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평화

이세계는 평화 328화

레이빈 2021. 4. 25.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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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328화 : 매우 즐거운 식사였어

 


 

옷을 다 산 우리는 점심을 먹기 위해 거리를 걷고 있었다. 목표로 하는 곳은 쿠로의 가이드북에 '여성에게 추천'이라고 적혀있던 가게.

 

"...음, 뭔가 카이토씨한테 받기만 해요"

"신경 쓰지 마세요. 제가 좋아서 산 거니까요"

"감사합니다... 에잇"

"허? 억!?"

 

방금 일을 아직도 신경 쓰는 지크씨에게 그러지 말라고 다시 말했다. 그러자 지크씨는 기쁘게 미소를 지은 후, 매우 귀여운 구호를 외치고 내 왼팔을 끌어안았다.

 

"지, 지크!? 대, 대체 뭘..."

"리리, 알겠나요? 저희와 카이토씨는 애인이에요. 이렇게 팔짱을 끼고 걷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거라고요"

"...아, 아니, 당연하지는 않은 것 같..."

"그렇군요, 그, 그랬던 거군요... 이, 이이, 이렇게..."

"리리아씨까지!?"

 

지크씨의 살짝 과장된 말을 바로 믿어버린 리리아씨도, 결심을 하고 새빨간 얼굴로 내 오른팔을 끌어안았다.

양 손을 잡힌다는 엄청난 협공... 순식간에 체온이 올라 얼굴이 뜨거워졌다.

 

양 사이드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 리리아씨는 부끄러워하고 있는지 살짝 강하게 몸을 붙이고 있는데, 무서울 정도로 부드러운 두 언덕이 내 팔을 사이에 끼워 엄청 위험한 상황이다.

지크씨는 리리아씨에 비하면 좀 여유가 있는지 끌어안은 채로 내 손에 자기 손을 겹쳐 깍지를 꼈다. 그리고는 나한테 기대왔다.

 

이, 이건 위험하다... 왜 갑자기 이런 상황이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감촉은 매우 위험하다.

리리아씨, 지크씨... 그 둘 다 놀랄 정도로 부드럽고 따뜻하고 좋은 향기가 난다.

키가 크고 슬렌더형인 지크씨 몸은 딱 틈을 메우듯 내 팔에 밀착해 있어, 내 어깨에 얼굴을 비비는 듯한 자세로 얼굴이 엄청 가까이 느껴진다.

리리아씨는 지크씨 정도로 키가 크지 않지만, 그 가슴에는 매우 대단한 흉기를 갖추고 있어서 그게 밀착하는 걸로 내 팔에 닿아 변형되어 있다.

너무 부끄러운지 내 팔에 얼굴을 숨기는 듯한 행동도 귀여운데, 내 이성이 벅벅 갈려나가는 느낌이다.

 

각자 장점을 가진 미녀에게 양 팔을 잡힌 상황은, 말 그대로 양손에 꽃... 완전히 지금 나는 인싸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즐길 여유는 없고, 양쪽에서 풍겨오는 향기와 온기에 감싸여 어질어질하는 머리를 어떻게든 냉정히 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갑자기 이성에 큰 딜을 당하며, 나는 길거리에서 남들의 시선을 느끼며 레스토랑으로 걸어갔다.

 

 

 

 

 

목적지인 레스토랑에 도착하자 지크씨와 리리아씨는 드디어 내 양손을 해방해 줬다. 위험했다... 뭔가 여러모로 위험했다. 이런 전형적인 애인입니다 같은 상황도, 의외로 이성에 큰 대미지가 들어온다.

 

도착한 레스토랑은 큰 길에서 조금 떨어져 있고 그렇게 가게가 넓은 건 아니었지만, 예쁘고 센스 좋은 테이블이나 의자가 놓여있어 화려한 느낌이었다.

점심시간인데 너무 손님이 없는 건 신경 쓰이지만.

 

테이블에 앉아 점원이 들고 온 메뉴표를 보고 있으니... 그렇구나, 여성에게 추천이라는 이유가 있었다. 계란이나 야채를 쓴 요리가 많고, 샐러드 종류도 풍부하다.

내 편견일지도 모르지만 여자 점심에 잘 맞는 품목... 음, 지크씨 이미지에 딱 맞는 것 같다.

다만, 리리아씨는... 육식이 더 맞는 이미지인데...

 

"카이토씨? 지금, 뭐 이상한 생각 안 했어요?"

"아, 아니요!?"

 

...위험했다. 잘못하면 설교를 당할 뻔했다.

 

살짝 초조해하며 주문을 끝내고 잡담을 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다른 손님이 없어서 바로 요리가 나왔다.

나는 추천 세트를 주문했는데, 오믈렛에 빵, 샐러드에 스프라는 간단하면서도 맛있을 것 같은 구성이다.

뭐 남자인 나는 조금 적어 보이긴 하는데... 부족하면 더 시키면 되니까 일단 먹어야겠다.

 

가볍게 합장을 하고 일단 샐러드부터 먹어야지 싶어 포크를 그쪽으로 향하다... 나는 바로 포크를 뺐다.

 

...보기 싫은 야채가 있다.

 

휘황찬란 존재감을 드러내는 빛나는 촉색 물체... 잘게 썰어 샐러드에 추가된 그것은, 형용할 수 없는 공포를 나에게 주었다.

...피망이다... 중요한 거니까 두 번 말하는데, 피망이다.

 

답이 없다. 유감스럽지만 이 샐러드는 포기할 수밖에 없다. 피망은 무리다. 피망 진짜 무서워. 피망은 멸종하면 좋을텐데...

 

그런 생각을 하며 샐러드를 포기하려는 타이밍에, 옆에서 뻗어온 손이 샐러드가 든 그릇을 잡았다.

 

"...죄송해요. 카이토씨. 저 사실은 '이 샐러드를 정말 먹고 싶었'는데, 주문을 잘못 했어요... 억지를 부려 죄송하지만, 저랑 바꿔주셨으면 좋겠어요"

"네? 네..."

"고마워요"

 

그렇게 말하고 미소를 지으며, 지크씨는 내 샐러드와 자기 샐러드를 교환했다. 지크씨는 추천 세트가 아니고 샐러드를 따로 주문했는데... 내 앞에 놓인 건, 아주 평범한 시저 샐러드였다.

그릇을 교환한 후에 지크씨 쪽을 보니, 지크씨는 찡긋 윙크를 한 후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샐러드를 먹기 시작했다.

 

리리아씨도 별로 피망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상냥하게 평범한 잡담을 하며 식사를 이어갔다.

내 초딩 입맛을 놀리지 않고 오히려 다정한 배려를 해 준다... 새삼 이 둘의 착한 성격이 실감됐다.

...응, 이건 반하겠다. 지크씨도 리리아씨도, 정말 멋진 여성이라, 이 둘과 애인이라고 생각하니 매우 자랑스러운 기분이 됐다.

 

그 날 먹은 샐러드는, 신기하게도... 평소보다 맛있었다.

 

어머니, 아버지 ―― 배려를 하고, 배려를 받고... 호의를 주면 그 호의를 돌려받고... 새삼, 애인이라는 건 정말 좋은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온기라고 하나? 같이 있으면 마음이 안정되는 듯한, 그런 ―― 매우 즐거운 식사였어

 


 

응애 나 애기카이토 피망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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