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평화

이세계는 평화 305화

레이빈 2020. 10. 5.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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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305화 : 내 편이 되어주는 것 같아

 


내 옆에 달려와준 리리아씨는, 내 대각선 앞에 서서 대검을 겨누고 쓴웃음을 지었다.

 

"음,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루나나 지크를 데리고 올 걸 그랬네요"

"...이건 이건, 설마 여기서 인간족 최강이라고 불리는 '백장미의 전희' 공이 등장할 줄이야... 정말이지, 그냥은 안 되는군요"

"되, 되도록이면, 그 부끄러운 이명은..."

 

리리아시의 등장에 감탄하며 박수를 치는 젝스씨인데, 그 표정에는 아직 여유가 있다... 아니, 해골이라 표정은 잘 모르겠지만, 뭔가 여유가 있는 느낌이 난다.

 

"...쓸만한 녀석이 왔구나. 잘 됐다... 백장미의 전희"

"...어, 저, 재앙신님... 이, 맞으신가요?"

"그래"

"처음 뵙겠습니다. 방해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힘을 보태겠습니다"

"어중이떠중이라면 방해일 뿐이지만, 너라면 이야기는 다르지... 초대 용자를 막을 수 있겠나?"

 

아무래도 내가 인식하는 이상으로 리리아씨는 유명한가 보다. 시아씨도 리리아씨를 좋게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시아씨는 리리아씨 옆에 서서... 노인씨와 싸울 수 있는지 물었다.

 

"되도록 해 보겠습니다... 설마, 전설의 용자님과 싸우게 될 줄은..."

"방심하지 마라... 겁쟁이긴 하지만, 저것도 전에는 인간 몸으로 백작급을 쓰러뜨린 괴물이다"

"예, 유감스럽지만... 힘 조절할 여유는 없을 것 같아요. 정말, 오랜만입니다... 진심으로 싸우는 건!"

 

순간, 리리아씨의 몸에서 번개 같은 빛이 샘솟았다.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건 마력... 공격용의 마법이 아니라, 순수한 마력이었다.

그런 리리아씨의 모습을 보고, 노인씨는 방심하지 않고 일본도를 겨누며 말을 했다.

 

"...소문으로는 들었지만, 이 눈으로 보는 건 처음이네요. 이게 '고밀도 마력 체질'...이군요"

"일반인의 수십배, 술식을 통하지 않고도 눈으로 보일 정도의 마력 밀도를 가진 특이체질... 노인 공, 그녀를 인간족이라고 무시하지 않는 게 좋겠군요. 저건 이미... '인간이라는 종의 특수개체'라고 해도 좋을 겁니다"

"...그러면, 초대 용자님... 어린 몸이지만, 한 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말하고 뇌광을 뿌리며 리리아씨가 대검을 겨눠, 그 움직임에 반응해 노인씨도 일본도 자루를 엄지로 살짝 밀어올렸다.

동시에 시아씨도 대낫을 겨누고, 젝스씨 주위에 있는 마족들도 각자 무기를 손에 들었다.

 

일촉즉발의 상황... 당장이라도 싸움이 일어날 것 같은 찌릿찌릿한 공기 속, 갑자기 그걸 찢는 듯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았다.

 

"잠깐만요~!!"

"...응?"

"...라즈 공?"

 

긴장한 공간에 튀어나온 건, 작은 몸으로 가능한 한 큰 소리를 낸 라즈씨였다.

라즈씨은 이 곳의 중심, 우리와 노인씨네 한가운데로 이동해, 시선을 나를 향해 보냈다.

 

"...카이토군씨"

"라즈씨?"

"...피어 언니는, 잔뜩 잔뜩 고통을 받고 있어요. 울고 있어요"

 

마치 뭔가를 호소하듯, 라즈씨는 내 눈을 빤히 바라보고 말했다.

 

"라즈는 머리는 안 좋아요. 하지만, 피어 언니가 옛날에 나쁜 일을 해서, 계속 그거 때문에 울고 있다는 건 알아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

 

...설득, 인가? 이제 와서 무슨 말을 들어도 물러설 생각은 없다. 그건, 모처럼 협력해주는 시아씨나 리리아씨에게 실례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나도 납득할 수 없다.

하지만 순수하며 올곧은 라즈씨를 강하게 부정하는 건 마음이 아픈데...

 

그렇게 생각하면서 라즈씨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는데, 라즈씨는 한 번 고개를 숙인 후... 강한 결의가 담긴 눈으로 고개를 들고, 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카이토군씨는, 피어 언니를 구해줄 건가요?"

"...네?"

"크롬님을 구해준 것처럼... 피어 언니도... 웃게, 해줄 건가요?"

"..."

 

그건, 설득이 아니라, 마음에서 나온 질문이었다.

소중한 가족을 구해줄 건가, 많은 말을 주고받지 않아도... 그 무거움은 충분히 이해가 됐다.

 

"...반드시라고는, 못 하겠어요. 제가 외부인이라는 것도 이해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대로라면 영원히 변하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해요"

"...카이토군씨"

"구한다, 라는 건방진 말은 못 하겠어요... 하지만, 웃어줬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웃었으면 한다고, 그렇게 생각해요... 피어 선생님도 '다른 한 사람'도..."

"..."

"그러니까, 확실히 약속은 못 하겠어요. 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그렇게는, 생각해요"

 

라즈씨의 말에 진심을 떠올린다... '셋 다' 웃었으면 좋겠다고... 내 말을 들은 라즈씨는, 눈을 감고 뭔가를 생각한 후... 방긋 웃었다.

 

"...알았어요. 그럼, 라즈는 카이토군씨를 응원할 거에요!"

"어? 라, 라즈씨?"

 

나를 응원한다... 그렇게 말하고, 라즈씨는 이쪽으로 이동해서 작은 활을 손에 들고, 나를 보호하듯 앞에 떠올랐다.

그게 우리 편을 든다는 이유라고 이해한 타이밍에, 둘이 더 이쪽으로 이동해왔다.

 

"뭐, 그렇게 됐습니다. 죄송하네요, 젝스 형님"

"라즈 언니, 우리도 여기에 붙을게요"

"아하트군! 에바씨!"

 

뿔이 파란 오우거족... 아하트. 털이 은색인 흑랑족... 에바. 내 지인... 아니, 친구인 둘도, 이쪽에 협력해준다고 말하고, 라즈씨 옆에 섰다.

 

"아하트... 에바..."

"야, 얼굴이 왜 그러냐 카이토. 이상한 것도 아니지... 친구랑 가족, 한 쪽을 고르는 건 불가능해. 그럼, 잘 되면 둘 다 웃을 수 있을 것 같은 네 쪽에 붙는 거지"

"뭐, 우리는 배운 게 없으니까, 리스크네 뭐네 하는 어려운 건 생각 안 하고 살거든. 붙고 싶은 데 붙을 뿐이야. 미안하게 됐네, 젝스 형님"

"아니요,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라... 호호호, 역시, 미야마 공은 무섭군요"

 

어디까지나 여유롭게 웃는 젝스씨인데, 기분 탓일까? 그 표정은 조금... 기쁘게도 보였다.

 

어머니, 아버지――피어 선생님을 중심으로 대립해, 딱 일촉즉발의 상황... 그 공기를 찢고 말을 건 것은 라즈씨였어. 라즈씨... 뿐만 아니라, 아하트에 에바, 친구인 그들은――내 편이 되어주는 것 같아

 


라즈 너무 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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