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평화

이세계는 평화 218화

레이빈 2018. 7. 16.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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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218화 : 전도다난일 것 같아




바람의 달 9일. 피어 선생님에게 받은 예약권을 가지고, 마계 피서지 카렐에 왔다.

카렐은 1년 내내 가을에 가까운 시원한 기후이며, 전송 게이트에서도 가까워 관광지로서 매우 인기가 높은 곳이라고 한다.

도착한 곳은 피서지라는 이미지대로 큰 호수 옆 고원으로, 매우 아름다운 경치 속에 드문드문 세워져 있는 목조 오두막이 보이고, 물가에는 여러 가게가 늘어서 있는 관광가도 보인다... 그렇구나, 이 오두막에서 숙박을 하고, 필요한 게 있으면 물가 거리에서 쇼핑을 할 수 있다는 거다.

이건 생각한 것 보다 좋은 곳이다... 어제 알게 되어 오늘 바로 온 거라 혼자 왔는데, 누군가와 같이 오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뭐, 그건 다음에 그렇게 하기로 하고, 지금은 숙박 예정인 오두막에 가자. 다행스럽게 짐은 매직 박스 안에 있어서 들고 있는 게 없어도 괜찮고, 역시 마법은 편리하다.

느긋하게 경치를 즐기며 전송 게이트에서 예약권을 제시해 받은 열쇠를 보며, 숙박할 오두막에 도착하자, 은은한 나무 냄새가 코끝을 간질인다.
안은 상당히 호화로워, 마법구를 사용한 욕탕도 있고, 정말 리조트라는 느낌. 뭔가 엄청 사치스럽다.

여러 사람이 숙박하는 것에도 대응해서인지, 침실도 여럿 있는 것 같다. 그 중 하나를 고른 후, 짐 정리를 하려고 한 타이밍에 어떤 사실을 알아챘다.

"...깜빡했다. 목욕 수건이 없네"

그렇다. 갈아입을 옷이나 다른 생활용품은 평소에 내가 쓰는 걸 가지고 왔는데... 목욕 수건은 보통 리리아씨 저택에 있는 걸 쓰기 때문에, 깜빡하고 잊어버린 것 같다.
일단 작은 수건은 있으니까 그걸 써도 되긴 한데... 모처럼이니 산책하는 겸 해서 관광가에 쇼핑을 하러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별로 크지는 않지만, 관광지 거리니까 그 정도는 있겠지.

그렇게 생각한 나는, 펼쳐놓은 짐을 매직 박스에 넣고 오두막 열쇠를 잘 잠근 후 외출을 했다.










카이토가 오두막에서 나와, 30분이 지난 후, 그 오두박에 하나의 그림자가 다가왔다.

"...오랜만에 왔는데, 역시 좋은 경치네요"

느긋하게 중얼거리며 미소를 짓고, 빛나는 금발을 휘날리며 오두막에 도착한 리리아는, 손에 든 열쇠로 오두막 안에 들어가 가볍게 실내를 둘러봤다.

"이건 또 엄청 좋은 곳을 빌렸네요... 그럼, 루나가 올 때까지 아직 시간이 있을텐데, 어떡할까요?"

그렇게 말하며, 리리아는 가볍게 자기 몸을 살펴봤다.
그녀는 전이 마법을 사용해 게이트까지 이동한 카이토와 달리, 마차로 게이트까지 이동해서 그런지 신경 쓰일 정도로는 아니지만 조금 땀을 흘린 것처럼 느껴졌다.

"...가볍게 입욕할까요..."

사실 리리아는 상당히 목욕을 좋아해, 애초에 다리를 쭉 펼 예정이었으니 일찍 입욕을 하기로 정해 욕실 쪽으로 이동했다.
그 후에 기다릴 비극을 알 방도도 없이...








관광가는 생각보다 가까워, 40분 정도로 쇼핑을 끝내고 나는 다시 짐 정리를 하기 위해 오두막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열쇠를 열어 오두막 안으로 들어오자...

"...어라? 뭐지, 이 짐?"

오두막 거실에 작은 여행 가방이 놓여 있는데... 당연히 나는 이런 걸 가지고 온 적이 없다.
혹시 오두막을 잘못 들어온 사람이 있나? 아니, 그러면 열쇠를 못 열었을텐데... 도둑? 아니, 도둑이 가방을 두고 뭘 훔치지는 않겠지.

그 기묘한 상황에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데, 살짝 나무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작은 발소리가 들려오고... 뭔가 익숙한 목소리, 이 곳에 있을 리가 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루나, 빨리 왔네요. 죄송해요, 먼저 목욕을――어?"
"...엥?"

그리고 나타난 건, 물에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닦으며, 얇은 목욕용 로브를 입은 리리아씨였다.
로브 사이로 살짝 보이는 젖은 하얀 피부는 침이 삼켜질 정도로 아름다웠는데, 그런 걸 생각하기보다 이 상화이 충격적이라, 나와 리리아씨는 서로를 바라보고 굳었다.

리리아씨는 내 모습을 보고 눈을 크게 뜨고, 철철 대량의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카이토...씨?"
"어, 왜, 리리아시가..."
"...끼"
"끼?"
"꺄아아아아아아아!?"
"!?"

그리고 직후에 비단 찢는 소리 같은 비명과 함께, 리리아씨는 엄청난 스피드로 안쪽 방으로 사라져, 홀로 남겨진 나는 멍하니 리리아씨가 사라진 방향을 봤다... 어, 이거,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리리아씨는 잠시 후 옷을 입고 돌아와... 지금 나와 거실에 있는 테이블에 마주앉아 새빨간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
"..."

어색하다, 엄청 어색해... 왜 이런 상황이 된 걸까?
나는 피어 선생님에게서 피서지 예약권을 받아, 휴양을 하기 위해 여기에 왔는데... 쇼핑을 하고 왔더니, 어째선지 오두막에 목욕을 하고 나온 리리아씨가 있고...

"...카, 카이토씨..."
"네? 아, 네!"
"왜, 왜 여기... 루, 루나가... 올 텐데..."
"어, 음, 루나마리아씨가 어떤지는 모르겠는ㄷ... 저는 아는 분이 안 쓴다고 예약권을 줘서..."

리리아씨는 루나마리아씨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혼자라고 생각했다.
이 두 가지에서 나오는 대답은...

"루~나~!!"
"치, 침착하세요 리리아씨!?"

땅 속에서 울리는 듯한 목소리를 내는 리리아씨... 응, 알고는 있었는데... 그 메이드 녀석 짓인가!!
그렇다는 건, 피어 선생님도 한패란느 건가? 그, 그런 일에 가담할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극대노해 루나마리아씨에게 허밍 버드를 날린느 리리아씨를 보고, 나도 피어 선생님에게 가볍게 불만 허밍 버드를 날렸다.

"...저기, 이거, 어떡해요?"
"...카이토씨... 봐, 봤어요?"
"네? 뭐, 뭘요?"
"그, 그러니까... 저, 저저, 저의... 알, 몸..."
"!? 아, 안 봤어요! 아니 안 보였어요!! 목욕 로브 입고 있었고, 놀라서..."

이건 거짓말이 아닌 진심이다. 분명 목욕 하고 나온 리리아씨를 봤지만, 목욕 로브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그 윤리적으로 위험한 곳은 안 보였고... 너무 놀라서 제대로 볼 여유도 없었다.
응, 좀만 더 제대로 봤으면 좋았겠다라거나, 그런 건 생각하지 않는다... 절대 생각 안 해!

"...그, 그렇군요... 다행이다"
"아, 네. 저기... 그래서, 그, 어떡할까요?"
"...어, 어어, 어떻게라뇨?"
"그, 그러니까... 앞으로, 어떡할까... 집에 갈까요? 여기서 잘까요?"

루나마리아씨네를 향한 분노는 일단 내려두고, 원래라면 2박 3일 에정인 이 숙박을 어떡할까 하는 주제를 말했다.
리리아씨는 내 말을 듣고, 몇 번인가 시선을 움직이고, 몇번이나 고민하듯 표정을 바꾸다... 그리고, 새빨간 얼굴을 한 채로 말했다.

"...이, 이대로... 가, 같이 잘까요"
"네? 괘, 괜찮아요?"
"아, 네! 다다, 다행히 방은 여러개 있고... 애애, 애ㅗ에, 저, 저저, 저랑, 카카, 카이토씨는. 애... 애ㅇ... 애인 사이니까.,.. 무, 문제는 없을 거에요"
"...그, 그렇구나. 알았어요"
"..."
"..."

어떡하지? 새빨개져 당황하는 리리아씨가 너무 귀여워서, 그리고 동시에 분위기가 달콤쌉싸름해서... 대화가 잘 이어지지 않는다!?
이, 이상하다... 휴양을 하러 왔는데, 왜 이렇게 긴장해야 되지...

말 없이 서로를 바라보는 나와 리리아씨, 그 정숙을 깬 것은 거의 동시에
날아온 허밍 버드... 루나마리아씨와 피어 선생님의 답장이었다.
허밍 버드는 우리 앞에 멈춰서, 나와 리리아씨는 얼굴을 마주보고 고개를 끄덕인 후 각자의 허밍 버드를 잡았다.

그리고 내 앞에 떠오른 피어 선생님의 메시지는... 터무니없는 양의 사죄로 가득 차 있었다.
원래는 짧은 문장을 보내는 허밍 버드인데, 피어 선생님의 마력이 엄청난 건지 기술이 엄청난 건지, 상당한 양으로... 루나마리아씨의 부탁을 받아 나에게 예약권을 건네줬는데, 그런 일이 돼 있는 줄은 몰랐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몇번이나 쓰여 있어, 보고 있는 내가 미안해질 정도였다.

어, 어쟀든 피어 선생님에게 악의가 없어서 안심한 나는, 후 하고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피어 선생님에게 답장을 보낸 후 리리아씨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리리아씨는 공중에 떠오른 글을 보면서, 분노를 참듯 부들부들 어깨를 떨고 있었다.

대체 어떤 편지가? 하고 생각하며 엿보니 '확실히 안기고 돌아오세요' 라고, 정말 루나마리아씨다운 장난스러운 글이 떠 있었다.

"루나아아아아아!!"

리리아씨의 분노는 당연하다... 아니 나도 엄청 열 받는다. 하지만, 저기, 리리아씨... 책상 부서졌는데요...

"리, 리리아씨!? 진정하세요!"
"으으으, 그치만, 그치마아안!"
"마음은 잘 알아요. 알겠으니까, 지금은 일단 진정하시고..."

일단 리리아씨의 분노를 진정시키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오두막이 버티지 못하고 산산조각 날 거다.
루나마리아씨 생각으로는 사라으이 큐피트가 됐다 싶겠지만... 절대 반 이상 즐기고 있을 그 사람을, 나도 용서할 생각은 없다.

"...아리스!!"
"네? 아, 네!?"
"...좀... 부탁해"
"...어~ 아, 네. 벌 주고 올 게요"

짧은 말을 하자, 아리스는 바로 내 의도를 이해했는지 모습을 숨겼다.
일단 루나마리아씨를 향한 역습은 이걸로 됐고, 분노의 오라가 물리적인 힘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 리리아씨를 어떻게든 해야 되는데...

어머니, 아버지―피서지에 왔는데, 어째선지 거기에는 리리아씨가 있고, 같이 자게 됐어. 그거 자체는 기쁜데... 뭔가, 여러가지 의미로――전도다난할 것 같아.



루나 혼내기는 아리스보다 쿠로가 더 나을텐데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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