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평화
이세계는 평화 155화
레이빈
2017. 6. 15.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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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155화 : 리리아씨한테 혼났어
"어서 오세요, 환영합니다. 알베르트 공작가 당주인 리리아 알베르트라고 합니다"
"아....저기, 아하트.... 뭐라고 하면 되지?""몰라.... 죄송합니다, 나랑 이녀석은 좀 못나게 자라서, 무례한 태도일지도 모르지만, 너그럽게 봐줘요"
"아니요, 부디 편하게 있어 주세요"
상당히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노인씨도 진정이 돼서 리리아씨가 기다리는 응접실로 데려갔다.
아하트네는 쿠로의 가족이긴 하지만 작위급 고위 마족은 아니라서, 입장 상으로는 공작인 리리아씨가 위라고 한다.
살짝 긴장하며 말한 아하트와 에바 옆에서 노인씨가 스윽 앞으로 나와, 리리아씨에게 깊이 고개를 숙였다.
"알베르트 공작 각하, 갑옷 모습으로 인사를 드리는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처음 뵙겠습니다. 크롬에이나님의 가신, 노인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갑작스런 방문임에도 기꺼이 받아들여 주신 알베르트 공작 각하의 호의,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렇군, 저렇게 인사하는 건가...."
"노인 데려와서 다행이야"
아하트와 에바 둘과 달리, 노인씨는 기사의 예절인 한쪽 무릎을 꿇은 상태로 제대로 리리아씨에기 인사를 했다.... 아까까지랑은 다른 사람 같다.
노인씨의 인사에 리리아씨가 온화하게 대답하고, 편하게 있어도 된다고 말하자 노인씨는 자세를 풀었다.
그리고 리리아씨가 권한 자리에 아하트네가 앉은 후, 루나마리아씨가 감회 깊은 듯 말했다.
"....뭐랄까, 아가씨가 손님보다 입장이 위인 건 아주 오랜만인 것 같네요. 일단 공작이라 상당히 높을텐데...."
"....네, 정말로.... 드디어, 카이토씨도 제대로 된 상대를 데려와 줬어요.... 그러네요. 정말....전부 끝난 거네요. 이제 엄청난 분을 데려와서 기절할 일은 없는 거죠! 안되겠어요, 저.... 신경질적으로 변해서...."
"...."
진심으로 안도한 듯 밝은 미소를 짓는 리리아씨를 보고, 내 등에는 엄청난 기세로 땀이 흘렀다.
어, 어떡하지.... 노인씨 얘기,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야, 카이토....너, 대체 뭘 한 거냐? 저 공작, 지옥에서 해방된 것 같은 얼굴인데...."
"아, 아니, 저기...."
"....저, 저기, 카이토씨.... 이거, 저, 정체 말 해야 될까요?"
"....어, 괜찮으세요?"
"....네, 저는 괜찮아요"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건 아하트와 노인씨의 말을 들으며, 나는 등줄기가 더 차가워지는 감각이 들었다.
참고로 여담이지만, 노인씨는 내가 자신이 초대 용자라는 걸 알고 있다는 걸 아는 것 같다.... 아니, 노인씨는 처음에 얼굴을 보여준 시점에서 내가 눈치를 챘다고 생각한 것 같다.
어떡하지, 리리아씨 무서워, 개무서워.... 하지만, 아마 지금 말을 안 했다가 나중에 걸리면 더 큰 일이 날 거다.
그럼 역시, 여기서 솔직히 말을 하는 게 정답이겠지.... 노인씨도 괜찮다고 했으니....
"....노인씨, 죄송해요. 부탁해요"
"....알겠어요"
완전히 안도한 표정을 한 리리아씨를 보고, 나는 핏기가 가시는 감각을 느끼며 엄청 마른 목을 홍차로 적시며 입을 열었다.
"저, 저기, 리리아씨...."
"네?"
"....아, 알겠죠, 침착하게 들으세요"
"....네? 뭐에요? 엄청 안 좋은 예감이 드는데요...."
"저도 부탁드려요. 이 일은 부디, 다른 데 누설하지 말아주세요...."
"....네? 저기....노인님? 대체 뭘...."
진지하게 말하는 나와 노인씨의 말을 듣고, 리리아씨는 표정이 어두워지며 뺨에 한방울 땀이 흘렀다.
그런 리리아씨 앞에서, 노인씨가 갑옷 투구를 만지자, 갑옷은 검은 안개처럼 사라져 아름다운 흑발의 일본인 여성이 나타났다.
아오이짱의 머리가 윤기 있는 검은 색이라면, 노인씨의 머리는 흑요석처럼 깊고 강한 힘이 느껴지는 검은 색으로, 잘 정돈된 얼굴도 합쳐져 전통적인 여성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그리고, 맨얼굴이 된 노인씨를 보고.... 리리아씨는 의자에서 굴러 떨어졌다.
"...."
그리고 주르륵 땅을 기어 루나마리아씨의 치마를 세게 잡았다.
"....루나, 루나아....저, 저 분 본 적 있어.... 우호도시 동상이랑 똑같은 얼굴이야...."
"....치치, 침착하세요 아가씨, 비비, 비슷한 다른 사람이에요"
"....그, 그렇죠! 죄송합니다 정신을 놔 버려서"
리리아씨는 루나마리아씨의 말을 듣고, 조금 냉정해진 듯 우아하게 일어섰지만.... 거기에 가차 없는 노인씨의 말이 나왔다.
"다시 인사드려요, 지금은 노인이라는 이름을 하고 있지만.... 제 예전 이름은 쿠죠 히카리라고 합니다"
"...."
강하게 한 그 말을 듣고, 리리아씨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졌다.
"....네? 쿠죠 히카리....어? 초대 용자님? 지, 진짜?"
"네"
"....아, 저기, 으아, 아으아.... 저저, 저, 무무, 무례를....큐~"
"아가씨!?"
얼굴이 점점 파래진 리리아씨는, 눈을 뒤집고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무너졌다.
루나마리아씨가 당황해 리리아씨에게 달려가, 천천히 전율한 듯한 시선을 나에게 보냈다.
"....미야마님.... 아직도 카드를 가지고 있으셨다니.... 정말 무서운 분이군요. 무슨 일이 있어도 아가씨의 위를 파괴한다는 뜨거운 신념을 느꼈습니다"
"....아니, 그런 신념 없어요"
잠시 후, 기절에서 깨어난 리리아씨는 의자에 앉아 양손으로 머리를 끌어안았다.
"....초대 용자님이 마족이 됐다? 대사건이잖아요.... 충격의 사실이잖아요.... 정말, 싫어.... 카이토씨, 무서워.... 다음에는 분명, 사실은 살아있었던 마왕이나....그런 거 데려올거야.... 카이토씨, 무서워.... 정말, 집에 가고 싶어...."
"정신 차리세요 아가씨, 여기가 집이에요"
중얼중얼 시퍼런 얼굴로 말하는 리리아씨를, 루나마리아씨가 필사적으로 달랬다.
그런 광경을 멍하니 보고 있었더니, 아하트네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카이토, 너 진짜 뭔 짓을 한 거냐.... 뭔가 작은 동물처럼 겁에 질려 있는데...."
"아, 아니, 뭐, 이것저것...."
"카이토, 의외로 S인 건가...."
"아니, 그건 아닌데...."
"저도 설마 이렇게까지 놀랄 줄은.... 그것보다, 저 반응은 마치, 육왕님 전원을 만난 것 같은.... 아니, 그것 이상이ㅏ네요"
"...."
죄송합니다, 육왕 전원 뿐만 아니라 최고신도 전부 만났어요.
그리고 리리아씨는 그대로 중얼중얼 말을 한 후, 스윽 의자에서 일어나 무서울 정도로 아름다운 미소를 지었다.
"아하트님, 에바르님, 쿠죠 히카....아니, 노인님. 죄송합니다만, 잠시 기다려 주세요.... 카이토씨"
"아아, 네!?"
"....잠깐, 다른 방으로 가죠.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요.... 아주, 중요한 이야기에요...."
"....네"
완전히 분노가 담긴 눈으로 이쪽을 보는 리리아씨, 매우 무섭다.
그리고 나는 반론의 여지도 없이 다른 방으로 끌려가....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이게 무슨 일인가요! 뭐가 어떻게 되면, 초대 용자님!? 당신은 정말.... 아니, 그 말투라면 전부터 알고 있었죠!!"
"죄, 죄송합니다!?"
"아니요, 정말 오늘은, 용서할 수 없어요!! 좀 전에 용서해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혀에 침이 마르기도 전에 당신은!! 누구를 만나지 말라고는 안 해요, 제대로 보고를 해 달라고 하는 거에요! 애초에 당신은 언제나 언제나...."
"....죄, 죄송합니다"
그리고 나는, 아수라가 된 리리아씨에게 엄청 긴 설교를 듣게 돼서, 아하트네에게 돌아간 건....2시간 후였다.
어머니, 아버지――아하트네와 리리아씨가 만나, 노인씨의 정체를 안 리리아씨는 또 기절했어. 그리고, 뭐, 완벽하게 내가 잘못한 거긴 한데――리리아씨한테 혼났어.
작가 : 역시 알베르트 공작, 한번 기절하나 싶었더니 바로 다음 기절 플래그를 세웠어. 역자 : 뭐야 그럼 마왕이 사실은 살아있다는 소리 같잖아 http://ncode.syosetu.com/n2273dh/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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