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평화

이세계는 평화 224화

레이빈 2018. 8. 2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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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224화 : 감사의 마음을 전했어




바람의 달 13일. 의도치 않게 리리아씨와 둘이서 지내게 된 피서지 카렐에서의 휴양은, 처음에는 큰 트러블이 발생했지만 그 후는 매우 느긋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어서, 나도 리리아씨도 휴식을 즐긴다는 원래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아마리에씨의 파티 이후 조금 어색했던 상황이 잘 해소된 것.
파티 이후 애인이 됐지만 리리아씨가 긴장을 해서 별로 대화를 못 했는데, 3일 같이 카렐에서 시간을 보내고, 그 때 리리아씨의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돌아올 때는 평소처럼... 아니, 전보다 더 가깝게 대화를 할 수 있게 됐다.

그런 의미로는, 이번 일을 뒤에서 조종한 루나마리아씨한테도 감사해야 하겠다.
뭐, 애초에, 그 루나마리아씨는... 돌아오자마자, 리리아씨한테 싸대기를 맞고 '벽에 묻혔는데... 이야~ 몰랐어, 사람 몸은 반쯤 벽에 묻히기도 하는구나...
뭐, 루나마리아씨는 1시간 후에는 멀쩡해져 있었는데... 이 세계 인간 장난 아니다. 내가 저런 싸대기를 맞으면 머리가 물리적으로 날아갈 거다... 절대, 저렇게까지 리리아씨를 화나게 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자.

"...좋아, 벨, 깨끗해졌다"
"가우!"
"린도 도와줘서 고마워"
"큐이!"

그런 생각을 하면서, 벨의 브러싱을 끝냈다.
도와준 린에게 고맙다고 하자, 날아온 린을 가슴에 안고, 엎드려 있던 벨에게 기댔다.
매일 브러싱을 하고 씻기는 걸 빼먹지 않아서 벨의 털은 내 자랑 중 하나다. 매우 부드럽고 푹신푹신해 기분 좋다.

도와준 상으로 린한테는 말린 고기를 먹여주면서, 잔디에 앉아 벨의 푹신푹신한 털에 몸을 묻고 있을 때, 발소리가 들리고 지크씨가 다가왔다.

"수고하셨어요. 카이토씨"
"지크씨도, 수고하셨어요. 경비 일은 끝났어요?"
"네, 이번에는 밤 근무라서, 방금 끝났어요"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하고, 지크씨는 손에 든 마실 것을 나한테 건네주며 옆에 앉아도 되는지 물어봤다.
물론 거부할 이유가 없으니 승낙하자, 지크씨는 우아한 움직임으로 잔디에 낮아 나와 마찬가지로 벨에게 기댔다.

"하아, 벨짱의 털은 기분 좋네요"
"네, 브러싱을 안 빼먹고 있으니까요"
"가우!"

느긋하게 대화하면서, 말린 고기를 다 먹은 린을 무릎 위에 앉히자, 배가 불러 졸린 건지 린은 그대로 내 무릎 위에서 몸을 둥글게 말고 자기 시작했다.
벨은 잠은 안 자는데, 느긋하게 엎드린 상태라는 건, 졸린 걸지도 모르겠다.

뭐 확실히 낮잠을 자기에 좋은 날씨니까, 그 마음은 잘 알겠는데...

"...흐아... 아, 죄송합니다"
"아, 지크씨는 야근을 했잖아요. 졸린 게 당연하죠"

지크씨가 작고 귀엽게 기지개를 켜서 그걸 바라보자, 밤 경비 당직을 해서 그런지 조금 졸려 하며 눈을 비볐다.
그런 귀여운 모습에 미소가 지어지며, 나는 지크씨에게 말을 걸었다.

"이대로 낮잠을 자도 되지 않을까요?"
"그건... 매우 매력적인 제안이네요"
"아, 근데 그 전에..."
"무슨 일이세요? 카이토ㅆ――어?"

마침 좋은 타이밍이다 싶어, 나는 매직 박스에서 작은 나무 상자... 지크씨를 위해 만든 오르골을 꺼내 들어 건넸다.
지크씨는 완전히 허를 찔린 듯한 모습이다. 눈을 크게 뜨고 받아 든 오르골을 바라본다.

"...이건?"
"어, 오르골이요"
"오르골? 네? 하지만, 그건 리리한테..."
"아, 네. 물론 리리아씨한테 준 거랑은 다른 거에요. 그, 지크씨한테는 언제나 신세를 지고 있고, 이번 일도 도와줬으니까... 그 답례에요"

그런 내 말을 듣고, 지크씨는 몇 번이나 내 얼굴과 오르골을 번갈아 본다.
지크씨에게 준 오르골은, 리리아씨에게 준 것과 달리 에메랄드 같은 녹색 보석을 중심으로 만들었다.
기동시키면 마수정의 빛이 비쳐, 엘프족의 문장인 나무와 활이 떠오르는 구조다.
뭐, 아무래도 시간이 부족한 데다 어디로 가야 되는지를 몰라서, 보석은 가게에서 산 걸 썼지만...
곡도 지크씨에게 맞는 걸 아리스가 작곡해줬다. 광대하며 녹음이 짙은 대자연이 느겨진다. 어딘가의 민요가 떠오르는 곡조다.

"...ㅈ, 제가, 받아도 되나요? 아니, 저는 그런... 대단한 도움을 준 것도 아닌데..."
"그렇지 않아요. 제가 바쁠 때 벨이나 린을 돌봐주고, 작업 중에도 먹기 좋도록 연구한 식사도 줬잖아요. 덕분에 힘이 났어요. 정말 고마워요"
"...!?"

솔직하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하자, 지크씨는 놀란 듯, 그러면서도 기쁜 듯한 표정을 하고, 건네준 오르골을 양 손으로 가슴 앞에서 소중하게 끌어안았다.

"...감사...합니다. 소중히 간직할게요"
"네"
"...이건, 그, 어떡하죠... 기뻐서, 생각대로, 말이 안 나와요"

볼을 붉히며 눈을 적시는 지크씨는 무슨 말을 할 지 고민하듯 몇 번이나 눈을 굴리고, 그래도 결국 뭐라고 해야 할 지 몰랐는지 한 번 숙인 얼굴을 든 후 살짝 내 어깨에 기댔다.
아름다운 붉은 색 머리가 살짝 흔들리며, 어깨에 기분 좋은 무게가 느껴지고... 지크씨는 천천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 민폐일지도 모르지만... 조금만, 응석을 부려도 될까요? 지금은, 당신 가까이에 있고 싶어요"
"네. 민폐라니 전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기뻐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지크씨는 내 어깨에 기댄 채로,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았다.
기분 좋은 침묵이 흐르며, 행복한 마음이 가슴 가득해졌다.

"...행복하네요"
"...네"

그 이상 말은 필요 없고, 그냥, 그렇게, 옆에 서로가 있다는 안심감을 느끼며, 따뜻한 햇빛과 살짝 부는 바람에 몸을 맡겼다.

어머니, 아버지―― 피서지에서 돌아와,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해, 이번 일에 협력해준 사람들에게 선물을 가져가려고 해. 일단 처음으로 지크씨에게――감사의 마음을 전했어.




아....

오르골 만든 개수가 한두개가 아닌데......

/surre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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