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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해서 레벨업

기생해서 레벨 51화

레이빈 2017. 6. 2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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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해서 레벨 올렸는데, 너무 성장한 걸지도 모른다

51화 : 휴일에는 텃밭을




아리와 여관 앞에서 헤어진 후 나는 오랜만에 평소의 여관으로 귀가했다.


"다녀오셨어요, 에이시씨"
"안녕, 마리에짱"

복도를 청소하던 마리에와 말을 주고받고 방에 돌아온 후, 짐을 내려놓고 기지개를 쭉 폈다.
후우, 역시 이 여관이 가장 마음이 편하다.

짐을 정리하면서, 마차 안의 일을 떠올렸다.
마차 안에서 아리가 이야기한, 그라엘 토레스의 일이다.

그는 신비청이라는 곳에 소속해 있어, 스노리에 온 것은 그 일 때문이라고 했다.
신비청이란 라인 왕국 중앙에 있는 기관으로, 인지를 초월한 것의 조사나 관리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즉, 던전, 비보, 몬스터 등에 대한 조사가 주요 일이라는 거다.

스노리에서 갑자기 당황하며 떠난 것은, 아마 그 마창 블러디 리코리스의 정보를 입수해서일 거다.
타이밍으로 봐 이 주변에 온 것은 다른 업무 때문이겠지만, 정보를 입수해 그쪽도 넘어갈 수 없어진 거겠지.
꽤나 호기심이 가는 부서다. 있는 게 그 짜증나는 녀석이 아니면 더 좋았을 텐데.

신비청은 그 업무의 성질 상 모험자와 엮이는 일이 많다고 하는데, 아리에 의하면 그라엘은 그런 느낌으로 평소 모험자를 하등하게 대한다고 한다.
자신의 말이나 개라고 생각하는 건가.
되도록이면 관련되고 싶지 않다.

비모라는 것은 그 창 이외에도 아카샤의 눈, 전이 크리스탈, 마녀의 검은 백합 등등 이것저것 있고, 그것들은 신전과의 협력 하에 보관되고 있거나, 안치되어 있거나, 아니면 해석하거나 쓰거나 그런 느낌이라고 한다.
아카샤의 눈은 일부 해석되어 길드 카드의 기반이 되었는데, 온갖 것을 보고 기록한다고 한다. 전이 크리스탈은 파이엔네 미궁에 있고 나도 쓴 적이 있다.

"비보라. 이름 대로 꽤 편리한 것도 강력한 것도 있구나"

여러가지 재밌어 보인다고 생각하며, 침대에 앉았다.
응, 역시.
이쪽이 스노리에서 묵은 곳보다 훨씬 싼데, 역시 여기 있는게 제일 마음이 편하다. 완전히 '내 방'으로 돌아온 것 같다.
나는 천천히 몸을 뻗어 휴식 체제로 들어갔다.


나도 비보 정도는 아니지만 마도구는 가지고 있다.
뭐 평범한 마도구라면 평범하게 마도구 가게에서 팔고 있고.

좋아, 천천히 쉬기로 결의한 지 며칠.
나는 한권의 책을 빌려왔다.
그건, 신기나 마도구, 소위 매직 아이템에 대해 적힌 책이다. 호랑이는 호랑이 굴에서 잡으라고, 페리페의 상태를 보러 간 김에 이걸 빌려왔다.

나는 책을 펴 방 안에서 푹 빠져 읽었다.
대표적인 매직 아이템에 대해 이것저것 적혀 있다.
꽤 재밌어 나도 모르게 줄줄이 읽었다. 이런 도감 같은 책은 옛날부터 좋아했단 말이지. 동물 도감 같은 걸 읽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아, 참고로 페리페의 작업은 순조로워, 머지 않아 완성된다고 한다.

가장 주로 쓰이는 건 스크롤.
여러 스킬을 봉인한 부적으로, 쓰면 마법의 활이나 아이스 랜스 같은 게 발동된다.
몇가지 종류가 있다고 하는데, 이것의 장점은 사용자가 아니라 제작자에 의해 위력이 거의 결정된다는 것이다.

마법을 완전 못하는 전사라도 쓸 수 있으니까, 전사 타입인 사람에게 있어 편리할 거다. 그 반대로 체력을 쓰는 스킬을 마도사 타입인 사람이 쓸 수도 있어 이것도 편리하겠지.
다만 이것들은 일회용이라, 너무 많이 쓰면 돈이 없어진다.

달리도 이것저것 마도구가 있다.
검이나 방패, 로브나 반지 같은, 온갖 물건에 특수한 효과를 부여한 것이 있다.
이것들은 매체가 각양각색이라, 임의로 쓰는 물건도 있고 상시 효과를 가지는 것도 있으며, 사용자의 능력에 의존해 효과가 다른 것도 있다.
스크롤에 비하면 쓰기는 어렵지만 잘 사용하면 편리한 타입.

달리도 밭에 두면 해로운 새를 막는 방벽을 깔아주는 스케어크로우라는 구슬이나, 매직 램프라는 등을 비롯해, 일상 생활에서 도움이 되는 것도 물론 있다. 이렇게 여러가지로 매직 아이템은 사용되고 있다. 꽤 고급품인 것이 많은 것 같지만.

이것저것 있구나 하고 생각하며 책을 닫았다.
나는 스킬을 이것저것 쓸 수 있으니 중요도는 낮을지도 모르지만, 있으면 편리한 건 분명하다. 말하자면 문명의 이기라는 거니까.
앞으로는 스킬에 맞춰 그쪽도 유효 활용해 편하게 사는 방법을 생각하자.
그럼, 그건 그렇고――

나는 여관 계단을 내려와 여관 뒤쪽의 땅으로 가 봤다.
거기는 텃밭처럼 되어 있어, 가끔 여관에서 여기서 자란 것을 식사로 내놓기도 한다.

나도 여관에 익숙해져 있어 심심할 때 몇번 이걸 가꾼 적이 있는데, 요즘에는 거의 오지 않았다.
모처럼 새로운 클래스의 새로운 스킬을 얻었으니, 마침 잘 됐다 싶어 시험해보자. 최근에 손에 넣었는데 아직 거의 쓴 적 없는 【파머(farmer : 농부)】 클래스의 스킬을.

마도구에 대해 조사해 봤더니, 내 스킬로 할 수 있는 것도 시험해보고 싶어졌단 말이지. 마침 좋으니 해보자. 잘 토질 개선을 하면 여관의 식사도 더 맛있어질 거다.
소규모의 밭 한 구획은 작물이 잘 안 자란다고 해서 지금은 아무것도 심지 않았다. 이 밭을 스킬로 개선할 수 있을지, 해 보자.

나는 일단, 스킬 【감정(흙)】을 썼다.
――그렇구나, 습도나 토질은 나쁘지 않은데, 영양이 적구나. 그러니까 별로 잘 자라지 않는 거다.
하지만, 마리에 얘기로는 비료는 다른 데랑 마찬가지로 줬다고 했다.
그렇다는 건――미생물인가?

예전에 들은 이야기로는, 인이나 질소 같은 게 식물이 자라는 데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걸 화학 변화시키는 박테리아가 없으면 식물이 쓸 수 있는 영양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세세한 사정은 문외한이라 모르지만, 그런 미생물 자체가 적으면 좋은 흙으로 만들려고 이것저것 해도 잘 안 된다고 했다.

검증을 위해 나는 그 밭에 조금만 시험삼아 식물을 심어봤다.
【농기구 마스터리】가 있어, 농업을 한 적이 없는 나라도 농기구를 쓰는 법은 몸이 알고 있어 무난하게 농작업은 종료됐다.
뭐 원래 텃밭 정도로 작은 밭 한 부분이니 전혀 수고스럽지도 않지만.

마지막으로 스킬 【양분 변환】을 써서 마무리.
이건 땅 속에 있는 영양 성분을 식물이 쓸 수 있는 양분으로 만드는 스킬이라고 한다. 이걸 써서 식물이 잘 자라면, 영양을 만드는 미생물이 감소되어 있다는 내 추리가 맞다는 말이 된다.

"오....됐다"

스킬을 쓰자, 가벼운 탈력감이 왔다.
대지에 간섭하는 거라, 꽤 필요 마력이 큰 스킬이구나.

마침 체력이 줄어들어, 조금씩 마력을 줄이면서 요전에 마창과 싸울 때 썼던 스킬 【위급상황】의 보정도 확인해 봤다.
스킬 【위급상황의 효과는, 아무래도 체력 마력이 1/4정도가 되면 능력 보정 환산으로 30% 정도 올라가는 것 같다.
....뭐, 그렇게까지 줄어들면 다음 공격이 마지막 한발 정도가 되니까 디메리트도 크지만. 한발이라도 좋으니 위력이 필요할 때는 요전처럼 써도 될 것 같다.

"그럼, 하는 김에 조사도 했으니 이제 밭이 어떻게 될지다. 뭐 그래도 이쪽은 지금 바로 결과가 나올 리가 없지만. 나중에 뭐라도 자라려나"

씨를 뿌리고 푯말을 둔 다음 나는 다시 여관 방으로 돌아왔다.
가끔은 흙을 만지는 것도 꽤 멋진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근데 텃밭 잘 키워봤자 자기거도 아닌데....

진짜 어지간히 심심한가 보다


http://ncode.syosetu.com/n2600df/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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