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꾸는 남자는 현실주의자 5화 : 자기개혁 여름은 이어진다. 그런데도 나이 드신 분들은 익숙한 소리를 내며 박자보다 빠른 라디오 체조를 하고 있다. 끝났나 싶었더니 또 익숙한 합장 소리가 쉰 목소리로 들려온다. 지금이 희망으로 가득찬 아침인지는 모르겠지만, 평일에 집에서 나오기에 신선한 이침이긴 하다. 전까지는 나츠카와에게 맞춰 20분 빨리 나왔으니까. 이 시간대는 그 정도 시간으로도 태양의 높이가 크게 바뀐다. 그리고 어제까지와 달리, 출근이나 통학을 하는 사람들 무리에 끼어들어 나는 대중의 일부가 되는 거다. 저도 동료로 넣어 주세요. 자, 어제 밤은 큰일이었다. 나츠카와가 나간 후, 당연한 이야기지만 무섭게 달려드는 어머니와 누나에게 추궁을 들었다. 그 애는 어떤 관계이며, 대체 어떤 수를 썼는지..
꿈 꾸는 남자는 현실주의자 4화 : 보통 사람의 선언 "좋아해. 사귀어 줘" 엄청 멋있는 얼굴로 아이카에게 마음을 전했다(그럴 생각이었다). 일생일대의 고백이라고 하기에는 비슷한 소리를 너무 많이 했다. 이미 아이카에게 익숙한 말일 거다.눈 앞의 미소녀의 상태를 살피며, 화려한 양파 스프를 입에 넣었다. 긴장으로 맛이 안 나고 전혀 목이 축여지지 않는데... 미안 엄마. "하, 하아!? 무슨 소리야! 너 같은 녀석이랑 사귈 리가 없잖아!" 응, 알고 있었어. 그렇지. "야... 우리 언제부터 이름을 부르게 됐더라" "뭐야 갑자기.... 이름? 아마 중학교 때... 아니, 맘대로 부르지 마! 나는 그런 거 허락한 적 없어!" 그렇지. 확실히 허락을 받은 기억은 없다. 남자친구인 척 쩔었다. "...그렇지,..
꿈 꾸는 남자는 현실주의자 3화 : 현실적으로 생각해서 무사히 학교 수업이 끝났다. 어째선지 오늘은 매우 하루가 길게 느껴진다. 아침과 점심 일을 빼면 딱히 뭐라 할 일이 일어나지 않았는데... 뭐, 공부만 하는 하루는 이런 거겠지.하지만 기분 탓일까, 반 분위기가 평소보다 조용한 것 같다. 어제까지는 좀 더 시끌벅적했던 것 같은데... "조, 졸려..." "뭐야, 수면부족이냐?" "아, 아니, 그건 아닌데..." 옆에 있는 친구가 축 책상에 늘어져 한탄하길래 반응을 했더니 어색한 반응을 했다. 매우 자연스럽게 질문을 했는데 아무래도 답이 틀린 것 같다.그런 친구와 반대쪽, 왼쪽에 앉아 있는 아이카를 봤더니, 아직 갈 준비를 하고 있는 듯 앉아 있었다. 평소처럼 말을 걸어봤다. "아이카, 갈래?" "어?..
꿈 꾸는 남자는 현실주의자 2화 : 상태 이상 아무 일도 없이 1교시 수업이 끝났다. 국어라는 건 현대문이라면 알겠다만, 고전문학이나 한문을 배우는 의미를 모르겠다. 이미 일상에서 잊혀진 말을 쓸 일은 두 번 다시 없을텐데, 왜 공부를 할 필요가 있는 것인가. 한문 일화에서 교훈을 가르치고 싶다면 처음부터 현대문으로 번역한 걸로 가르쳤으면 하는 건 나 뿐일까? "하아..." 아침은 한 숨 돌릴 시간도 없었다. 볼일을 보러 복도로 나가려고 하자, 먼저 아이카가 앞을 걸어갔다. 놀란 얼굴을 하는 그녀와 시선이 마주쳤다. "좀! 따라오지 마!" "아, 아니, 화장실 갈 건데" "어...어?" 아이카는 그 자리에서 굳었다. 어색한 분위기다. 그녀는 자신이 착각을 한 거라는 걸 깨달았는지 얼굴이 빨개져, 분한 듯..
꿈 꾸는 남자는 현실주의자 1화 : 별이 지나간 후 고등학생이 된 지금, 이 세상에서 꿈을 꾸는 일이 있을까. 분명, 이 때 나는 누구보다 고등학교 생활에 기대를 하고 꿈을 꾸고 있었을 거다. 그건 점점 부풀어 올라, 언제부턴가 현실을 보는 것조차 잊어버렸다. 매우 무서운 일이다. 그렇게 된 상태로는 주위의 평가 같은 걸 신경 쓰지 않게 되고, 자기도 모르게 흑역사를 양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무서운 것은, 문득, 간단히 제정신을 차리게 된다는 거다. 그 후의 나는 정말이지. ◆ 화창하게 해가 비치는 아침, 많은 고등학생들이 온화한 기분으로 가로수길을 걸어가고 있다. 그 속에서, 시끄러운 두 사람이 한 층 눈에 띈다. "야 기다려 아이카!" "싫어 따라오지 마 끈질기게!" 빠른 발걸음으로 걷는 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