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평화 350화
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350화 : 운수 나쁜 날이라는 건가?
큰 도끼를 망설임 없이 겨누는 바커스씨의 모습은 마치 베테랑 강자라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나에게 그런 걸 신경 쓸 여유는 없다.
"알았어요, 에덴씨? 상냥하게, 상냥하게 해야 돼요? 꽃을 꺾듯이 상냥하게..."
"승낙"
...정말 안 건가? 엄청 불안하다.
하지만, 바커스씨 쪽도 의욕이 넘치니까 막아도 안 들을 거고... 에덴씨가 제대로 힘을 빼 주기를 바랄 수밖에...
그렇게 반쯤 포기한 상태로 기도를 하는 내 앞에, 바커스씨가 강하게 한 걸음 내딛었다. 그 충격으로 지면에는 금이 가고, 바커스씨의 마력이 폭풍처럼 흘러넘쳤다.
"시작할까, 이름 모를 강자여! 전왕 오장의 일각, 철혈의 바커스! 간ㄷ――"
넘치는 힘으로 강하게 지면을 박찬 바커스씨의 모습은, 바로 사라지고... 어느 샌가 '반대쪽 벽에 다츠 처럼 상반신이 박혀 있었다'...
"바, 바커스씨이이이이이이이이!?"
자각조차 하지 못하고 당했다!? 그러니까 말했잖아... 에덴씨는 안 된다고, 진짜 안 된다고...
심지어, 이걸로 충분할 정도로 힘을 뺀 거니까, 정말 치트의 구현화같은 분이다.
바커스씨는 기절을 했는지 벽에 박힌 채로 움직이지 않고, 주위에는 뭐라 말할 수 없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좋지 않은, 사건이었다.
그 후, 에덴씨에게 부탁해 바커스씨를 치료했다. 뭐, 에덴씨는 제대로 힘을 빼 준 듯 그렇게 심각한 대미지를 입은 건 아닌 것처럼 보였는데...
그리고 기절에서 부활한 바커스씨에게 스탬프를 받고, 리리아씨 일행을 기다리기 위해 투기장 밖으로 나왔다.
"...어, 에덴씨. 부탁이에요. 에덴씨 힘은 너무 강하니까, 대리는 이 이상 안 하는 방향으로... 그리고 평범하게 말해 주세요"
"...그렇군요, 내 아이는 자신의 힘으로 노력하고 싶은 거군요. 내 아이의 성장, 어머니로서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걱정이네요. 이 세계의 쓰레기들의 손으로 내 아이의 몸에 상처가 생기면 큰일입니다. 그래, 내 아이의 몸은 세계의 보물... 어머니는 걱정이 많아요. 하지만, 네, 내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어머니가 해야 할 일이지요. 걱정입니다. 매우 걱정이지만, 내 아이를 위해 참도록 하죠. 아아, 하지만, 역시 지금 이대로는... 그래요. 내 아이의 신체능력을 '천배'로 만들죠. 마력도 늘려야겠어요. 이 세계의 쓰레기들을 싹 쓸어버릴 수 있도록. 그래, 그게 좋겠어요! 내 아이는 지고의 존재니까, 아무런 가치 없는 쓰레기들이 어느 분야에서든 내 아이를 이겨서는 안 되어요. 그래, 맞아요! 분하지만, 이 세계의 쓰레기들을 청소하는 것은 이 세계의 신과의 약속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내 아이를 강하게 만드는 거라면 문제는 없을 터. 네, 그렇게 하죠. 내 손으로, 내 아이는 더욱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 아아, 얼마나 멋진 일인가요. 맞아요, 좀 더 달리도..."
"잠깐! 에덴씨, 잠까아아아아안!!"
역시 무서워 이 분!? 뭐 슬쩍 나를 초인류로 개조하려고 하는 거야!?
"저, 저는 이대로 괜찮으니까요! 개조는 좀..."
"아, 그렇군요. 사랑스러운 내 아이는, 지금 시점에 이미 지고의 존재였어요. 죄송해요. 어머니가 생각이 짧았네요. 그래, 맞아요! 내 아이는 그 누구도 범접할수 없는 신성한 존재. 하지만 어머니라고는 해도, 저도 내 아이를 멋대로 바꾸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겠어요. 생각해 보면, 이미 '궁극의 기적'인 내 아이에게 손을 대는 것이 가능할 리가 없었군요... 안 되겠어요. 맞아, 그래요! 사랑스러운 내 아이는 이대로 자연체인 것이 더 멋지고 대단해요. 아아, 하지만 안심하세요. 설령 싸울 힘이 없더라도, 어머니가 제대로 지켜줄게요. 네, 그래요. 내가, 어머니인 내가, 누구보다 내 아이를..."
"부탁이니까 좀 브레이크좀 밟아주실래요!?"
눈이 흐트러진 하트가 되어가는 에덴씨를 크게 당황하며 불러세웠다. 정말, 이 분은 도중에 멈추지 않으면 진짜 무서워질 것 같다.
"어, 어쨌든, 저는 이제 괜찮으니까... 에덴씨는, 관광을 하러 가도..."
"알겠어요. 그렇게 하죠. 내 아이는 다음은 어디로 가나요?"
"어, 다음은 여기서 가까운... 이 투기장이네요"
나도 제대로 학습을 했다. 여기서 '리리아씨 일행을 기다린 후에 이동한다' 같은 소리를 하면, 틀림없이 '내 아이를 기다리게 하다니 불경하다' 같은 소리를 할 거다.
그러니까 여기서는 솔직히 다음 목적지를 전해, 얼른 에덴씨는 관광을 하러 가게 하자.
스스로 생각해도 에덴씨 대책을 제대로 생각한 발언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설펐다.
"그렇군요, 그럼 '어머니가 보내주도록 하죠'"
"...엉?"
"자, 다녀오세요. 힘 내요. 어머니는, 당신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네? 잠깐!? 무ㅅ――"
에덴씨가 활짝 최상급으로 아름다운 미소를 지은 후 내 몸은 빛에 감싸이고, 풍경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그런가, 그렇게 나오는 건가... 전이를 당해버렸구나... 어떡하지, 리리아씨 일행이랑 합류를 못 한다.
다짜고짜 방금 장소로부터 상당히 떨어진 위치로 전이된 나는, 조금 생각했다.
괜히 움직이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닐 거다. 여기는 허밍 버드로 사정을 설명하고, 이 쪽에서 리리아씨 일행과 합류해야지.
생각을 다 정리하고, 나는 얼른 허밍 버드를 리리아씨에게 보냈다.
그럼, 앞으로는 기다릴 뿐... 투기장 안에 들어가면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니까, 여기서 잘 기다리자.
"오오, 왔구나! 기다리고 있었다고!!"
"..."
왜 오늘은 꼭 내 예상을 비웃는 듯한 일만 일어나는 거야? 왜, 3미터 넘는 뿔 달린 고릴라가 이 쪽으로 다가오는데...
아니, 고릴라라는 건 비유가 아니라 진짜 고릴라다. 검은 털에 큰 팔, 걷는 방식까지 고릴라 그 자체. 다른 건 머리에 큰 뿔이 하나 달렸다는 것 정도다.
아, 아니, 잠깐, 침착해... 겉모습이 똑같다고 고릴라라고 생각하는 건 실례겠지. 어디까지나 겉모습이 비슷할 뿐...
"나는 전왕 오장 중 일각. '호걸'의 '콩'이다! 잘 왔구나, 이세계의 꼬마!!"
이름까지 고릴라잖아!?
"...어, 저기, 미야마 카이토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그래! 여기에 왔다는 건 바커스를 쓰러뜨린 거군, 말라 비틀어진 가지같은 빈약한 몸인 주제에, 대단해!"
"아, 아니, 바커스씨를 쓰러뜨린 건..."
"다음은 나에게 도전해라! 좋아, 얼른 시작하자고! 말 해 두겠지만, 나는 바커스처럼 약하지 않다고!!"
"아, 아니, 저는 사람을 기다..."
"자, 따라와라! 여기다!!"
이 고릴라, 내 얘기를 전혀 듣지를 않는데!? 대화 캐치볼이 전혀 성립하지가 않아!?
고릴라... 아니, 콩씨에게 휙 잡혀, 나는 강제로 투기장으로 연행됐다.
투기장에 들어가자, 콩씨는 나를 내려놓고 양손으로 자기 가슴을 치며 입을 열었다... 이거 완전 그냥 고릴라잖아.
"조오아! 시작하자! 안심해라, 네가 약한 건 알고 있으니, 핸디캡을 주지! 대리를 세운다면 그것도 상관 없다!! 자, 준비해라!!"
"..."
아니, 그러니까, 그 대리가 돼 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당신이 강제 연행했잖아요...
그, 그런데, 어떡하지? 에덴씨를 부를 수는 없다. 에덴씨는 나에게는 아니지만 이 세계의 주민에게는 정말 용서가 없다. 그보다 쓰레기라고 했으니, 바커스씨 때는 제대로 봐 주긴 했는데 앞으로도 그렇게 해 줄지는 모른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에게 대리를 부탁하고 싶은데... 어, 어떡하지. 누, 누군가, 와 줘!
"...난폭하고 야만. 그러니까 전왕 부하는 싫어요. 지성도 품격도 없는 고릴라가, 미야마님께 무례한 어투를 구사해도 될 거라고 생각하나요?"
"...파, 판도라씨?"
"미야마님, 맡겨주세요. 이 무례한 자를, 미야마님의 '대리'로서 제가 대처하겠습니다"
"네? 아, 아니, 근데, 판도라씨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샤르티아님의 배려로, 저는 '미야마님의 동행자'로서 뱃지도 소유하고 있어요"
...야 아리스? 뭘 나도 모르는 새에 동행자를 늘려놨냐? 그리고 직감인데, 판도라씨 꽤나 위험한 사람이지 않나?
"아, 안심하세요. 미야마님께 무례한 행동을 한 자를, 간단히 기절시키지는 않을 거에요. 확실히 '태어난 것을 후회시킬'테니, 두 번 다시 미야마님께 무례한 언행을 하지 않도록, 교육하겠습니다."
"..."
"말라버릴 정도로 비명을 지르게 해 드리죠"
...왜, 에덴씨에 이어 이런 위험한 분이... 리리아씨 정도는 아니지만, 속이 쓰려오는 것 같다.
어머니, 아버지 ―― 위험한 에덴씨를 어떻게든 설득한 줄 알았더니, 이번에는 에덴씨랑 다른 벡터로 위험한 분이 도움을 주러 왔는데... 정말 오늘 나 어떻게 된 걸까? 이거, 혹시 ―― 운수 나쁜 날이라는 건가?
https://ncode.syosetu.com/n2273dh/3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