으으으으"
당장이라도 연기가 날 것처럼 새빨개져서, 리리아씨는 뭔가 당황한 모습으로 중얼거리며 쩔쩔맸다.
뭐지, 지금까지 경험으로 알게 됐는데.... 아마 곧 기절할 거다.
"저, 저, 저....카카카, 카이토씨를 만져....윽~"
"리리아씨!?"
리리아씨는 예상대로 기절해 그대로 땅에 쓰러졌다.
당황해 달려가, 먼저 상처가 없나 확인하고 나는 루나마리아씨 쪽을 봤다.
"....루나마리아씨. 이거, 어떻게 된 거에요?"
"아가씨는 여성뿐인 환경에서 자라서 그런지.... 남성에 대한 면역이 전혀 없어서, 악수를 하기만 해도 새빨개질 정도에요. 하지만 지금까지 미야마님을 건드려도 그런 모습이 안 보여서 신경 쓰였는데.... 역시, 그냥 지금까지는 다른 일로 머리가 가득 차서 의식하지 않았던 것 뿐인가요...."
"....즉, 지금은?"
"아마 제 발언으로 지금까지 미야마님을 만진 걸 전부 떠올려 부끄러움이 한계를 넘은 거겠죠.... 불쌍한 일입니다"
"....일부러 그랬죠?"
"....설마요"
분명 이야기를 듣고 떠올려보면, 리리아씨가 나를 건드린 건 기본적으로 혼란되어있을 때.... 기절 직전인 상황 뿐이고, 그 이외로는 건드리지 않았다.
적당한 나이인 여성이니 별로 의문으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렇구나, 남자에 대한 면역이 전혀 없었던 건가.
어머니, 아버지――리리아씨에게는 정말 민폐를 잔뜩 끼쳐서 미안한 마음이 들어. 다만 이번의 기절은 평소와 달라――부끄러워서였어.
저녁 노을빛이 들어오는 잡화점에, 검은 옷을 입은 인물이 나타났다.
그 인물은 잡화점의 벽에 걸린 단검을 하나 손에 들어, 검은 천을 감은 후 카운터에 내려놨다.
"....의뢰인가여?"
그건 이 잡화점의 점주의 이면의 얼굴.... 뒷세계의 일꾼에 대한 의뢰의 사인이다.
인형옷의 점주는 검은 옷을 입은 인물을 보며,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
"....어떤 인물을 유괴했으면 한다"
"....죽이는 게 아니라, 의뢰인가여...."
"그래, 이용 가치가 있는 존재라 말이지"
"뭐, 보수랑 내용에 따르지만여"
인형옷의 점주.... 아리스의 말을 듣고, 검은 옷의 인물은 주머니에서 한장의 인상착의를 적은 종이와 백금화를 꺼내 카운터 위에 내려놨다.
"선금으로 백금화 10장.... 성공 보수로 30장"
"그건 꽤 괜찮네여.... 그래서, 이게 그 상대.... 본 적 없는 얼굴이네여?"
"이 세계 존재가 아니다. 이세계에서 온 인간이지.... 이름은 '미야마 카이토'...."
"오~ 이세계인이군여.... 과연"
검은 옷의 인물이 한 말에, 아리스는 전혀 동요하지 않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잠시 그 인상착의가 적힌 종이를 본 후, 백금화를 집었다.
"....받져. 기한은?"
"되도록 빨리가 좋다.... 지정된 장소로 옮겨줬으면 하는데"
"건네는 게 아니라, 옮긴다? 상당히 위험한 상대라는 건가여?"
"....이게 자료다"
그렇게 말하고 내민 종이다발을 아리스는 휙휙 넘기고, 신경도 안 쓰고 입을 열었다.
"....뭐, 문제 없겠네여. 그럼, 가까운 시일 내에...."
"부탁한다"
의뢰를 받는다고 한 아리스의 말을 듣고, 검은 옷의 인물은 그 이상 할 말은 없다는듯 등을 돌려 짧은 말만 남기고 돌아갔다.
그 뒷모습을 본 후, 아리스는 카이토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 종이를 보면서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게 중얼거렸다.
"....뭐, 이것도 하나의 인연.... 유감이네여. 저, 카이토씨는 꽤 좋아했는데여...."
창문에서 들어오는 빛에 비치는 인형옷 안, 가면을 쓴 소녀의 눈은.... 얼어붙을 듯 차가운 것이었다.
과연, 아리스는....
명왕, 사왕, 창조신의 감시를 뚫고 카이토를 납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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