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평화 158화
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158화 : 소원이라고 생각해
육왕은 전원 쿠로의 원래 병아리, 그렇게 말한 아리스의 말에 내가 멍하니 있으니.... 아리스는 진지한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
"신계와의 싸움에 대해서는, 지금은 별로 관계 없으니 넘어갈게여. 중요한 건, 저희는 다들 쿠로씨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것.... 당연히, 쿠로씨가 뭘 원하는지도 알고 있어여"
"...."
쿠로는 예전에 정령의 숲에서, 오래 전부터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그게 뭔지는 지금까지 모른다.... 쿠로가 원하는 것은 대체 무엇인지, 솔직히 상상도 안 된다.
아리스는 거기서 한번 말을 끊고,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을 이어갔다.
그건 아리스 뿐만 아니라, 아이시스씨도 리리웃씨도, 메기드씨도 마그나웰씨.... 마그나웰씨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다들 안타깝다는 표정을 했다.
"....지금도 쿠로씨가 그걸 찾고 있다는 점에서도 알겠지만.... 저희는, 쿠로씨가 원하는 존재가 되지 못했어여"
"쿠로가, 원하는 존재?"
"....네. 그건, 저희에게 오히려 힘이 있어서.... 카이토씨가 보이게 저희 힘은 압도적으로 보이겠져. 하지만, 그래도 '쿠로씨의 발 밑에도 못 미쳐여'.... 확실히 말할게여. 저희 다섯이 죽을 힘을 다해서 싸워도 쿠로씨한테 상처 하나 낼 수도 없어여.... 그 정도로 큰 힘의 차가 있어여"
"!?"
쿠로가 강하다는 건 당연히 알고 있었고, 메기드씨의 반응에서 다른 육왕보다도 격이 위라는 건 이해했었다.
하지만 각자 상식 외의 힘을 가진 육왕이 다 합쳐도 상처 하나 못 낸다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쿠로씨는, 이 세계에서 유일.... 절대신인 샤로바날님을 죽일 수 있는 존재. 저희와 힘의 차원이 확실히 달라여"
이 세계 최강의 존재이며 거의 전능에 가까운 힘을 가진 시로씨를.... 쿠로는 죽일 수 있다. 그건 대체 어느 정도로 강한 걸까? 솔직히 머리로 그려보지도 못하겠다.
그러자 아리스는, 살짝 시선을 회피하고.... 허공을 바라보며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 분은.... 너무 착해여. 세계에서 살아가는 자들을 사랑스럽게 여기고, 변해가는 세계를 계속 사랑하고.... 너무나도 착한 분.... 그리고 얄궃게도 그게, 쿠로씨를 계속 고통스럽게 하는 결과로 이어졌어여"
"....쿠로가 고통스러워 해? 그건 대체...."
"그 이상은 말할 수 없어여. 말하면, 분명 카이토씨는 그걸 의식하고 쿠로씨 앞에 설 거에여.... 그러면, 의미가 없어여"
"의미가 없다고?"
"네.... 당신은 무엇보다 당신답게, 순수하게 쿠로씨에게 마음을 전해 주세여.... 그게 유일하게, 쿠로씨를 구하는 길이라고 저는 생각해여"
모르겠다.... 대체 아리스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쿠로가 뭘 원하는 건지.....전혀 모르겠다.
하지만 아리스는 쿠로가 힘들어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걸 구해줬으면 한다고.... 그렇다면, 이것저것 생각할 필요는 없다.
쿠로가 도움을 원하고 있고, 내가 그걸 어떻게 할 수 있다면.... 나는 죽을 각오로 쿠로에게 손을 뻗을 거다. 아무것도 망설일 필요는 없다.
"....카이토씨....역시, 당신은, 멋진 사람이에여.... 이걸"
"이건?"
내 안에 의사가 확고해지는 걸 알아본 듯, 아리스는 미소를 짓고.... 금색으로 빛나는 나무 열매를 내밀어서, 그걸 반사적으로 받아들었다/
"쿠로씨에게 마음을 전하기 전에, 그걸 건네주세여.... 그러면 분명, 아니, 틀림없이 쿠로씨는.... 당신을 '거절'할 거에여"
"....어?"
아니아니, 마음을 전하려고 하는데, 틀림없이 거절당하면 안되잖아....
"그 분은, 너무나도 오래 그 존재를 원해 왔어여. 몇백년이나, 몇천년이나, 몇만년이나.... 무리라고 포기해버릴 정도로..... 그러니까, 갑자기 일어난 기적을 믿을 수 없을 거에여. 그렇게 구해도 얻지 못한 게, 갑자기 나타난 일에 공포를 느낄 거에여"
"...."
"거기부터가 승부에여. 쿠로씨는 당신을 강하게 거절할 거에여. 하지만, 그건 반대로 생각하면, 평소에는 숨기던 쿠로씨의 마음 깊은 곳이 겉으로 드러난다는 거에여.... 거기서부터 어떻게 할지는, 카이토씨에게 맡길게여. 쿠로씨의 진심을 확인하고, 그 후에 답을 내 주세여"
"....알았어"
여전히 의미를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각오는 했다.
말하자면.... 쿠로도 나랑 마찬가지라는 거다. 옛날 자신이 만들었던 껍질에 본심을 숨기고, 자신도 그걸 깨지 못하는 거다.
물론 살아온 세월이 다르니까 쿠로의 마음 깊은 곳을 덮는 껍질은 내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겠지.... 하지만, 쿠로는 나를 구해줬다.... 그럼, 어떻게 할 지는 이미 정해져 있다.
그런 내 의사를 알아챘는지, 아리스는 깊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오늘 여기 오라고 한 본제로 옮길게여"
"어? 본제?"
"네.... 방금 말한 대로, 쿠로씨의 힘은 저희와는 차원이 달라여. 카이토씨의 마음이 아무리 강해도, 쿠로씨가 정말로 거절하면.... 카이토씨의 몸이 버티지 못할 거에여. 쿠로씨의 마력에 눌려서"
그 말을 듣고 머리에 떠오른 건, 전에 쿠로가 나의 감응 마법에 대해 알아내기 위해 조금만 마력에 살기를 담았을 때.... 그 때, 나는 죽음을 각오하고 마음이 무너져 내릴 뻔했다.... 그정도로 쿠로가 적의를 담은 마력이라는 건 강렬하다.
아마 진심으로 살의를 담으면, 아이시스씨의 죽음의 마력보다 더 셀 정도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아리스는 내 앞에 손을 뻗어.... 손 앞에 빛나는 구체를 만들어냈다.
"....그러니까, 카이토씨. 지금부터, 당신에게.... 저희 마력을 빌려드릴게여"
"....어?"
"저희 마력을 써서, 카이토씨에게 강력한 방어 마법을 걸 거에여. 그래도, 쿠로씨 상대로는 오래 버티지 못하겠지만.... 대치한 순간 기절하는 일은 없을 거에여"
그렇게 말한 후, 아리스는 내 앞에 와서, 그 마력으로 만들어진 구체를 내 몸에 댔다.
차원이 다른 강대한 마력이 몸에 흘러들어, 그게 막을 만드는 감각이 느껴진 후, 아리스는 내 앞에서 가면을 벗고.... 파란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샤르티아.... '제가 전에 살던 세계'의 말로 '한 조각의 환상' .... 당신은, 공허한 환영일 뿐인 저를 확실한 저(아리스)로 만들어 줬어여....부디, 무엇보다 당신에게 있어.... 행복한 결말이 되도록...."
"....아리스"
그렇게 말하고 아리스는 가면을 다시 쓴 후, 내 앞에서 이동했다.
그러자 다음에 내 앞에는 메기드씨가, 아리스와 마찬가지로 마력으로 만든 구체를 가지고 다가왔다.
"카이토.... 너는 재밌는 녀석이다. 지지 마라, 아직 내 리벤지 매치가 남아 있으니까 말이야...."
"....메기드씨"
메기드씨의 마력이 내 몸에 빨려들어와, 다음에는 발밑에서 위엄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인 미답의 위업에 도전한다.... 젊은이는 무모한 게 딱 좋다. 미야마 카이토.... 기적의 인연을 가진 이세계의 젊은이여.... 개척자가 되어라"
"....마그나웰씨"
발밑에서 떠오른 마그나웰씨의 마력이 내 몸에 흘러들어와, 더욱 몸을 덮는 막이 강화되었다.
"....카이토씨. 크롬에이나를.... 저희 어머니라고 할 수 있는 존재를,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리리웃씨"
리리웃씨가 온화하게 한 말과 함께, 리리웃씨의 마력도 내 몸에 흘러들어왔다.
그리고 리리웃씨가 내 앞에서 비킨 후....천천히, 아이시스씨가 다가왔다.
"....카이토....크롬에이나를....구해줘....크롬에이나는....계속....나보다 오래....고통 속에 있어"
"....아이시스씨"
"....카이토라면....분명 괜찮아....왜냐면....카이토는....나를 구해줬으니까...."
그렇게 마하며 아이시스씨는 살짝 내 몸을 끌어안아, 동시에 따뜻한 마력이 흘러들어왔다.
어머니, 아버지――결국 쿠로가 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어. 다만, 육왕들이 나에게 건네준 것은, 그저 마력만이 아니라, 그들의――소원이라고 생각해
진지한 와중에 슬쩍 끌어안아 히로인임을 어필하는 아이시스씨 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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