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기생해서 레벨업

기생해서 레벨 44화

레이빈 2017. 6. 12. 17:15
반응형

기생해서 레벨 올렸는데, 너무 성장한 걸지도 모른다

44화 : 상처와 관




아리는 마음을 먹은 듯, 인형의 공포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어릴 적, 저는 밤중에 눈을 떴어요. 그리고 화장실에 가려고 복도를 나와, 그 인형들과 눈이 맞았어요. 램프에 비쳐, 눈을 빛내고 아무 말 없이, 옅은 웃음을 띄우며 이쪽을 보고 있었어요. 저는, 몸이 움츠러들어 못 움직이게 돼서――그 이후로, 정말 인형은 무서워요"

아리는 고개를 숙이고 입을 다물었다.
그 이야기 흐름에서 보면, 이론적으로 생각해서.

"무서워서 지렸어?"
"말하지 마세요! 안 듣고도 알아채지 않으면 말을 흐린 의미가 없잖아요오"

아리는 얼굴을 빨갛게 해서 나를 규탄하며,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아, 그렇구나. 미안 미안. 궁금하면 물어보는 버릇이 있어서. 하지만 신경 안 쓰니까 괜찮아. 어릴 적이라면 그런 일도 있잖아"
"으으.... 이래서 인형은 싫어요. 그 때의 꺼림찍한 기억이 되살아나요. 그러니까 에이시님, 여기는 맡길게요. 또 인형이 나타나면 부탁해요"
"어어! 나한테!?"
"부탁해요. 그거 때문에 부끄러운 기억을 이야기 한 거에요. 혹시 버리고 가면 부끄럽기만 하고 손해잖아요"
"아니 그래도, 멋대로 말했을 뿐이잖아"
"그런....저도 귀족 여자,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심장을 내놓는 것처럼 힘들어요. 수치를 당하는 기분으로 고백한 거니까, 멋대로인 건 알면서도 제발 부탁해요, 에이시님"

내 팔을 붙잡고 눈물 글썽이며 호소하는 아리.
그런 말을 들어도 어쩌라고 싶지만,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것보다 지금은, 평소에는 느긋한 아리가 이렇게 눈물 맺힌 눈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가학심이 자극된다.

"아, 저기 인형이"
"네!?"
"아니 농담, 농담――아리, 씨?"

아리가 전신을 떨고 있다.
공포가 아니라, 분노로.

"노움님! 이 남자에게 대지의 분노의 철퇴를!"
"아― 잠깐! 미안 장난이 심했어! 진짜 미안! 알았어, 인형한테서 내가 지켜줄테니까 봐줘!"

지면에서 솟아난 바위 망치는, 내 앞에서 아슬아슬 멈췄다.
하―위험했다.
너무 심했다, 안돼 안돼.

"정말, 에이시님, 저도 정말로 화 낼 때도 있어요"
"아 진짜 미안, 너무 심했――"

펑!
엎드려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는 내 귀에, 뒤에서, 뭔가가 파열되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는 석상처럼 굳었다.

"저기, 뒤에서 소리가 들렸어요"
"응, 아리, 궁금하면 봐도 돼"
"아니요, 에이시님이야말로, 한 번 보세요"
"서로 양보하면 끝이 없으니까, 그럼, 하나 둘 하고 뒤돌아보자"
"그러네요. 하나 둘 하고 같이에요"
"하나 둘!"
"하나 둘!"

...................

우리는 둘다 앞을 보고 있었다.

"왜 뒤돌아보지 않으세요, 에이시님!"
"너야말로, 나만 뒤를 확인하게 하려고 했지!"
"타, 타이밍이 안 맞았을 뿐이에요. 아니 에이시님도 마찬가지잖아요!"

공포 앞에서는 사람은 꼴사나워지는 것이었다.
우리는 책임을 전가하며 꼴사나워져 갔다.
하지만, 이번에야말로 같이 확인하기로 했다.

"하나 둘"

이번에야말로 같이 뒤돌아봤다.
거기에는 인형 하나가 있었다.

"역시 있어요!"
"괘, 괜찮아. 내가 약속대로――맞아, 혼자라면 저주당해도"

이미 힘이 빠진 아리 앞에 천천히 한걸음 나왔다.
그 때, 램프 빛이 막혀 있던 것 같은, 인형 뒤의 어둠이 살짝 비춰졌다.

그리고 우리는 목격했다.
거기에는, 눈에서 피를 흘리며 웃는 인형과, 갑주와, 하늘에 떠 있는 불덩어리가, 다 같이 우리를 마중나온 것을.

"히이이이이!"

이제 우리에게 말은 필요 없었다.
전력으로 도망칠 뿐.
이제 의뢰나 부끄러움이나 그런 생각을 할 여유는 없다.

달리는 길은 직각으로 꺾여, 막다른 길에 양쪽으로 여는 문이 나타났다.
기사 갑옷 하나가 지키는 듯 오른쪽에 서 있는 그 문을 열어, 망설일 새도 없이 우리는 거기로 뛰어들었다.

"하아....하아....하아...."
"보세요, 관이에요"
"오오"

마지막에 들어온 방에는 관이 있었다.
방 중앙에 레드와인 색 관이 덩그러니 놓여 있고, 벽 쪽에는 돌 선반이 있다.

"이게 리사하르나씨가 말했던 괸이지"
"분명 맞을 거에요. 보아하니 아주 평범한 관이네요"

분명, 아무런 이상함이 없는 그냥 큰 관이다.
주위를 봤지만, 거기에도 별로 이상한 건 없다.
선반에는 방패나 브로치, 말라붙은 두루마리, 컵이나 주전자, 풍화된 꽃 같은 것들이 간격을 벌려 놓여 있지만, 다 이상한 느낌은 안 든다.

"관의 표면만 깎아간다, 는 걸로는 안 되겠죠"
"아리가 그걸로 된다면 나도 괜찮은데"
"괜찮을 리가 없죠. 안에 뭐가 있을지 안 보고 돌아가도 될 리가"
"그치. 필사적으로 여기까지 온 거니까"

우리는 관의 앞뒤에 준비를 하고 서서 덮개에 손을 댔다.
그리고, 호흡을 맞춰 관을 열었다.

"....아무것도 없어?"

하지만, 관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숨죽이고 연 건 뭐였던 거냐.

"에이시님, 이걸"

아리가 본 건, 덮개였다.
덮개 안쪽에, 무수의 긁은 상처나 찌른 상처가 나 있다.
이 관 안에 있던 누군가가 낸 거려나.
평범하게 생각하면 그럴텐데, 그러면 누군가가 안에서 날뛰었다?
그 이유는, 밖에 나오려고 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지.
그럼 뭐가 밖으로 나왔나, 언제 나왔나가 이제 궁금해진다.

관만 보고 있어도 그 이상 생각이 진전되지 않아, 아리와 함께 방을 조사해 봤지만 역시 뭔가 알 것 같은 힌트는 없었다.
리사하르나가 폐허에 대해 자세했으니, 그너에게 보고와 질문을 하기로 했다.

선반에 있는 것 중 가치가 있을 것 같은 걸 챙기고, 그리고 관의 일부를 긁어 레드와인 색 나무 파편을 무사히 회수했다.



패러사이트 소설인데 패러사이트 얘기가 안 나오는 중....

이 소설은 번역을 하면서 읽는 거라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네


http://ncode.syosetu.com/n2600df/44/


반응형
댓글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5/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