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평화

이세계는 평화 221화

레이빈 2018. 8. 4. 00:36
반응형

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221화 : 오늘 밤 못 잘지도 몰라




인생이란 항상 예상외의 사태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내 예상외는, 어째선지 욕실이 있는 곳에 집중되어있는 것 같다.
솔직히, 모르겠다... 왜, 지금, 이런 상황이 된 것인지...

오두막의 목조 욕탕에 들어가 있던 내 앞에, 타올을 한 장만 두른 리리아씨가, 새빨간 얼굴로 나타났다.
순간, 환각이라도 보는 것 아닌가 생각했을 정도로, 너무나도 상정의 범위 밖... 그야, 리리아씨는 엄청 부끄러움을 타고, 그야말로 사귀게 된 지 몇일 안 됐지만 단둘이서 얘기할 때조차 새빨간 얼굴을 하는 사람인데... 뭐가 어떻게 되면 내가 있는 욕실에 들어오는 거지?

"...저, 저기, 리리아씨?"
"아, 아아아, 네!?"
"대, 대체 무슨..."
"드, 드디어, 각오를 해서요..."

각오? 무슨? 잠깐만, 진짜 있어봐!?타올로 가려졌지만... 아니, 타올로 일부가 가려져있어서 더, 하얗고 아름다운 피부색이 더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낟.
리리아씨, 옷 입으면 작아 보이는 타입이구나... 생각 이상으로, 그, 부풀어오른 부분이... 아니, 나는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혼란스러워하는 내 앞에서, 리리아씨는 몇 번 심호흡을 한 후 안에 들어와 문을 닫았다.
그리고, 스펀지를 손에 들고 새빨간 얼굴로 입을 열었다.

"저, 저기, 카이토씨... 되, 되도록이면, 그렇게 보지 마...세요"
"아, ㄴ, 네! 죄송해요!"

리리아씨의 말을 듣고, 당황해 욕조 안에서 반대로 돌아, 리리아씨에게 등을 돌렸다.
그러자 몸을 닦기 시작했는지, 물이 흐르는 소리와 스펀지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위험하다 위험해, 이거 완전히 흐름에 말려들고 있다. 상황을 전혀 모르겠는 상태로, 하는 대로 따라가게 됐어!
그것보다 이거, 인생 최대로 위험하지 않나? 이 욕실은 온천이 아니니까, 물 색이 진한 것도 아니고... 애초에 욕조가 별로 크지도 않다.
즉 그건...그건...

"...기, 기다리셨죠"
"!?"

무섭게도 상황은 내 사고가 침착해지는 걸 기다려주지 않고, 떨리는 목소리와 함께 물이 움직여, 등에 기척이 느껴졌다.
둘이 들어가기에 살짝 좁은 욕조에 등을 맞대고 들어가, 감당이 안 될 정도의 긴장이 느껴졌다.

"...카, 카이토씨... 이, 이쪽을 봐 주세요"
"네? 네에!?"
"괘, 괘괘, 괜찮아요. 가, 각오는 다 했어요"

그러니까 무슨 각오요!? 이거 혹시, 열이 오른 내가 보고 있는 꿈 아닐까... 그렇구나, 꿈이구나...
아니, 아니면 피로가 너무 쌓여서 환청이 들리는 걸까? 그렇구나 환청이구나, 환청이라면 어쩔 수 없지...

"...카이토씨?"
"!?"

환청이다. 이건 환청이야... 리리아씨가 전라로 내 뒤에 있다니, 그런 꿈 같은 상황이 있을 리가 없다.
그래, 여기서 말 대로 뒤를 돌아봐도... 아무것도 없...어?

"!?!?"
"...부, 부끄러워어...요"
"~~!?"
뭐야 이거, 나, 죽었나? 여기가 천국? 동화에 나오는 공주님 같은 미녀가,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치고 물 속에 들어와 있다.
부끄러워하며 중요한 부분만 손으로 가리고, 새빨간 얼굴로 눈물 젖은 눈이 이쪽을 향하고 있는 리리아씨를 보고, 내 사고는 완전히 새하얘졌다.

말이 나오지 않는다,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눈을 뗄 수도 없다... 뜨거운 물 때문인지, 긴장해서 그런지, 살짝 분홍색으로 물든 피부, 손으로 눌려 형태가 바뀌어 있는 가슴... 꿀꺽 하고 내 목이 울리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방심하면 닿을 것 같이 가까운 거리에 있는 리리아씨를 보면서, 나는 필사적으로 이성을 총동원해 쥐어짜내듯 말했다.

"...리, 리리아씨... 왜, 왜...이런 짓을..."
"...네?"
적어도 내 이미지로는 리리아씨는 스스로 이런 행동을 할 사람은 아닐 거다. 그러니까 이런 상황이 될 때까지 사고가 멈춰서 사전에 막지 못했다.
사실 내가 멋대로 착각했을 뿐, 리리아씨는 적극적인 사람일지도 모르는데... 지금 새빨간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필사적으로 수치심을 참고 있는 모습을 보아하니, 그게 아니라는 건 명백한 사실.
인간은 위기에 직면하면 사고 회전이 빨라진다. 지금 내 머리는 컴퓨터도 못 따라올 정도로 고속회전을 하며 이 상황을 타파할 수단을 모색하고 있다.

그런 내 사고가 이끌어낸 대답은, 리리아씨는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것 아닐까 하는 것... 리리아씨는 연애에 관해 놀랄 정도로 아무것도 모르고, 어쩌면 얼핏 들은 지식을 바탕으로 행동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며 필사적으로 한 내 말을 듣고, 리리아씨는 어째선지 망설이는듯한 표정을 했다.

"...그, 그게... 저, 저랑 카이토씨는...애, 애인 사이...잖아요?"
"아, 네. 그건 맞는 말인데요?"
"...애, 애인은, 반드시 혼욕을 해야만 하는 거...잖아요?"
"...네?"

이 인간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애인이 되면 무조건 혼욕을 해야 된다고? 이 세계 특유의 연애관인가? 아니, 그럴 리가 있나.
확실히 나는 지금까지, 쿠로나 아이시스씨와 둘이서 혼욕을 경험했다... 하지만, 지크씨랑은 그러지 않았고, 애인 사이가 혼욕을 해야만 한다는 얘기도 처음 들었다.

"...리리아씨? 애인이 혼욕을 해야만 하다니... 그런 이상한 얘기를 어디서..."
"네? 그, 그게, 루나가... 애인 사이가 되면, 반드시 혼욕을 해야만 한다고... 혼욕을 안 하면, 진정한 애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최악의 정보원이었다!? 가장 신용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잖아요, 그 사람은!! 심지어 그걸 믿다니... 천사인가 이 사람은... 너무 순수하다.
내 반응을 보고, 자신의 행동이 뭔가 틀렸다는 것을 알아챘는지, 리리아씨는 새빨갰던 얼굴이 점섬 파랗게 변해갔다.

"리리아씨, 저기, 엄청 불쌍하게도... 그거, 거짓말이거든요"
"...네? 근데... 그런...저, 저...카이토씨랑 제대로 애인이 되고 싶어서... 그래서.... 부끄러운데 용기를 내서...어? 어어?"
"리, 리리아씨!?"
"그, 그게 그럼 저, 어? 매, 매매, 맨몸을... 아, 아아아아아.... 으윽~"
"어!? 리리아씨!!"

치명적인 착각을 이해한 리리아씨는, 새파래진 얼굴로, 욕실에 들어와서 그런 게 아닌 다른 이유로 땀을 대량으로 흘리기 시작하고, 그 파란 눈이 마치, 눈 안에 소용돌이라도 생긴 것처럼 격하게 움직이고... 그리고 기절했다.
다시 말하지만, 기절했다... 그리고 여기는 욕조다.

"리리아씨, 정신 차리세요!! 윽!? 시, 실례합니다!!"

정신을 잃은 리리아씨, 지금까지 중요한 부분을 가리고 있던 손이 떨어진 것을 신경 쓸 여유도 없이, 나는 당황하며 리리아씨가 물에 잠기기 전에 몸을 잡고 안아올렸다.
부드럽고 맨들맨들한 피부에 닿아 심장이 강렬하게 뛰는 것을 느끼면서, 리리아씨 등과 다리에 손을 이동시켜 그 몸을 공주님처럼 안고, 시선을 아래로 돌리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참으며 욕실에서 나왔다.

그리고 탈의실 바닥에 리리아씨 몸을 내려놓고, 큰 목욕 타올을 씌웠는데, 그 때 살짝 보인 건 불가항력이니 봐 줬으면 한다.
하지만, 이거, 어떡하지... 이대로라면, 리리아씨가 감기에 걸릴텐데... 모, 몸을 닦아야 되나?
아, 아니, 그건 최후의 수단이다. 그 전에 깨워보자.

"리리아씨! 리리아씨!! 일어나세요!"
"...으...음..."

이대로라면 큰 일이 난다. 주로 내 이성이... 그러니 어떻게든 리리아씨를 필사적으로 깨워보니, 그 소원이 통했는지 리리아씨는 몸을 꿈틀거리고, 천천히 눈을 떴다.

"다, 다행이다... 정신이 들었네요"
"...어라? 카이토씨? 저는――!?"

그리고 눈을 뜬 리리아씨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려고 하다가, 눈을 크게 뜨고 경직됐다.

"..."
"..."

나는 내가 중대한 실패를 범한 것을 알아챘다.
리리아씨를 옮기는 데 필사적이라, 나 자신에 대해 생각을 못 했다... 즉, 무슨 말이냐 하면, 지금 나는 전라다.
리리아씨는 나를 보고 완전히 경직돼, 직후에 펑 하고 폭발음이 들릴 정도로 얼굴이 새빨개졌다.

"꺄아아아아아아!!"
"!?!?"

그리고 날카로운 비명을 내며, 엄청난 기세로 탈의실에서 도망쳤다.

어머니, 아버지――여행에 해프닝은 항상 따른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또 터무니없이 하드한 일이었어. 리리아씨가 너무 순수한 게 잘못인지, 루나마리아씨가 전부 나쁜 건지... 어쨌든, 지금도 머리에는 리리아씨의 모습이 강렬하게 박혀서――오늘 밤 못 잘지도 몰라




이 유사고자새끼가 웃긴게

상황 묘사 신사적인 척 오지게 길게 하면서 위급상황이라고 만질 거 다 만지고 볼 거 다 봄

진짜 신사적으로 대할거면 기절했을 때 아리스 불러서 데리고 나가라고 하면 됐을텐데

생각이랑 행동이 완전 다름 이중인격인가

존나 선택적으로 신사적인 놈 히로인들이 탈코르셋 했으면 좋겠다


http://ncode.syosetu.com/n2273dh/237/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