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평화
이세계는 평화 141화
레이빈
2017. 5. 2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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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141화 : 내 상상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
한동안 마차를 타고 리리아씨와 함께 밖에 나왔더니, 장엄하다고 느껴지는 큰 문이 눈 앞에 있었다.
"평소에 멀리서는 봤는데, 가까이서 보니 역시 왕성이라는 느낌이네요"
"네, 저는 익숙한 외견인데, 카이토씨한테는 신기할지도 모르겠네요"
지금 나는 국왕의 사과를 받기 위해 왕성으로 왔다.
나 개인으로서는 '미안해요' '별로 괜찮아요' 정도의 가벼운 느낌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유감스럽지만 전혀 그런 느낌이 아니다.
큰 문이 열리자, 좌우에 기사 같은 사람들이 깨끗하게 정렬해서 길을 만들고 있고, 그 분위기는 마치 국빈을 마중하는 듯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위의 기사들보다 훨씬 깨끗한 갑옷을 입은 사람이, 나와 리리아씨를 안내해준다.
마치 창작물 안에서 본 것 같은 풍경에 놀라면서도 복도를 나아가니, 탁 트인 큰 방....알현의 방에 도착했다.
안엔느 이 나라의 귀족 같은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어서 뭔가 침착해지지 못하는 광경이다.
....근데 어라? 뭔가, 이 나라에 있을 리 없는 사람이 보이는데.... 기, 기분 탓인가?
그리고 시선 앞에는, 화려한 의상을 입은 살짝 짙은 금색 단발을 한 남자가 있었다.
리리아씨와 마찬가지로 금발인데, 눈 색은 리리아씨랑 달라 붉고, 이미지보다 성격이 세 보이는 남자는, 틀림없이 이 나라의 왕일 것이다.
리리아씨가 말로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고 했는데.... 20대라고 해도 믿어질 정도로 젊다.
"왕궁에 어서오세요, 미야마 공. 이번에는 여기까지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아, 아니요, 저야말로,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가 리리아씨와 함께 방 중앙에 도착하자, 국왕은 천천히 옥좌에서 일어나 나와 같은 높이까지 내려와서 말했다.
뭔가 무겁고 위엄이 느껴지는 목소리에, 무심코 등줄기를 펴고 인사를 했다.
"심포니아 왕국 국왕, 라이즈 리아 심포니아 18세라고 합니다.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아, 네. 미야마 카이토에요"
"그럼, 간단한 인사만 하고 본제로 들어가는 무례를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아, 네!"
많은 시선을 받고 있는 분위기도 있어서인지, 상당히 긴장하며 대답했다.
이 사람이 리리아씨의 오빠고, 루나마리아시 이야기에도 여러번 등장했던 국왕 폐하? 뭔가, 조금 이미지와 다른 것 같다.
내가 마음에 안 들어, 지금도 리리웃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과의 장을 마련했다....하는, 솔직히 그런 이미지였는데.... 아무래도. 그런 느낌이 아닌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는 내 앞에, 국왕 폐하는 땅에 무릎을 꿇은 후 깊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이전, 미야마 공에게 초대장이 가지 않은 것은 전부 저의 불찰, 진심으로 사과를.... 정말, 죄송합니다"
"네? 아, 네.... 어, 저기, 얼, 얼굴을 들어 주세요. 저는 정말 신경 안 쓰고 있고, 사과도 잘 받았습니다"
으~음, 역시 뭔가 상상한 거랑 다르다.
분명 나에게 초대장이 오지 않은 것은 실수였다거나, 이런저런 사정이 있었다거나 길게 변명을 할 줄 알았는데.... 국왕 폐하의 사과는 변명도 아무것도 없이 솔직한 걸로, 그래서 더욱 성의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어쨌든 나는 처음부터 신경을 안 썼고, 국왕 폐하의 사과도 받아들였다는 걸 전했다.
일단 이 장소의 주역인 내가 바로 용서한다고 말한 이상, 이야기가 어긋나지 않고 국왕 폐하는 그대로 한번 고개를 깊이 숙인 후 사과를 끝냈다.
"....의외였어요. 오라버니가, 그렇게까지 성의 있는 사과를 할 줄이야.... 분명, 착오가 있었다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진행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으~음. 저도 뭔가, 들었던 이미지랑 다른 것 같은데요...."
"바보같은 오라버니지만, 일단은 국왕이라는 걸까요"
리리아씨와 함께 넓은 복도를 걸어가며 말을 주고받았다.
오늘 나와 리리아씨는 왕궁에서 하루 묵게 되어 있어, 준비해 준 방에 가는 도중이다.
그리고 그 후에, 리리아씨의 부모님.... 전 국왕 부부에게 인사를 하게 되어 있다.
국왕 폐하 다음은 전 국왕 폐하.... 뭔가 높은 사람들만 만나는 것 같아 불안한데, 리리아씨가 말하기로는 싹싹하고 다정한 부모님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도중에 나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어떤 분의 사자가 나타났다.
상대가 상대라 리리아씨도 그 이야기를 듣고 망설이는 표정을 하고, 바로 전 국왕 부부에게 확인을 해서 그 쪽은 나중에라도 된다고 하기에 먼저 나는 그 상대를 만나러 가게 됐다.
솔직히, 상대가 그 사람이라.... 나는 거절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이었는데, 장소가 장소다 보니 거절하면 리리아씨한테도 민폐를 끼친다.
약간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준비된 방에 이동했해 노크를 했더니 들어와도 된다는 허가가 나와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미야마님. 갑자기 불러서 죄송합니다"
"아, 아니요, 오랜만이에요. 크리스씨"
방에 들어간 나를 맞이한 것은, 전에 알크레시아 제국에서 알게 된 크리스씨다. 내가 꽤 어려워하는 인물이다.
나를 배려해서 그런지, 아니면 여느 때처럼 함정인건지, 방 안에는 크리스씨 이외에 아무도 없었다.
"미야마님도 예정이 있을 테라 마음에 걸리긴 합니다만.... 저는 오래 여기 있을 수 없어서, 시간이 있을 때 미야마님을 만나고 싶었거든요"
"....그래요?"
"네, 마음을 뺏긴 남성분과 한 번 만나고 싶다는 여자의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어요"
"...."
이 사람은 정말이지, 뻔뻔스럽게.... 정말 방심을 할 수가 없는 분이다.
손을 뻗은 크리스씨와 악수를 하면서, 여전한 크리스씨에게 황당해하고 있으니, 크리스씨는 스윽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파란 머리가 살짝 흔들리고, 내 몸에 닿지 않는 아슬아슬한 거리까지 다가온 크리스씨에게, 무심코 두근거렸다.
"어떤가요? 오늘은 미야마님과 만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서, 평소에는 하지 않는 화장도 조금 하고 왔는데요.... 여자다워 보이나요?"
"아, 아, 네. 아, 아주 아름다운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자, 사양하지 말고 만지셔도 돼요.... 미야마님이 원하신다면, 단둘이서 친목을 다질 시간을 만들지요.... 자 보세요, 저기 침대도 있으니, 저기서 이야기라도...."
"아니요 됐어요"
"어라? 또 차여버렸네요, 유감이에요"
그러니까, 만날 때마다 가볍게 미인계를 쓰려고 하는 건 그만 두실래요!?
가끔 오는 편지도 오글거리는 러브레터고, 이 사람은 정말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개미지옥에 빨려들어갈 것 같은 상대다.
크리스씨는 내 말을 듣고 바로 몸을 떼며 쓴웃음을 지었다.
나 역시 이 사람 무섭다. 뭔가 상대하기 힘들다고 해야 되나, 내가 경험이 적고 상대하기 힘든 행동을 파악하고 그 쪽을 공략해 와서 매우 위험하다.
심지어 행동이 절묘해서, 편지도 직접 써서 보내니 무시하기 힘들고, 만날 때는 은근히 단둘이 되게 하고.... 정말 방심하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될 것 같다.
"그럼, 미야마님. 이야기는 바뀌는데요, 방금 알현의 방에서 있었던 일, 보고 있었어요"
"네? 아, 네"
"심포니아 국왕도, 곤란하네요. 국왕인데도 개인의 감정을 우선시해, 심지어는 미야마님께 민폐를 끼치다니.... 미야마님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닌 이유로 괴롭히는 행동, 용서받을 수 없는 무례에요"
"...."
뭐지? 역시 이상한 위화감을 느낀다고 해야 되나, 아무래도 석연치 않다.
"그 국왕이 통치하는 땅에서는, 미야마님도 마음 고생이 끊이지 않는 것 아닌가요? 혹시 괜찮으시다면, 저희 나라로...."
"....정말, 그럴까요?"
"....어라?"
"정말 국왕 폐하는, 제가 마음에 안 들어서.... 정말 그 이유만으로, 그런 장난을 친 걸까요?"
"...."
아마 내가 지금 석연치 않은 것은, 내가 가진 감응 마법에 의한 영향이 클 거다.
방금의 사과.... 그건 정말 진심의 사과였다.
국왕 폐하에게서 느껴지는 감정은, 깊은 진심에서 나온 사과의 마음과.... 후회에 동정? 어쨌든 표면적인 사과가 아니었던 것은 확실하다.
"문득, 든 생각인데.... 국왕 폐하는, 이번 일이 없었어도, 언젠가 저한테는 사과를 할 생각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흠.... 뭐 그것도 그 일은 '초조해서' 그랬겠지요. 이세계인이라는 건, 입장이 어려운 존재니까요. 아마 충동적으로 행동한 것은, 정말 후회하고 있지 않을까요"
물론 공식적인 자리에서 할 지, 개인적으로 할 지는 차이가 있지만, 국왕 폐하는 원래부터 나에게 사과를 할 생각이 아니었을까 싶다.
실제로 크리스씨의 말 대로 후회하고 있었는지, 그 야회 일 이후로 특별히 뭔가 괴롭히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아무래도 루나마리아씨가 말했던 이미지랑은 달라 보인다.
"제 예상이긴 한데, 국왕으로서의 문서가 아니라 '개인의 편지'로 바로 사과의 의사를 전하지 않았을까요?"
"....으~음....아....그거, 어쩌면 받는 사람 확인도 안 하고 창고에 던져버렸을지도 몰라요"
"저런...."
그 일 직후에 편지를 보내지 않았을까 하고 크리스씨가 말했는데, 나는 그런 편지는 본 적이 없다.
거기서 생각이 났는데, 매월 20통 이상 리리아씨에게 보내는 편지.... 어쩌면 국왕 폐하의 개인 이름으로 보낸 편지라는 것만으로, 거기에 섞여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기보다 리리아씨도 어디에 넣었는지 파악하지 못하는 상태로 내용은 확인하지 않은 것 같으니, 틀림없이 거기에 섞여 있겠지.... 뭔가, 국왕 폐하가 좀 불쌍해졌다.
잘 생각해 보면, 나라의 공식 문서 이외로 국왕 폐하의 편지가 리리아씨 손에 도착한 걸 본 적이 없다.
그런 생각을 하며 국왕 폐하를 조금 불쌍하게 생각하고 있으니, 크리스씨는 미소지었다.
"....역시, 미야마님이라고 해야 할까요? 사람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좋은 눈을 하고 있네요"
"네? 그건 무슨...."
"그 남자는, 말하자면 '뱀'이에요. 저도 나름대로 오래 알고 지내고 있는데, 그건 상당히 교활한 남자에요.... 틈 투성이처럼 보여도, 경솔하게 파고들면 이쪽에 독이 뻗어오죠. 상대하기 어려운 인간이에요.... 뭐, 저는 그 남자를 싫어하고, 저쪽도 마찬가지지만요. 암여우, 뱀이라고 서로 부르는 사이에요"
"...."
"하지만 동생에게만큼은 바보가 되는.... 아니, 일부러 우행임을 알면서도 굳이 행동한다고 할 수 있네요. 필요하다면 자신을 배척해 왕위를 자식에게 계승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말하고 크리스씨는 미소를 지으며 이동해 의자에 앉아서, 손으로 나에게 앉으라고 권했다.
그리고 내가 자리에 앉는 걸 확인하고, 곧장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미야마님이라면 바로 도달하겠지만, 힌트만 드리지요. 그 남자가, 리리안느 공주.... 이런, 리리아 공작이었네요. 그녀에게 달라붙는 남자를 배제하기 시작한 것은, 8년 전부터에요"
"....8년 전?"
"네, 뭐, 그 때는 지금처럼 강경 수단을 쓰지는 않았지요. 고작 견제하는 정도였어요.... 하지만, 4년 전의 사건 이후 수단을 고르지 않고 리리아 공작에 다가가는 남자나 '기타 등등'을 배제한 것 같아요"
8년 전, 리리아씨가 14살 때.... 응? 잠깐, 뭔가 그 때의 일을 들은 것 같다.
떠올려라, 분명 이 세계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루나마리아씨가 뭔가를....
――'약혼 후보자'의 정신도 분쇄해서, 약혼 이야기는....
약혼 후보자.... 그렇구나, 뭔가 이상하게 걸리던 건 그건가....
당시 리리아씨에게는 약혼 후보자.... 즉 미래에 결혼을 할 지도 모르는 남자 지인이 있었다. 하지만, 국왕 폐하가 그 상대를 배제하려고 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연령으로 봤을 때 국왕 폐하는 지금의 라이즈씨로 바뀌어 있었을테고, 적어도 전에는 다가가는 남자를 전부 배제한 건 아니라는 건가....
그리고 크리스씨가 말하기를, 그게 심해진 건 4년 전부터.... 4년 전에 뭔가 있었는지는, 생각할 필요도 없이 알 수 있다.
제2사단이 함정에 빠져, 리리아씨가 이름을 바꾸고 작위를 얻은 시기....
어머니, 아버지――왕궁을 방문해, 국왕 폐하의 사과를 받은 후에 크리스씨를 다시 만났어. 그녀와의 이야기로 위화감의 정체는 어느 정도 뭔지 알았어. 역시 아무래도, 국왕 폐하의 마음 속은――내 상상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
왕이 리리아에게 접근하는 남자를 일부러 떼어낸 이유는...
뭐 상상하기 어렵지 않으니 다들 알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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