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평화 327화
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327화 : 돈 쓸 데를 생각하자
옷가게에서 우연히 만난 지크씨가 참가해, 나로서는 변칙적인 남자 하나 여자 둘의 데이트를 하게 됐다.
그렇긴 해도 먼저 옷을 고르는 것 부터... 리리아씨는 내가 추천한 것과 맞춰서 5벌 정도 옷을 구입했다.
그리고 지크씨는...
"음... 비, 비싸..."
"지크씨? 심각한 얼굴인데 왜 그러세요?"
"으음. 육왕님 주최인 축제니까 실례가 안 되도록 옷을 사러 왔는데... 역시, 귀족 전문이라 그런지 전부 매우 비싸서요... 좀처럼 결의가..."
지크씨가 보고 있는 옷은 움직이기 편한 바지 타입의 옷. 딱 보면 남자 옷 같게도 보이지만, 색조나 모양이 귀여운 느낌이다.
그리고 가격은 한 쪽이 5000R... 50만엔이고, 다른 하나가 7000R... 70만엔이다. 전부 이 가게에 있는 옷 상하 세트로서는 싼 편이라고 한다.
아리스에게 3벌 1000만엔으로 주문한 나 자신의 감각이 마비되어 있어서 순간 싸다고 생각했지만, 평범하게 생각해 보면 옷 한 벌에 50만엔은 매우 비싸다.
공작인 리리아씨라면 몰라도 지크씨에게 있어서는 좀처럼 손이 안 가는 가격인 것 같다.
참고로 리리아씨가 산 옷은 전부 금화 단위... 수백만이다. 이걸로 예장 정도까지 화려한 건 아니라니까, 새삼스럽게 귀족의 대단함을 느끼게 된다.
...뭐, 아리스한테서 산 내 옷도 넘칠 정도로 고가이긴 하다만...
"지크린데님, 이 옷은 최신 디자인으로 추천입니다만?"
"...멋진 디자인이네요. 가격은... 15000R!? 괘, 괜찮아요"
뭐라고 해야 될까, 응. 내 주변에는 "돈? 그게 뭐야?" 같은 레벨의 부자들이 많아서 그런지, 지크씨의 서민적인 모습은 오히려 신선하다.
하지만, 지금 점원이 들고 있는 옷... 옅은 녹색 모양으로 지크씨랑 어울릴 것 같은데...
"저기, 그 옷 지크씨 사이즈로 맞춰 주실래요?"
"...네? 카, 카이토씨!? 무, 무슨..."
"모처럼이니 제가 선물해 드릴게요"
"그러면, 이 악세사리 등도 이 옷과 어울려서 추천드릴까요?"
"예쁘네요... 그것도 주세요"
"카이토씨!? 아, 안 돼요! 그, 그런 비싼 걸..."
내가 구입해 지크씨에게 선물한다는 걸 전하자, 지크씨는 크게 당황해 말을 걸었다.
"다행히 돈은 많고 딱히 쓸 데도 없으니까요... 그 옷 지크씨에게 어울릴 것 같거든요. 저는 지크씨 애인이니 옷 정도는 사 드릴게요"
"아, 아니요, 하지만... 장식품도 포함하면 30000R을 넘는다구요! 그, 그런 고급품을..."
"아, 리리아씨도 제가 고른 옷은 선물할게요"
"...감사합니다. 그럼, 그렇게 할게요"
"무시!? 리리도 뭘 당연한 듯이!?"
엄청 당황한 지크씨와 달리, 리리아씨는 제안에 미소지으며 감사 인사를 했다. 이런 건 역시 금전 감각 차이일지도 모르겠다.
"...카이토씨의 개인 자산은 평범한 귀족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니까요. 카이토씨, 지금 소지금은 어느 정도신가요?"
"어, 그, 자세히는 안 세봤는데... '백금화 1500장' 정도네요"
"처, 천, 오백..."
전에 몬스터 레이스에서 번 후로도 여러 일이 있어 내 수중에는 점점 돈이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오르골 만들 때 아이시스씨에게 대량으로 받아서 남은 보석류... 양이 좀 많고, 마그나웰씨 비늘 같은 것도 있어 매직 박스 용량이 불안했기 때문에 팔기로 했다.
아이시스씨와의 추억으로 어느 정도는 내가 쓸 용으로 남기고, 만날 때마다 주는 마그나웰씨의 비늘과 같이 아니마와 부하들에게 처분을 맡겼다.
그 결과 내 손에는 대량의 돈이 들어왔다. 부하들에게 특별 보너스를 주고도 아직 산처럼 쌓여 있다... 슬슬 진지하게 쓸 데를 고려해볼 때다.
"...갑자기 나와서 놀래키지 마 멍청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어디선가 아리스가 나타나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입가는 웃고 있어도, 눈은 완전히 '포식자'의 것이다.
그렇게 평소처럼 바보를 손을 움직여 쫓아내고, 뻐끔뻐끔 입을 움직이는 지크씨를 돌아봤다.
"그러니까, 선물하게 해 주세요"
"...으, 으으... 가, 감사합니다. 이 보답은 언젠가 반드시 할게요"
"신경 쓰지 마세요. 지크씨한테 평소에 정말 신세를 지고 있으니까요"
리리아씨에게 내 소지금을 듣고 지크씨는 포기를 해 줬는지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고맙다고 하며 내 요청을 받아들여줬다.
하지만 정말, 내가 그 옷을 입은 지크씨를 보고 싶어서 살 뿐이니까 전혀 문제 없다... 오히려 매우 좋은 쇼핑을 한 것 같다.
몇 번이나 나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리리아씨와 함께 사이즈를 맞추러 가는 걸 배웅한 뒤, 문득 생각이 들었다. 아니마랑 이타 시타는 어떡하지? 이타랑 시타는 그래도 제대로 옷을 준비할 것 같은데... 아니마는... 응. 절대 준비 안 할 거다.
아니마는 아리스에게 초대장을 받았는데도 굳이 '내 동행자'로 참가를 희망할 정도니까... 틀림없이 평소대로 군복이겠지.
하지만, 육왕제까지 시간도 없으니, 지금부터면... 시간 안에 못 맞출 것 같은데.
"...응?"
"..."
그리고 거기서 다시 등장하는 아리스. 싱글벙글 웃으며, 복수의 디자인 그림을 손에 들고 있다.
"...이거랑, 이거, 그리고... 이거도"
"감사함다~"
가격은 나름대로 비싸긴 하지만 품질은 기대할 수 있겠고, 속도도 압도적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매우 도움이 되는 이동 잡화점이다... 뭔가 최근에 진짜 내 전용이 되어가는 것 같지만...
어머니, 아버지 ―― 사양하는 지크씨를 설득해 옷가게 쇼핑을 끝냈어. 시간적으로 다음은 점심이려나? 쿠로의 가이드로 가게를 찾아둬야겠다. 그건 그렇고, 정말로 슬슬 ―― 돈 쓸 데를 생각하자.
푸드트럭에서 5성급 호텔 레스토랑 요리가 나오는 수준
근데 이럴거면 옷가게 왜 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