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평화

이세계는 평화 236화

레이빈 2018. 12. 3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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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236화 : 지옥 같은 천국을 극복해야 해




바람의 달 28일. 그 날, 나는 절망 속에 있었다.

어쩌면 이런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예상은 했지만, 드디어 이 날이 오고 말았다.


그렇다, 그건 리리아씨 저택에서 저녁을 먹고 있을 때 일어났다.

나는 먹던 그릇에 포크를 두고,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카이토 선배? 왜 그러세요?"

"아, 어어, 아니, 식욕이 없어서..."

"괜찮으세요 카이토씨? 뭔가, 얼굴색이..."

"아, 아니, 괜찮아"


가까이 앉아 있던 히나짱과 아오이짱이 걱정스럽게 말을 걸어오는데, 나는 쓴웃음을 짓는 게 최선이고, 몸 속을 기어다니는 듯한 불쾌감을 숨기지 못했다.

그리고 그건 리리아씨에게도 전해진 듯, 리리아씨는 당황한 모습으로 나에게 달려왔다. 이게 나에게 최대의 오산이었다.


"카이토씨!? 괜찮으세요? 어딘가, 몸 상태가..."

"아, 아니..."

"깜빡했어요. 아무리 축복 덕분에 병이 안 걸린다고 해도, 피로에서 오는 몸살은... 루나!? 바로 의사를 불러 오세요!"

"네? 아, 아니!?"


어라? 위험하다, 뭔가 엄청 일이 커지는 것 같다. 아니아니, 리리아씨 너무 걱정이 과한데... 식욕이 좀 없는 정도로 의사라니 너무하잖아!?

그, 그것보다, 어, 어떡하지, 이 흐름... 왜 이렇게 된 거지?


"아가씨, 유감스럽지만 시간이 이런데다 미야마님도 그렇게까지 증세가 심한 것 같지는 않으니... 일단, 오늘은 안정을 취하며 상태를 보는 게 어떨까요?"

"그, 그래요! 저, 저도 그게 낭르 것 같아요"


이번에만큼은 루나마리아씨에게 따봉을 날려주고 싶다. 멋진 커버... 이거라면 리리아씨도...


"안 돼요! 그러다가, 카이토씨가 '죽어버리면' 어떡해요!?"

"안 죽거든요!? 어? 나 그렇게 중증이야!?"


걱정이 심한 리리아씨는 좀처럼 납득을 해 주지 않아, 왠지 모르겠지만 걱정을 받고 있는 나까지 반대편에 서서 루나마리아씨와 함께 리리아씨를 말렸다.

그러자 겨우 리리아씨도 납득을 해 줘서, 나는 한 밤의 절대 안정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내일이 돼도 몸이 회복되지 않으면, 의사를 부른다는 결론이 났다.







내 방 침대에 누워, 이마에 젖은 수건을 올린 상태로 생각했다.

왜 이렇게 된 걸까? 마, 말할 수 없다, 이제 와서, 사실은 '몸 상태가 안 좋은 게 아니'라니, 말을 못 꺼낸다...

아니, 애초에 나 몸 안 좋다고 말 안 했잖아!? 식욕 없다고 말했을 뿐인데 이렇게 환자 취급이야!? 정말 왜 이렇게 된 걸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대, 조용했던 방의 문이 확 열렸다.


"카이토군!? 괘, 괜찮아!? 몸 상태 안 좋다고 해서, 서둘러 왔는데!?"

"...어디서 그런 정보를..."

"샤르티아가... 아, 맞다! 과일 가져왔어! 먹을래?"

"어? 고, 고마――아니 너무 많아!? 뭐야 이 양은!?"


방에 뛰어들어온 쿠로는, 엄청 당황하며 검은 코트 안에 손을 집어넣어... 방의 반을 채울 정도의 과일을 꺼냈다.

그리고 과일의 산을 등지고, 쿠로는 안절부절 못하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침대에 누워 있는 내 근처로 다가왔다.


"괜찮아? 어디 아파? 물 갈아 줄까?"

"아, 아니, 진짜 괜찮으니까..."

"그, 그래? 다행이다..."


내 괜찮다는 말을 듣고, 쿠로는 후 하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작은 의자를 꺼내 침대 옆에 앉았다.


"근데, 갑자기 몸 상태가 안 좋아지다니... 역시, 피로가 쌓인 걸까? 충분히 쉬어야 돼"

"...아, 아니, 그게 그...쿠 쿠로..."

"응?"

"사, 사실 나... 몸이 안 좋은 게 아닌데..."

"...어?"


이제, 아무래도 양ㅅ미의 가책이 한계였다. 상대가 쿠로라는 것도 영향을 끼쳤겠지만, 이제 더 이상 숨기지도 못하겠어서, 나는 천천히 진짜 사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어, 어...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카이토군은 '싫어하는 음식'을 먹기 싫어서 식욕이 없다고 했더니, 다들 오해를 했다는 거야?"

"...네...그 대로입니다"


당장이라도 사라져버리고 싶을 정도로 부끄럽다... 그렇다, 결국, 이번 일의 원인은 전부 그거다.

사실, 나는... 스스로 애 같고 한심하지만, '피망'을 싫어한다.

응, 그것만은 옛날부터 못 먹겠다. 어릴 때 싫었던 게 강해서 그런지, 아무래도 그 맛에는 거부반응이 생긴다.


원래부터 걱정은 했었다. 이 세계에는 리플 열매라든가, 내가 있던 세계의 것과 이름만 다른 식재료가 있다.

그래서, 어쩌면 피망도 어딘가에 있는 거 아닐까 경계는 하고 있었는데, 여기 와서 꽤 날이 지났는대도 본 적이 없어서, 좀 마음이 풀려 있었다.

그리고 모르는 새에, 오늘 저녁 식사에 들어 있던 피망을 입에 넣고... 입 안에 퍼진 너무 싫은 맛을 인식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솔직히 싫어하는 거라고 말을 하면 좋았을지도 모르지만, 후배 여자애가 둘에 애인이 있는 앞에서, ㅍ치망 싫어한다고 말을 하는 건 너무 부끄러워서, 되지도 않는 자존심이 방해를 했다.


...미안, 아오이짱, 히나짱... 얼굴 색이 안 좋았던 건, 그냥 피망이 싫어서 그런 거야.

...죄송해요, 리리아씨... 식욕이 없었던 건, 피망을 먹기 싫어서에요.


"으, 으~응. 리리아짱이 성급하게 판단한 것도 문제지만... 카이토군, 걱정 끼쳣으니까 꼭 사과 해야 돼"

"...응"

"뭐, 그래도, 카이토군이 멀쩡해서, 정말 다행이야"

"...쿠로"


쿠로는 내 얘기를 듣고 황당한 표정을 했지만, 바로 상냥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 직후, 쿠로의 코트가 펄럭여, 뭔가 조리대 같은 형상으로 변함과 동시에, 쿠로도 앞치마 모습으로 변했다.


"저녁을 제대로 안 먹었으면, 배 고프지? 좀 기다려. 엄청 잘은 못하지만, 뭔가 만들어 줄게"

"으으, 고마워. 쿠로"

"후후, 나는 카이토군 애인이니까"


그렇게 말하며 활짝 웃은 후, 쿠로는 고기나 계란을 꺼내 요리를 시작했다.

나도 이제 누워 있을 의미는 없으니 일어나, 쿠로의 요리를 바라보기로 했다.


쿠로는 익숙한 손놀림... 적어도 나보다는 몇 단계나 잘 하는 요리를 해 나가, 바로 방 안에는 맛있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으~음, 앞치마를 입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한데, 뭔가 가정적인 느김으로... 이런 쿠로도, 뭔가 좋다...


그리고 잠시 후 요리가 완료된 듯, 쿠로는 작은 주사위 모양 고기가 들어간 오믈렛을 내 앞에 뒀다.

반숙 느낌의 오믈렛에 향기롭게 구워진 고기가 액센트가 되어, 매우 맛있어 보인다.


"자, 먹어"

"잘 먹겠습니다"


저녁에 거의 손을 못 대서 배가 상당히 고프기 때문에, 바로 인사를 한 후 오믈렛을 입에 넣었다.

부드러운 계란이 절묘하게 고기를 감싸, 씹을 때마다 육즙이 흐르는 고기가 씹히는 맛과 함께 행복한 맛을 입 안에 가득 퍼뜨린다.


"맛있어..."

"정말? 다행이다~"


계란이 고기의 맛을 높여, 고기도 또한 계란의 상냥한 풍미를 끌어내는 듯한 맛의 하모니.

이건 정말 맛있다. 특히 고기가 좋다. 무슨 고기일까 이건? 소고기 같기도 하고, 전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깊은 맛이 나고, 그러면서도 특이한 게 아닌 깔끔한 뒷맛.

그 맛에 빠질 것 같은 맛에 흥분하며, 나는 쿠로에게 물었다.


"쿠로, 이 엄청 맛있는 고기는 무슨 고기야?"

"응? 어 '자이언트 맨티스' 고기야"

"풉!?"

"카이토군!?"


어? 잠깐만? 지금 뭐랬어? 자이언트 맨티스? ...맨티스라니... 사마귀? 곤충?

쿠로의 말을 이해한 순간 온 몸에서 대량의 땀이 흘렀다.

이, 이제 싫어, 이 세계 고기... 나, 꽤 이 세계에 익숙해진 것 같은데, 식문화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너무 빨리 먹었어? 천천히 먹어야지..."

"으, 응..."


어, 어떡하지... 뭔가, 사마귀 고기라는 걸 안 순간, 그릇이 엄청나게 무거워진 느낌이다.

하, 하지만, 쿠로가 모처럼 만들어 준 요리... 나, 남길 수는 없다.

머, 먹을 수밖에 없나?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다 먹고 나서 물어볼 걸 그랬다...


그런 생각을 하며 각오를 다지려고 하자, 문득 쿠로가 뭔가를 생각해낸 것처럼 손바닥을 쳤다.


"맞다! 까먹었다... 샤르티아가, 카이토군이 기뻐하는 식사법을 알려줬어!"

"...어?"

"ㅁ, 뭐, 좀, 부끄럽긴 한데..."


아리스가 알려준 정보? 뭐야 그거, 뭔가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맞다. 아이시스씨였어!

어ㅏ? 그건 즉 그거라는 거지? 아~ 지? ㅁ, 뭐, 하지만 그 정도라면...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상하며, 쿠로에게 그릇을 건네자... 어째선지 쿠로는 오믈렛을 조금 잘라, '지기 입'에 넣었다... 어? 왜?


그리고 예상 외의 행동에 경직된 나에게 빠르게 다가와, 슥 하고 손을 뻗어... 얼굴을 들이밀고...


"응..."

"으읍!?"


쿠로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고, 직후에 입이 열리는 감각과 함께, 입 안에 쿠로의 혀와 함께 오믈렛이 밀려들어왔다.

이, 이이, 이건 설마... 입으로 옮기는... 아, 안 돼 이건, 머리가 녹아버릴 것 같다... 뭔가, 입 안이 엄청 단 느낌이다.


"...어, 저기... 어, 때? 맛있어?"

"어? 아, 어, 으, 응"


쿠로에게는 미안한데... 맛을 모르겠어!? 아니 아리스!? 걔는 왜, 하필이면 이런 방법을...


"다행이다~ 아직 '잔뜩' 있으니까! 내 입이 작으니까 조금씩이긴 한데... 꼭 '전부' 먹여줄게!"

"..."


쿠로는 조금 부끄러운지, 귀엽게 볼을 붉히며 밝은 미소로, 사형선고 같은 말을 했다.

천국과 지옥이 동시에 찾아왔다!? 어, 어떡하냐 이거... 어떻게도 못 한다.

문은 과일 산으로 막혀 있고, 쿠로는 남은 오믈렛을 전부 입으로 먹여줄 생각이고... 아, 안 되겠다 이거. 도망 못 치겠다.


어머니, 아버지――사소한 허세가 생각지도 못한 일을 일으켰어. 리리아씨네한테는 내일에라도 사실을 말하고 사과하겠지만... 지금은 일단, 이――지옥 같은 천국을 극복해야 해





로리(10000살 이상)이 입으로 먹여주는 사마귀 고기

가능 VS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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