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평화

이세계는 평화 324화

레이빈 2021. 3. 14.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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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324화 : 돈 잘 버는 방법을 생각해 왔구나

 


빛의 달 21일. 육왕제도 다가와, 오늘은 리리아씨와 옷을 사러 가기로 했다.

생각해 보면 리리아씨와는 지금까지 몇 번이나 같이 외출을 했는데, 단둘이서 데이트라는 명목으로 나가는 건 처음이다.

전에 피서지에서 묵었을 때는, 반쯤 함정에 빠진 거였으니까...

 

"...기, 기다리셨죠"

"아, 아니요... 그 옷, 엄청 잘 어울려요"

"고, 고고, 고마워요"

 

리리아씨는 평소처럼 움직임을 중시해 발쪽이 살짝 열려있는 바지가 아니라, 긴 치마를 입고 있었다.

그래도 화려한 건 아니고, 차분하고 피트감 있는 디자인으로, 드레스라기보다 조금 화려한 사복 같은 느낌이다. 크림 색도 리리아씨의 금발과 조화되어 잘 어울린다.

 

"그럼, 갈까요"

"ㄴ, 네!"

"...손이라도 잡을까요?"

"소, 소소, 손!? 아, 아니, 그 그그, 그건 좀, 저한테는 난이도가... 조금 더 이따가..."

 

...리리아씨 너무 긴장했다.

내가 봐도 알기 쉬울 정도로 안절부절 못 하고 있는데, 실례지만 보고 있으면 좀 재밌다.

 

뭐, 사실 나도 조금 긴장을 하긴 했지만... 인간은 자기보다 정신을 놓은 사람을 보면 안정된다. 리리아씨가 당황하면 당황할수록, 나는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볼 정도로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리리아씨, 조금 진정하고... 마음을 편하게 가지세요"

"윽... ㄴ, 네. 부끄러운 모습을..."

"아니요, 천천히 익숙해져가요. 자, 그럼 갈까요?"

"네"

 

쓴웃음을 지으며 커버를 쳐 주고, 리리아씨와 쇼핑을 하러 나간다.

하지만, 쇼핑을 하러 가는 것 뿐만으로 이렇게 당황하는데... 이거, 손을 잡고 데이트를 할 수 있기까지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아니, 하지만 전에 피서지에서 손을 잡았던 것 같은데... 의식하면 안 되는 건가? 뭐, 그 부분은 조금씩 익숙해지게 만들어야겠다.

 

 

 

 

 

 

 

옷을 산다고 해도, 별로 많은 가게를 돌아다니는 게 아니다. 리리아씨는 공작이며, 당연히 육왕제에서 입을 옷도 나름대로 격이 요구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공작가의 주인에 걸맞는 옷을 취급하는 가게는 한정된다.

 

이번에 처음 간 곳은, 이 세계에 오자마자 내 옷을 사러 갔던 가게... 리리아씨는, 그 가게에서 좋은 옷을 산다고 한다.

 

"어서오십시... 알베르트 공작님, 방문을 환영합니다"

"예복... 보다 좀 편한 옷을 원하는데요"

"알겠습니다. 조금 기다려 주십시오"

 

이번에 사는 옷은 육왕제에서 입고 다닐 옷이다.

마지막날 파티에는 예복으로 출석하지만, 그 전까지 6일 동안을 예복으로 지내는 건 힘들다. 그렇다고 너무 편한 사복으로는 귀족으로서 표면적으로 별로 좋지 않다.

그래서 사복과 예복 중간 정도의 옷을 사러 온 거다.

 

리리아씨가 익숙하게 요구를 전하자, 점원은 정중히 인사를 하고 가게 안으로 이동해서 몇 점의 옷을 가져왔다.

 

"이것들은 최신 디자인으로 고급감이 있습니다. 매우 예쁜 백색이라, 악세사리와도 잘 맞을 겁니다..."

"음. 하지만 이건 '검을 휘두를' 때 움직이기 힘들어 보이네요"

 

고르는 기준이 그거냐!? 아니아니, 왜 리리아씨 육왕제에서 검을 휘두를 걸 생각하고 있는 거지?

 

"움직이기 편한 거라면, 이건 어떠실까요? 매우 가볍고 잘 늘어나는 소재라, 편안함에는 자신있게 추천드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핑크색은 좀..."

"그러신가요, 그러면 이쪽은..."

 

음. 곤란하다... 전혀 얘기를 따라갈 수 없다.

여자 옷은 잘 모르겠고, 게다가 고귀한 사람이 입는 옷은 전혀 모른다.

 

어떡하지 생각하며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리리아씨가 나를 향해 쓴웃음을 지었다.

 

"이쪽은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으니, 괜찮으면 카이토씨도 옷을 보고 오실래요? 여기에는 남자 옷도 파니까요"

"그러게요... 그렇게 할까요"

 

리리아씨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이고, 나도 자기 옷을 골라야지 하고 시선을 옮기자, 마침 그 타이밍에 점원이 리리아씨에게 물어봤다.

 

"알베르트 공작님, 죄송하지만... 이쪽 남성분은 누구신지?"

"아, 어, 그... 애, 애, 애인이에요"

"그러시군요! 실례했습니다... 제가 견문이 부족해서, 그러시군요, 잘 보니 고귀한 외모이시니, 꽤 이름 있는 분이시겠네요"

 

...고귀? 누가?

 

"죄송합니다. '귀족님'의 얼굴을 볼 기회가 별로 없어서, 보고도 알지 못했습니다. 무례를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

 

...귀족? 아, 아, 그렇구나... 공작인 리리아씨 애인이니까 당연히 귀족일 거라고 생각한 건가... 내 어디에 귀족 요소가 있나 캐묻고 싶긴 하지만, 괜히 부정해봤자 얘기를 길게 끌 뿐이니까 적당히 호응하고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리리아씨와 이야기를 하는 사람과는 다른 점원이 와서, 나에게 옷 설명을 해 주는데... 솔직히, 별로 와닿는 게 없었다.

그것도 어떤 의미로 당연한게... 내가 지금 입는 옷은 아리스가 만들어준 거기 때문이다. 솔직히 아리스의 센스와 기술은 초일류급인데다, 심지어 내 취향에 맞춘 것이라서 그걸 넘는 건 좀처럼 없다.

 

실제로 아리스 잡화점에서 옷을 사게 된 이후로, 나는 다른 가게에서 옷을 산 적이 없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딘가에서 익숙한 가면의 소녀... 아리스가 내 눈앞에 나타났다.

아리스는 활짝 미소를 짓고 있고, 손에는 30cm²의 작은 나무 간판을 쥐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아리스짱 특제 핸드메이드 옷~육왕제 사양~3벌 세트・백금화 한 장' 이라고 적혀 있었다.

 

일본 돈으로 환산하면 1000만엔... 이 자식... 어제 노점 일로 맛을 들였구나. 완전히 타겟을 나한테 맞추고 있다.

가게를 열고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때 필요한 걸 고가로 제공하는 수법... 열받지만 효과는 절대적이다.

백금화... 하지만 이 녀석이라면 확실히 그 가치 이상의 물건을 만들어 줄 거다... 그러면, 싼 건가?

 

조금 생각한 후에, 나는 말 없이 아리스에게 백금화를 쥐어줬다.

ㅡ러자 아리스는 싱글벙글하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모습을 감췄다... 이걸로 육왕제 날까지는 세 벌 옷이 도착할 거다. 아리스의 센스가 좋은 건 알고 있으니 기대할 수 있겠다.

뭔가 엄청 패배한 기분이 들지만...

 

"...저기, 역시 옷은 됐어요"

"예, 환왕님께 들었습니다. 이쪽에 차를 준비했으니, 느긋하게 쉬고 계세요"

 

...당신도 아리스 부하군요... 이거, 혹시 이 흐름... 전부 아리스의 계산대로였던 건 아닐까?

 

어머니, 아버지 ―― 리리아씨와 쇼핑 데이트가 시작됐는데, 여자가 옷 고르느라 남자가 버려지는 건 어디에나 있는 일인가봐. 뭐, 그건 됐고, 진짜 아리스 녀석 ―― 돈 잘 버는 방법을 생각해 왔구나.

 


편하고 멋진데다 방어력도 좋을텐데 1억이면 뭐

돈은 침대에 누워서 수액만 맞고 있어도 들어올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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