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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해서 레벨 올렸는데, 너무 성장한 걸지도 모른다
67화 : 개척 마을 에이겐
마차를 타고 에이시와 루는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
에이시에게 있어서도, 스노리 바깥은 모르는 곳이라 신선한 경치였다. 로렐 가까이에는 초원이 많았는데, 점점 숲이나 산이 많이 보이게 됐다."프로카이였나? 투기장이 있다는 데"
루가 밖을 본 채로 말을 걸었다.
마차의 발소리에 섞여도 그 목소리는 잘 들린다.
"그래, 투기장. 뭐, 근처에 있는 큰 마을이니까 가려고 했는데, 투기장이라는 것도 꽤 재밌어 보이지"
"응, 괜찮네. 피로 피를 씻어내는 싸움은 흥분되지!"
"아니 그렇게까지는 말 안 했잖아. 나는 스포츠로 보는 싸움을 기대했는데"
"에에, 그럼 부족한데. 진 쪽이 목을 따이는 정도 각오를 해야지"
무슨 위험한 발상이냐.
오래 살아서 적은 자극으로는 흥분할 수 없게 된 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더니, 스윽 이쪽으로 목을 뻗어온다.
"애초에, 거기에 간다는 건 에이시도 피를 보고 싶은 거잖아? 착한 애인 척 하지 말라구"
"아니라니까. 나는 뭐, 투기라는 걸 보고 싶긴 한데, 거기라면 마침 좋은 패러사이트 대상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오오, 그렇구나"
"요즘...은 아니지만, 생각해 봤는데, 숫자가 커지는 건 좋아. 점점 늘어나는 스테이터스랑 스킬을 보고 있으면 치유가 된다고. 레어 클래스를 손에 넣으면 더 최고지"
레어 아이템 파밍이나 레어 몬스터를 잡아 고속 레벨링을 하는 쾌감. 옛날을 떠올리게 한다. 심지어 지금은 그게 실제로도 도움이 되는 거니까, 좋은 시대가 됐다.
"흐응. 향상심이 있는 건지 뭔지 미묘하지만, 활용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구나. 나한테 감사하라구?"
"감사해도 되는데, 뭔가 태도가 말이지"
내가 미간을 찌푸리자, 루가 불만이라는 듯 입술을 내밀었다.
뭐, 실제로는 감사하고 있지만.
"그런데, 앞으로 얼마나 걸리려나. 여기는 어디 쯤이려나"
"확실히 궁금하네. 저기~ 마부 아저씨~ 여기 어딘지 알아?"
루가 앞쪽에 질문을 던지자, 마부가 '에이겐' 바로 근처라고 말했다. 에이겐이란 개척 마을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개척 마을..."
"왜 그래, 에이시. 눈빛이 바뀌었어"
"죄송합니다! 내릴게요! 이 마을에 들러 주세요! 무리라면 가까운 데 내려주셔도 돼요!"
"에, 잠, 갑자기 뭐라는거야!?"
"쇠뿔도 단김에 빼라잖아. 급하게 가는 여행도 아니고, 신경 쓰이니까 가 보자"
프론티어라는 모험심을 자극하는 울림에 돌발적인 행동을 한 나를, 루는 살짝 웃으며 보고 있었다.
단세포구나~ 하고 말하는 듯한 얼굴은 기분이 좀 그런데.
"단세포구나, 에이시. 꽤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타입이지"
"진짜 말하냐"
잠시 후에 마차는 멈췄다.
갈림길을 어느 정도 직진해 가면 에이겐에 도착한다고 한다.
마부와 다른 손님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나와 루는 에이겐으로 걸어갔다.
별로 같이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는 없지만, 루도 심심하니까 가 본다고 한다.
뭐, 같이 행동하면 안 되는 이유도 없다.
잠시 걸어갔더니.
"오오! 에이시! 마을이야! 마을! 멋진 마을!"
루가 엄청 기운차게 말한 것대로, 그건 마을이었다.
아니 정말, 이번에는 완전 마을이다.
스노리와는 다르다.
거기는 마을이라고는 해도 소규모지만 제대로 된 느낌이었는데, 이 에이겐은 길도 정비되어 있지 않고 거의 흙바닥. 집과 집 사이도 상당히 떨어져 있고, 집도 단층이며 간소한 구조가 많다.
지나다니는 사람도 많지 않다... 아니 중심가라고 할만한 것 자체가 없다.
하지만, 한가롭고 좋은 마을이라는 느낌도 아니고, 한가롭다기보다.
"쇠퇴한 마을이네, 에이시"
"응, 딱 그 표현. 시골같다고 해야 되나, 활기가 없다고 해야 되나"
도무지 개척 정신으로 가득한 곳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뭐, 어쨌든 우리는 잘 곳을 찾아 여관으로 갔다.
다음 날, 여관 여주인에게 이야기를 듣고, 그리고 우리는 마을 북쪽에 펼쳐진 밀림으로 갔다.
"후후후, 모험 느낌이네"
"그래. 이 앞이 원래 목표했던 곳인 것 같아"
마을 북쪽...이라기보다, 정확히는 마을 안의 북부가 밀림에 이미 발을 집어넣고 있는 상태다. 이미 북부에는 나무가 자라 있고, 그 사이에 집이 지어져 있는 상황이다.
대나무 같은 나무들에 지붕이 짓눌릴 것 같은 집을 보고, 루가 미간에 주름을 만들었다.
"괜찮으려나, 이거. 그것보다 왜 이런 데를"
"프론티어라서 그런 거 아니야? 최전선에 자리잡고 가자고 했는데, 개척이 멈춰서 숲이 세력을 되찾았다는 거지"
"그렇구나. 아니, 프론티어 정신을 완벽히 잊어버렸다는 거잖아. 하, 안 되겠네, 그럼"
"대신 우리가 탐험을 하자는 거지. 좋아, 가자"
"오~!"
우리는 밀림으로 발을 들였다.
이 마을은, 지금으로부터 상당히 예전에 라인 왕국에서 사람 사는 땅을 늘리자고 해서, 지금 우리가 들어간 밀림 안이나 주변 산에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여기를 개척해 이용하기 위해 입주가 시작됐다고 한다.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이 모여 숲을 개척하고, 산을 파고, 집을 짓고, 길을 만들고, 한때 활기가 넘쳤다.
하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자원이 있다고 했는데, 흔한 광물이나 식물자원이 조금 있는 정도로, 영목이나 흑은 같은 희소한 자원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썰물이 빠지듯 열광했던 사람들도 사라지고, 나중에 사람이 유입되는 일도 없어졌다. 일부 이미 생활 기반을 여기에 확실히 잡은 사람들만 남아 소소하게 살아가게 됐고, 지금은 프론티어 정신은 잃어 남은 건 시골 마을과 개척 마을이라는 이름뿐, 이라는 거다.
하지만, 뭔가 있을지도 모른다.
나에게는 매의 눈이나 감정(식물)(흙) 등의 스킬이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안 난다고, 뭐,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찾았으니 대량으로 있지는 않겠지만, 조금 정도는 그늘에 가려져있을 가능성은 있을 거다.
"보물 찾기랑 밀림 탐험. 지상에서 최초의 이벤트로는 나쁘지 않네. 좋은 센스야 에이시"
"그치? 아, 얼굴 앞 조심ㅎ――"
"아읏!"
딴 데를 보던 루가 코를 나뭇가지에 부딪혔다.
눈물 맺힌 눈으로 주저앉아 신음하는 여신.
개척은 편하지 않을 것 같다.
대충 의역하니까 속도가 좀 나오네
http://ncode.syosetu.com/n2600df/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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