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평화

이세계는 평화 316화

레이빈 2021. 1. 11.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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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316화 : 상업 재능도 있는 거 아닐까?

 


 

쿠로와 피어 선생님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아, 나와 노인씨는 잡담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동안 있었더니, 배가 좀 고파졌다.

 

"뭔가 배가 고파졌네요"

"그러게요. 저도 꽤 격하게 움직여서... 부끄럽지만, 공복이에요"

 

피어 선생님 일이 일단락된 것도 있어, 긴장됐던 마음이 풀려 배가 울리기 시작했다.

뭔가 배 속에 넣고 싶은데, 노인씨를 데리고 우호 도시에 갈 수는 없고 그렇다고 돌아가는 것도 꺼려진다.

 

"음, 뭔가 있었을까요?"

 

매직 박스 안에 백미와 단무지 정도라면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매직 박스를 손에 출현시키자, 마침 그 타이밍에 아리스가 나타났다.

 

"...아리스?"

"..."

 

아리스가 말 없이 어디선가 목재를 꺼내들어, 순식간에 손가가 빛나더니 거기에는 꽤나 잘 지어진 포장마차가 완성됐다.

포장마차 간판에는 '아리스짱의 맛있는 노점'이라고 적혀 있다.

 

"참고로 가격은 '출장비 포함'으로 특별가격이에여!"

"..."

 

...이 녀석. 잠깐 사이에 장사 실력이 늘었잖아... 섬세하게도 카운터에는 의자 2개도 놓여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바가지 씌울 생각이 가득해 보이지만, 슬프게도 지금 우리에게는 효과가 절대적이다.

 

나와 노인씨는 얼굴을 마주보고, 둘 다 포기한 듯 한숨을 쉬고 나서 카운터석에 앉았다.

 

"어서오세여~ 자. 이거 메뉴에여"

"...응?"

"어... 환왕님? 이건 대체..."

"적혀 있는 그대로인데여?"

 

아리스가 활짝 웃으며 건넨 메뉴에는 '뭐든지・싯가' 라고만 적혀있었다. 이건 즉 그건가? 먹고 싶은건 뭐든지 만들지만, 가격은 요리에 따라 다르다는 소린가?

하지만, 아리스가 대단하다는 건 알지만... 정말 어떤 거든 만들 수 있을까?

 

그런 내 의문을 알아챘는지, 아리스는 기분 나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어라? 의심하시네여? 그럼, 이렇게 하져... 제가 주문 받은 걸 못 만들거나, 맛이 없으면 '무료'에여. 하지만, 맛있으면... 가격은 '금화 한장'으로, 어떠세여?"

"금화 한장이라니... 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환왕님을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저는, 일식에 까다로운데요?"

 

나와 노인씨가 요구한 요리를 못 만들면 무료. 만들면 금화 한장... 즉 백만엔. 아리스는 정말 자신이 있나 보다.

하지만, 승산이 없다고도 못 하겠다. 이 세계에 없는 요리라면, 아무리 아리스라고 해도 만들 수 없겠지.

 

"...알았어. 받아들이지"

"역시 카이토씨, 센스 좋으시네여~ 그럼, 자 주문하세여..."

"그, 그럼, 저는 '초밥'을 부탁드릴게요"

 

내가 받아들이겠다고 하자, 아리스는 씨익 웃음지으며 주문을 받았다.

그 말에 따라 노인씨가 초밥을 주문하는데... 이건 상당히 좋은 주문이 아닐까? 이 세계에 밥은 일반적이지 않다.

사시미라면 하이드라 왕국에서도 봤는데 초밥은 본 적이 없고, 맛있게 만들려면 기술이 필요하다.

 

이건 노인씨, 해낸 거 아닌...

 

"니기리즈시라면 보통, 상, 특상이 있는데, 어느 게 좋으세여?"

"으음... 그, 그럼, 특상을..."

"네네"

 

하지만 그런 기대를 배신하고, 아리스는 바로 어떤 종류를 원하는지 물어봤다. 이, 이 녀석... 초밥을 알고 있다. 여, 역시 환왕인가...

아니, 아직이다. 아직 맛이 어떤지 모른다. 노인씨는 일식에 까다롭다고 하니, 그렇게 간단히는...

 

그런 생각을 한 직후, 노인씨 앞에는 예쁜 그릇에 담긴 초밥이 나왔다.

그리고 그걸 본 노인씨는... 말 없이 주머니에서 금화를 꺼내 카운터에 냈다.

 

"...졌습니다"

"감사여~"

"어? 노, 노인씨!? 아직 안 먹었는데요!?"

"...안 먹어도 알 수 있어요. 이건 무조건 맛있는 거에요..."

 

라고 생각했는데 순식간에 패배했다!? 일식파인 노인씨가, 보기만 해도 무조건 맛있을 거라고 평가하는 초밥... 아리스, 뭐 이렇게 무서운 녀석이.

 

"자, 카이토씨는 뭐 드실래여~?"

"으윽... 큭, 나, 나는..."

 

초밥은 안 되나... 그럼 뭐지? 이 세계에 없는 요리... 생각해내라, 나도 반년간 이 세계에 와서 지냈다. 게다가 쿠로한테 받은 가이드도 봤고, '그것'이 없다는 건 알고 있다.

 

"...'라멘'..."

 

그렇다. 이 세계에서 면이라고 하면 파스타... 솔직히 그 이외의 면 요리는 본 적이 없다. 라멘집이 없다는 것도 확인했다.

왜냐하면, 내가 라멘을 먹고 싶어서 쿠로의 가이드북을 보고 찾았는데 못 찾아서 침울해졌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이거라면 충분 승산은...

 

"맛은 뭘로 하실래여? 소금? 미소? 쇼유? 톤코츠? 파이탄? 탄탄멘도 괜찮아여"

"...뭐...큭... 톤코츠 쇼유..."

"면은 얼마나 익힐까요?"

"...조금 덜"

"네네"

 

...안 되겠다. 이 녀석 알고 있다... 아, 아니, 아직 맛이 어떨지는 몰라!

어쩌면 맛이 없다는 것도... 소수점 이하의 확률이라도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조금 후, 내 앞에 맛있어 보이는 향과 함께 라멘이 나왔다.

 

"자, 드세여~ 서비스로 차슈 많이 얹었어여"

"고, 고마워... 잘 먹겠습니다"

 

한창 먹을 나이 남자인 나에게 있어 기쁜 배려... 안 되겠다. 이 녀석을 이기는 미래가 보이지 않아. 아니 그것보다, 숟가락 젓가락까지 같이 있는데...

 

나는 숟가락을 손에 들어 바들바들 껄며 국물을 마시고... 면을 한 입 먹은 후에... 말 없이 금화를 꺼내, 카운터에 내려놨다.

 

"...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열받지만 엄청 맛있다!? 씨익 웃는 얼굴이 열받지만, 불만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다!!

오랜만에 라멘을 먹는 것이기도 해서, 진한 국물이 면에 얽히고, 두껍게 썰린 차슈도 육즙이 흘러 불만을 말할 여지가 없다.

이건, 완전한 패배다... 패배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완패다.

 

"...그, 아리스"

"뭔가여?"

"...혹시, 소고기 덮밥이나 햄버거다 만들 수 있어?"

"지금이라면 '동화 한장'으로, 매직 박스에 넣어서 방문 포장 가능하세여"

"...비싸다. 살게"

"감사합니다~"

 

하나에 만엔... 매우 비싸긴 한데, 먹고 싶다.

특히 소고기 덮밥이나 햄버거 같은 거, 가끔 엄청 먹고 싶어지기 때문에 정말 사고 싶다.

 

"아, 참고로 일본식 과자도 취급하고 있어여! 도라야키 같은 것도 있어여"

"살게요!"

 

그리고 노인씨도 달라붙었다!?

응, 이거 완전, 안 되겠다... 완전히 아리스의 독무대다. 하지만, 사게 된다... 못 이겨.

 

어머니, 아버지――뭐라고 해야 좋을까, 아리스의 고스펙을 확실히 느끼는 것과 동시에... 전율했어. 사실 아리스는 그 잡화점의 모습은 연기고, 사실은――상업 재능도 있는 거 아닐까?

 


초밥은 모르겠고 라멘은 맛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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