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평화
이세계는 평화 87화
레이빈
2017. 4. 9.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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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87화 : 찾아왔어
밤이 되어 보수제의 본 축제가 시작됐다.
리그포레시아 중앙의 광장이 예쁘게 장식되어 있고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올해는 사냥 대회가 중지가 된 영향인지 원래는 둘 있을 우승자가 나 하나가 되었는데, 여러 사람이 내 쪽으로 쇄도했다.
솔직히 사람이 많아서 나를 간단히는 못 찾아낼 거라고 안이하게 생각했는데.... 가슴께에 붙여놓은 훈장 때문에 내가 우승자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우승 축하해, 멋졌어. 그런데.... 우리 딸도 자네와 나이가 비슷한데...."
"아니, 저기...."
장년 남성 엘프가 왠지 딸을 필사적으로 소개하려고 하거나....
"저기, 저, 조만간 왕도에 가는데.... 괜찮으시면, 같이 식사라든가....."
"엥? 네?"
젊은 여성 엘프가 뺨을 붉히며 식사 초대를 하거나....
"미야마님.... 저 같은 벌레가 당신에게 도전하려고 하다니, 어리석은 짓을 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누, 누구세요?"
정령 마도사인 것 같은 여성 엘프가, 왠지 첫 대면부터 절을 하거나....
등등 매우 큰일이 일어나서, 나는 당황해서 잘 대처하지 못했다.
하지만, 여기서.... 생각지도 못한 존재가 구세주가 되어줬다.
"무례한 놈! 주인님께 가볍게 말을 걸지 마라, 찢어 죽여버린다!!"
"...."
그렇다. 여기서 설마했던 아니마가 대활약. 씩씩하게 나타나서 나를 향해 파도처럼 밀려오는 사람들을 방파제처럼 막아줬다.
응.... 가끔 몇사람 정도 맞아서 날아간 것처럼 보이는데, 질문 공격을 막아줘서 정말 살아났다.
"고마워 아니마. 살았어. 좀 더 조절을 해 주면 좋겠는데, 그렇게 계속 부탁해"
"주인님....네! 불초 아니마, 전력으로 힘내겠습니다!"
내 칭찬을 받은 게 기쁜지, 아니마는 꽃이 피는 듯한 미소를 나에게 지은 후 더욱 힘을 내서 다가오는 사람들을 쫓아냈다.... 뭔가 날아간느 사람 수가 늘어난 것 같은데, 조절 하라고 지시를 한 얘기 들었지? 아, 하나 더 날아갔다....
아니마의 대활약.... 아니, 대폭주라고 해도 좋을 움직임을 보며, 나는 엘프족의 높으신 분에게 인사를 하러 갔다.
역시 리리웃씨 일도 있어, 다들 나에게 호의적으로 대해준 덕분에 순조롭게 인사를 하러 다닐 수 있었다.
"카이토군씨! 우승 축하해요~"
"라즈씨, 감사합니다"
라즈씨가 축하의 인사를 해 줘서, 거기에 답했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는데, 라즈씨와 함께 보수제에 온 노인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저기, 라즈씨. 노인씨는?"
"....그게, 노인이 또 이상해요"
"네? 무슨 일 있었어요?"
"잘 모르겠는데, 보수제 첫날에 기운이 넘쳤다가 가끔 이상해져요.... 자, 노인! 이쪽으로 와요!"
뭔가 노인씨의 모습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이 돼서 물어봤더니 라즈씨는 어딘가를 향해 말을 걸었다.
그 말을 들어 나도 그쪽을 봤더니, 건물 뒤쪽에 숨어 있는 노인씨의 모습이 보였다.
노인씨는 이쪽을 한 번 보더니, 갑옷 때문에 잘 안 보이긴 하는데 뭔가 당황한 모습으로 몸을 움직여, 조금 후에 이쪽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노인씨?"
"!? 카, 카카, 카이토씨. 조, 조조, 조은 아침이네여!"
"....지금, 밤인데요?"
"우우, 우승, 추추, 축하, 추카해여!"
"ㄴ, 네.... 감사합니다. 저기, 노인씨 괜찮으세요?"
"녜에!?"
분명 노인씨의 모습이 뭔가 평소와 다르다.
아니 뭔가 엄청 당황한 것 같은데,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진짜 괜찮나? 혹시, 몸살 같은 건가!?
"노인씨, 혹시 병이라도...."
"아와와, 카이, 카이토씨. 얼굴, 가까....우, 우...."
"우?"
"실례합니다!!"
"어? 잠깐, 노인씨!?"
걱정이 돼서 한발 다가갔더니, 노인씨는 더 당황해서.... 엄청난 속도로 도망쳐버렸다.
노인씨가 가버리고, 남은 나와 라즈씨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마주봤다.
"....노인씨, 정말 왜 그런 걸까요?"
"글쎄요, 왠지, 전에 카이토군씨랑 만나고 나서, 가끔 혼전교제라거나, 추건이라거나 무슨 말인지 모르는 소리를 중얼거렸어요"
추건? 축언 말하는 건가? 아니, 거기서 결혼이 튀어나오는 건 의미를 모르겠고, 다른 거겠지.
으~음. 걱정이긴 한데.... 일단 이건 라즈씨한테 맡기고, 나는 인사를 하러 다녀야 되니까 라즈씨와 한 두마디 주고받고 헤어졌다.
정신 없으면서도 즐거운 분위기인 리그포레시아에서 떨어져, 나는 혼자 정령의 숲을 걸어갔다.
아무래도 정령족에게도 예의 범절이 있는 듯, 낮 때처럼 대량의 정령들이 다가오지는 않고 안내 역할인 것 같은 몇마리 정령이 나를 안내해 줬다.
그 안내를 따라 숲을 걸어갔더니, 사당.... 이라기보다 동굴 같은 것이 보였다.
"이건, 상상 이상인데...."
생각보다 훨씬 자기 힘들 것 같은 장소였다.
그대로 안에 들어갔더니.... 과연, 천장 부분에는 둥근 구멍이 뚫려 있고, 달빛이 비쳐 들어와 환상적인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사당 벽 근처에는 정령들이 잔뜩 서 있다.
역시 뭔가의 예의 범절이 있는 것 같다. 대량의 정령들은 넓은 사당 안에서 예쁘게 줄을 선 채로 가만히 있다.
응? 어떡하면 되지.... 정말 이 중심에서 자기만 하는 건가?
어쩌면, 원래는 정령들에게 우승자의 얼굴을 보여준다는 의미가 강한 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리리웃씨가 산 속에서 정령들을 데리고 있는 것을 봐서 덜 한데, 원래라면 이만큼의 정령을 한번에 보는 건 매우 중요한 체험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달빛이 내려오는 사당 안을 바라본 후, 나는 발 밑에 시선을 움직여 한숨을 쉬었다.
응, 그건 그렇고.... 역시 여기서 자는 건 현대인인 나로서는 매우 힘들다.
지면은 흙이다.... 응, 당연하지만 아무리 봐도 모래 침대다.
돌 같은 게 아니라 다행이라고 안도해야 될지, 왜 이렇게 된 거냐고 머리를 감싸쥐어야 할지....
"몸이 뻑뻑해질 것 같다.... 이불만으로는 힘들겠지...."
"그럼, 다다미라도 밑에 깔까?"
"아, 그치, 다다미가 있으면 고맙....어?"
"응?"
어깨를 떨구고 혼잣말을 했는데, 뭔가 대답이 들렸다.
정령들이 말을 한 건 아닐테고.... 아니 그보다, 엄청 익숙한 목소리다. 아니지 거의 매일 듣던 목소리다.
"....왜 여깄어? 쿠로"
"에헤헤, 와버렸어"
내 말에, 쑥쓰러운 듯 웃으며 대답하는 쿠로.
그 표정은, 내리쬐는 달빛 덕인지 빛나 보였다.
어머니, 아버지――수확제의 우승자로서, 정령의 숲에서 한 밤을 지내게 됐어. 그리고 거기에, 어째선가 쿠로가――찾아왔어.
한동안 등장 없던 메인 히로인(?)의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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