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평화

이세계는 평화 343화

레이빈 2021. 11. 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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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343화 : 정말 천사같아

 


호숫가, 유카타를 입은 쿠로 일행과 형형색색의 불꽃놀이를 즐긴다.

누가 준비했는지는 모르지만, 원래 세계에서 본 것과 같은 불꽃놀이 세트인데, 정성스럽게 선향 불꽃, 로켓 불꽃, 네즈미 불꽃... 그리고 싸구려 느낌이 팍팍 드는 위로 쏘는 불꽃까지 들어있는 실속 세트다.

 

"불, 붙일게~"

 

조금 떨어진 곳에 둔 쏘아 올리는 불꽃에 쿠로가 불을 붙이고, 조금 후에 작지만 예쁜 불꽃이 튀었다.

...믿어지는가? 여기 '실내'라니까? 진짜 얼마나 상식 밖의 넓이인 거야 여기...

 

"아이시스씨, 선향 불꽃인가요?"

"...응... 이거... 좋아"

 

앉은 상태로 선향 불꽃을 손에 들고 미소짓는 아이시스씨는 매우 좋은 그림이라, 뭔가 운치가 느껴졌다.

 

"쿠, 쿠로씨!? 그건 날아가는 녀석인ㄷ――으햐아악!?"

"아, 미안! 괜찮아?"

"공격을 하다니. 쿠로씨... 먹어라! 불꽃 투척!"

"얍"

"앗, 어!? 반사하지 마세ㅇ――이야아악!?"

"미, 미안..."

 

기획자이기도 하며 가장 즐기고 있는 쿠로인데, 아무래도 그녀는 불꽃에 관해서는 어중간히밖에 모르나 보다.

로켓 불꽃을 손에 들고 불을 붙이고, 아리스가 날아온 그걸 피하는 등... 아이시스씨와 달리 이쪽은 활기가 넘친다.

 

아인씨가 준비해준 수박 같은 걸 먹으면서, 정신 사납고도 즐거운 그 광경을 보고, 나는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졌다.

 

 

 

 

 

 

즐거운 불꽃놀이는 순식간에 끝나, 우리는 너무 넓은 침실로 이동했다.

하지만 아직 자기에는 이른 시간인데, 지금부터 뭘 할까? 하고 생각하고 있으니, 쿠로와 아이시스씨가 조용히 눈싸움을 시작했다.

 

"...둘 다, 준비는 됐지?"

"...네, 언제든지 오세여"

"...덤벼... 내가... 이겨"

 

서로를 노려보는 셋 사이에 찌릿찌릿 불꽃이 터지고, 긴박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어? 뭐야 이거? 왜 갑자기 일촉즉발인 분위기가 된 거지? 다들 아까까지 즐겁게 불꽃놀이 했는데... 위, 위험해! 막아야...

 

"승부는 '도둑잡기'! 진 사람은 '카이토군 옆에서 못 자'... 알았지!"

"...응...승부"

"네, 제가 이길 거에여... 근데, 어라? 카이토씨, 왜 잘라고 해여? 아직 잘 시간 아니에여"

 

...아니야. 이건 자빠진 거라고. 뭐 하는 거야 이 사람들은!? 도둑잡기? 그걸로 '자 결투다' 같은 분위기를 풍긴 거야!?

그보다, 애초에 나는 양쪽에 둘을 데리고 가운데서 자는 건 결정이야?

 

"그럼, 아인! 카드 나눠줘!"

"알겠습니다"

 

멍하니 있는 나에 반해 셋은 진지 그 자체로, 아인씨가 나눠준 카드를 들고 진지한 표정을 했다.

아니, 잠깐만? '나도 카드를 받았'는데? 어? 나도 하는 거야?

당황하며 나도 카드를 들자, 아리스가 이쪽을 보고 씨익 웃었다.

 

"...후후후, 카이토씨. 좋은 걸 알려드릴게여. 아무리 카이토씨의 운이 좋더라도, 이 승부... 카이토씨가 이길 수는 없어여. 아니, 카이토씨라서 더욱... 못 이겨여"

"무, 무슨 소리야..."

"그럼, 시작!"

"야~ 쿠로..."

 

나라서 못 이기는 도둑잡기라는 말의 의미를 물어보려고 했지만, 그보다 빨리 쿠로가 시작 선언을 해버렸다.

참고로, 카드를 뽑는 순서는 쿠로, 아리스, 아이시스씨, 나... 뭐, 참가하는 김에 최선을 다하기로 하자.

 

그렇게 생각하고 도둑잡기를 시작했는데, 아리스가 한 말의 의미는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아리스의 카드를 뽑은 아이시스씨는, 눈에 확 띌 정도로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저거, 무조건 조커를 뽑았구나. 아이시스씨, 너무 알기 쉽다.

 

그리고 내 차례가 돼서 내가 아이시스씨의 카드를 뽑으려고, 한 장의 카드에 손을 뻗자... 아이시스씨의 얼굴이 파악 하고 밝아졌다.

그걸 보고 다른 카드로 손을 옮기자... 당장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은 표정으로 변한다.

 

...아이시스씨. 너무 알기 쉽다. 아니, 도둑잡기 너무 약하다. 완전 조커가 어디 있는지 알아버렸어.

하지만, 어, 이건... 그렇구나... 무리다. 나는 못 이긴다. 왜냐하면 내가 조커 아닌 걸 뽑으면, 아이시스씨가 울어버릴 것 같은 얼굴이 돼버리잖아...

나, 나는, 아이시스씨의 눈물을 댓가로 승리를 쥘 정도로 비정하지 않다.

 

히죽히죽 웃는 아리스에게 진 기분을 느끼며, 나는 아이시스씨의 표정이 밝아지는 카드를 뽑았다.

 

...근데, 어라? 조커가 아닌데? 왜? 그렇게 알기 쉬웠는데...

뽑은 카드는 조커는 커녕 내 패와 페어가 되는 카드였고, 그 덕분에 나는 앞으로 두 장... 다음은 쿠로가 내 걸 뽑으니까, 실질적으로 하나 남는다.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아리스도 내가 조커를 뽑은 줄 알았는지, 뭔가 놀란 표정을 했다.

혹시 카드가 틀렸나? 좋아, 다음에야말로...

 

다시 내 순서가 되어, 나는 이번야에말로 아이시스씨의 표정을 잘 확인해서 표정이 밝아지는 카드를 뽑았다... 그러자, 내 패에서 카드가 없어졌다. 즉, 끝났다... 왜?

그 결과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이시스씨를 보자, 아이시스씨는 카드를 테이블에 놓고 작게 박수를 쳤다.

 

"...카이토가 1등... 대단해"

"..."

 

그렇구나, 아이시스씨는 '내가 1등이 되었으면 해서' 내가 '조커를 뽑으려고 하면' 슬픈 표정을 지은 건가... 어? 뭐야 이 사람, 천사 아닌가? 아니 확실히 천사다. 엄청나게 귀엽잖아...

 

"...그, 그렇게 나왔군여... 이, 이건 생각 못 했어여"

 

아무래도 아이시스씨가 나를 이기게 하려고 한다고는 생각 못 한 듯, 아리스도 쓴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그 후 재개된 도둑잡기에서는, 아이시스씨가 놀라운 속도의 추격을 보여줬다. 그리고 그렇게나 표정 변화가 알기 쉬워서 도둑잡기를 못 할 것 같았던 아이시스씨는, 연이어 페어를 맞춰 남은 카드가 2장이 되었다.

아이시스씨의 패는 조커와 에이스. 다음은 아이시스씨가 뽑을 순서니까, 이걸로 에이스를 맞추면 아이시스씨는 끝이다.

 

"아, 아이시스씨, 그거 말고 오른쪽 카드가 좋아여"

"...응... 알았어"

"잠깐!? 카이토씨, 아이시스씨한테 훈수 두지 말아주실래여! 아까부터 아이시스씨가 뽑는 카드, 전부 페어잖아여!? 카이토씨 운은 치트라구여!?"

 

...미안, 아리스. 나는, 천사의 미소를 지키고 싶어.

 

어머니, 아버지 ―― 육왕은 사이가 좋다는 건 자주 듣는 이야기인데, 실제로 나도 그런 것 같아. 이러니저러니 해도 다들 왁자지껄 즐거워 보이고, 보고 있는 나도 기분이 들떠졌어. 뭐 그건 그렇고, 아이시스씨는 ―― 정말 천사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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