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평화
이세계는 평화 223화
레이빈
2018. 8. 2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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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223화 : 남자다운 면을 보여줄 수 있었으려나?
내가 만든 간단한 아침 식사를 먹은 후, 나와 리리아씨는 어떤 목적이 있어 오두막에서 가까운 호수를 찾아왔다.
"여기가 좋을 것 같네요"
"...네. 저, 낚시를 하는 건 처음이에요"
"저도, 어릴 때 몇 번밖에 안 해봤어요"
그렇다. 나와 리리아씨가 호수에 온 건 낚시를 하기 위해... 사실 이 오두막에는 낚시대가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먹이만 관광가에서 사면 누구나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가 되어 있는 것이다.
모처럼 기회이니, 리리아씨와의 추억을 쌓기 위해 둘이서 느긋하게 낚시를 하기로 했다.
"어라? 전에 루나마리아씨랑 왔을 때는 안 해봤어요?"
"...네, 루나가 강하게 거부해서... 저는 하고 싶었는데..."
흠? 왜 루나마리아씨는 낚시를 거부한 거지? 물을 싫어하나... 아닐텐데.
흠, 잠깐... 낚시... 절대 거부... 먹이... 그러고보니, 관광가에서 파는 먹이는, 생각했던 낚시용 벌레가 아니라, 그냥 작은 벌레 같은 것...
"저기, 리리아씨... 혹시, 루나마리아씨는"
"네, '벌레를 싫어'해요"
"...그렇구나, 뭔가, 의외네요"
"'벌레 같은 하등하며 어리석은 존재는 이 세상에서 멸종해야 된다' 고 말했어요"
"그렇게나!?"
그렇군, 근데, 그 루나마리아씨가 벌레를 싫어할 줄이야... 매우 유용한 정보를 얻었다.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는, 이 정보를 잘 활용하도록 하자...
"아, 참고로 리리아씨는 괜찮아요?"
"네, 저는 전혀 문제 없어요. 지크도 숲에서 자라서 괜찮아요"
"흠... 참고로, 리리아씨도 뭔가 싫어하는 거 있어요? 아, 억지로 대답은 안 해도 되는데요..."
그냥 흥미가 생겨서 물어본 거고, 대답하기 싫으면 억지로 답할 필요는 없는데, 리리아씨는 우물쭈물 부끄러운 듯 몸을 움직이며,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스트...에요"
"네?"
"...고스트나 언데드족... 인간이랑 비슷하게 생기면 괜찮은데... 무, 무서운 건..."
"..."
어? 뭐라고? 무서운 걸 싫어해? ...뭐지 이 사람 이렇게 귀여웠나? 천사? 천사인가?
빛마저 느껴지는 리리아씨의 귀여움에 압도되어, 몇 초 동안 말을 잃었다.
서로 익숙해져서 그런지, 먹이를 거는 데 조금 당황하면서도 준비를 완료하고, 옆자리에 앉아 낚시 바늘을 던졌다.
"...리리아씨, 뭔가, 좋네요. 이런 거"
"네. 느긋하게 있을 수 있고... 마음이 편해져요"
"확실히, 서로 요즘 바빴으니까요"
"네... 아, 그러고 보니 카이토씨, 요즘 별로 잠을 못 잔 거 아니에요?"
느긋하고 조용히 시간이 흘러간다... 그런 감각을 맛보며, 온화하게 대화를 하고 있는데... 엄청 핵심을 찌르는 화제가 날아와서 꿈틀 몸이 움직였다.
여, 역시 졸려하는 게 들켰나, 아니, 애초에 리리아씨한테는 오르골을 줬으니, 뭘 했는지는 이미 들켰을텐데...
"...너무, 걱정 끼치지 마세요. 카이토씨가 노력해주는 건, 엄청, 정말 엄청 기뻐요... 하지만, 걱정이에요"
"네... 근데, 그건 저도..."
"...네?"
"리리아씨도, 언제나 언제나, 늦게까지 일을 너무 많이 하는 거 아니에요?"
"윽, 그, 그런 말을..."
분명히 이번은 나도 무리를 해서 쿠로한테도 혼났다.
다만 무리에 관해서는 리리아씨도 남 얘기를 못 할 거다. 매일 리리아씨는 누구보다 늦게 자고... 적어도 내가 아는 한에서는, 밤에 집무실 앞을 지나갈 때는 항상 불이 켜져 있었다.
그 것을 지적하자, 리리아씨는 아픈 곳을 찔렸다는 듯이 쓴웃음을 지었다.
"가주인 리리아씨가 바쁜 건 알겠고, 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는 건 아닌데... 역시 걱정이에요"
"윽, 네... 조심할게요"
"네. 그리고, 저도 조심할게요"
"...후후후"
"아하하"
뭐지 이건, 둘 다... 비슷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서로 무리를 하지 말라고 걱정하는 상황이 뭔가 이상해서, 나도 모르게 리리아씨와 같이 웃었다.
아, 정말, 뭘까 이건... 별로 특별한 대화를 하지 않는데도, 엄청 즐겁고 신선하다... 역시, 뭔가, 이런 건 좋구나.
잠시 그대로 느긋하게 낚시를 즐기고 있었는데... 곤란한 사태가 발생했다. 역시 여행에 트러블은 생기게 마련인 것 같다....
"... 아, 또"
"...으으"
내가 손에 든 낚시대가 흔들려, 또 물고기를 낚았다... 왜 이렇게 된 거지?
낚시를 시작하고 몇 시간이 지나, 지금 나와 리리아씨의 낚시 결과는 명백한 차이로 벌어졌다.
나는 이미 준비한 물통에 물고기가 들어가지 않게 돼서, 지금은 잡으면 그대로 놔 주고 있는 상황.
반면 리리아씨 물통은, 너무나도 깨끗한 물만 들어있다... 왜 이렇게 된 걸까.
"왜, 왜, 저만 한마리도..."
"아, 아니, 이런 건 운이니까요,..."
"무, 물고기마저 끌어들이다니... 역시, 카이토씨는 대단해요"
"아니, 이상한 감동을 하지 말구요"
아무래도 오늘 나는 이상하게 운이 좋은 듯, 정말 곤란할 정도로 물고기가 잡힌다. 어쩌면 어부가 되면 크게 될지도 모른다고, 그런 오해까지 할 레벨이다.
걱정이었던 건, 내가 이렇게 잡는데 전혀 안 잡히는 리리아씨인데... 아무래도 반응을 보니, 리리아씨는 리리아씨 나름대로 즐기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다시 먹이를 낚시 바늘에 걸 때, 움찔 하고 리리아씨 낚시대가 움직였다.
"어? 아!? 와, 왔어요! 어? 어? 이거, 어떡하지..."
"괘, 괜찮아요! 침착하고... 이 물고기는 잘 잡히는 것 같으니까, 타이밍을 보고 '힘껏' 당기세요"
"아, 알았어요... 힘껏, 이죠..."
어라? 뭐지 지금, 등에 오한이 드는데... 아, 망했다 이거, 위험한 거다.
그렇게 판단한 순간, 리리아씨는 낚시대의 움직임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스피드로 당겨... 순간 호수의 물이, 폭발이라도 일으킨 것처럼 솟아올랐다.
"!? 리리아씨!!"
"어? 꺅!"
그건 거의 반사에 가까운 행동이었는데, 나는 바로 리리아씨를 감싸듯 몸을 덮어, 날아온 물을 전신으로 받았다.
여름이긴 해도, 물을 뒤집어쓰니 꽤 춥다...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 리리아씨 목소리가 들려왔다.
"!? 카, 카이토씨! 죄송해요, 저... 힘조절을 못 해서"
"아니요, 지금 건 제가 잘못 말을 했어요... 물은 안 맞았나요?"
"아, 네, 카이토씨가 지켜줘서... 조금밖에 안 묻었어요"
"다행이다"
어떻게든 리리아씨가 물을 안 맞도록 지켜내서 후 하고 숨을 뱉었다.
이걸로 리리아씨가 젖었다면... 분명 하얀 원피스 같은 리리아씨 옷은, 죄다 비치고, 리리아씨는 엄청 부끄러워할 거다... 다행이다. 아니, 별로, 좀 유감이구나 하는 생각은 안 했다.
젖은 몸을 천천히 일으켜, 리리아씨에게 튀지 않도록 조금 떨어진 후 머리카락의 물을 털었다.
"그럼, 잠깐, 저는 옷 갈아입고 올게요..."
"아, 네. 죄송해요"
"아니요, 신경 쓰지 마세요... 그럼, 바로 돌아올게요"
"네... 아, 카이토씨!"
"...네?"
옷을 갈아입기 위해 일단 오두막으로 돌아가려고 한 나를 리리아씨가 불러세웠다.
내가 돌아보자, 리리아씨는 붉은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우물쭈물 몸을 움직인 후... 조용히 그 말을 했다.
"...지켜줘서... 고마워요. 카이토씨, 정말, 멋졌어요"
"아, 고맙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여행 둘째 날은 리리아씨와 함께 느긋하게 낚시를 즐겼어. 살짝 해프닝이 있었지만, 어떻게든, 아주 조금은―― 남자다운 면을 보여줄 수 있었으려나?
카이토 : 아무래도 오늘 나는 이상하게 운이 좋은 듯
오늘 X 맨날 O
아무래도 아리스랑 제국 갔을 때 도박으로 특수 개체 베히모스 따 온 걸 잊어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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