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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는 평화

이세계는 평화 114화

레이빈 2017. 4. 29.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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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114화 : 전혀 모르고 있다고



쿠로와 아리스의 거래 이야기도 일단락되어, 오래 있기도 뭐하니 돌아가려고 했는데 마침 그 타이밍에 아리스가 말을 걸어왔다.


"....카이토씨 '전에 부탁했던 물건' 만들었어여"
"벌써!? 역시 일이 빠르구나...."
"어? 뭐야뭐야?"

아리스가 말을 한 내용은, 얼마 전에 아리스에게 부탁한 일.... 어려운 조건을 붙였으니 더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만들었나보다.
당연히 그 우리 둘밖에 모르는 대화에 흥미를 가졌는지, 쿠로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가왔다.

"쿠로는 거기서 좀 기다려!"
"어? 아, 응"
"....그래서, 아리스. 그 물건은 어딨어?"
"여기 있어여. 카이토씨가 말한 조건은 전부 클리어했을 거에여"

다가오는 쿠로를 막고, 나는 아리스에게 작은 상자를 받아 안을 확인했다.
....역시라고밖에 할 말이 없다. 잘 만들어졌고.... 내가 말한 요구를 전부 만족시켰다는 건 그 불안 요소더 무사히 해결됐을 거다.

"....살았어. 그래서, 얼마야?"
"아무리 저라도 그 소재를 얻는 건 고생했어여. 그러니 10000R로 어떨까여?"
"알았어"

물건을 생각하면 상당히 고액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제시한 요구를 생각하면 타당한 가격이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별로 고민하지 않고 아리스에게 금화 한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한번 더 아리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쿠로와 함께 가게를 나왔다.

















"으으으으"
"....왜 볼을 부풀리고 있어?"
"....카이토군한테....따돌림 당했어...."
"삐치지 마...."

아무래도 방금 쿠로를 빼놓고 속닥속닥 이야기를 한 게 마음에 안 든 것 같다. 귀엽게 볼을 부풀리고 딴쪽을 보고 있다.
그렇다고 쿠로가 진짜로 화가 난 건 아닌 듯, 조금 지나자 바로 한숨을 쉬며 볼을 원래대로 되돌렸다.

"....뭐, 카이토군이 말하기 싫으면 안 물어보지만...."
"어? 아니, 별로 말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응?"

내가 한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쿠로를 보고, 나는 긴장한 걸 자각하며 아까 아리스에게 받은 상자를 꺼내.... 그걸 쿠로에게 건네줬다.

"....저기, 그, 쿠로.... 언제나, 이것저것.... 고마워"
"어? 어어? 카, 카이토군?"
"평소의 감사 표시 같은 걸로.... 괜찮으면, 받아줘"
"....고, 고마워.... 어, 열어봐도 돼?"
"어"

그렇다. 내가 아리스에게 부탁한 건.... 쿠로에게 줄 선물이었다.
이세계에 와서 계속, 정말 많은 신세를 진 쿠로에게 뭔가 감사 표현을 하려고 이것저것 생각한 결과 이걸 주기로 한 거다.
다만, 예전에 쿠로가 말했던 게 마음에 걸려 그대로 주면 안 될 것 같아서.... 아리스에게 고쳐달라고 부탁했다.

쿠로는 나에게서 받은 상자를 천천히 열어, 안에 든 것을 꺼내 놀란 표정을 했다.

"이거, 혹시...."
"응. 전에.... 어, 데, 데이트 했을 때, 쿠로가 마음에 들어 했던 목걸이. 아리스한테 부탁해서 신축성이 엄청난 소재로 만들었으니까.... 마수 모습이 돼도 뜯어지지 않을 거야"
".....카이토....군"

쿠로가 상자에서 꺼내든 목걸이는 은색 별이 몇개 이어진 디자인으로, 예전에 데이트 했을 때 쿠로가 어울리냐고 물어본 거다.
그 때는 결국 쿠로는 마수 모습이 되면 끊어질 것 같다고 해서 안 샀는데.... 사실은 내가 나중에 몰래 구입했다.

그리고 아리스에게 큰 모습이 되어도 끊어지지 않도록 할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특수한 소재를 쓰면 괜찮다고 하길래, 그걸 손에 넣어 만들도록 부탁한 거다.
아리스의 기술은 대단해서 딱 본 느낌으로는 평범한 목걸이.... 아니, 세세한 세공이 들어가있는 만큼 더욱 섬세하고 예뻐져 있는데, 신축성이 뛰어나서 착용자에게 딱 맞도록 만들어져 있다.

쿠로는 나에게 받은 목걸이를 잠시 바라보고, 그걸 가슴 앞에서 꽉 쥔 후 살짝 볼을 붉히고 동요하며 눈동자를 흔들며 나를 바라봤다.

"....카이토군....나는...."
"응?"

사라질 것 같은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뭔가를 중얼거린 쿠로는 바로 그 말을 멈추고.... 뭔가 갈등하는 표정을 하며 얼굴을 숙였다.
조금 침묵이 흐른 후, 쿠로는 얼굴을 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미안. 아무것도 아니야.... 고마워, 카이토군. 엄청 기뻐.... 소중히 할게"
"어, 응"

무슨 말을 하려고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그렇게 간단히 발을 들여도 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았다.
적어도 어딘가 평소와 다른 미소를 지은 쿠로에게서는, 이 이상 아무 얘기도 말하지 말아달라는 절실한 감정이 느껴졌다.

"맞다! 카이토군, 모처럼 같이 나왔으니까, 밥이라도 먹자"
"그래, 그러고보니 마침 점심 시간이네"
"응응. 그럼, 내가 추천하는 가게에 가자!"
"추천? 어떤 요리 가게야?"
"어~ '스트라이프 프로그 고기'를 쓴...."
"다른거"
"....엥?"

이 세계에 와서 이것저것 먹었다.
드래곤 고기, 곰 고기에 타이런트 웜이라는 무서운 것의 고기.... 하지만, 그래도, 아직 개구리 고기는 봐줬으면 좋겠다.
아니, 식용 개구리 같은 게 있다는 건 아는데.... 역시 먹기에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니까, 조금만 시기를 봐서....

어머니, 아버지――이 세계에 와서 가장 많은 말을 나누고, 가장 친하게 지내던 상대. 하지만, 오늘 일로 실감했어. 아직 나는, 쿠로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을――전혀 모르고 있다고.




















마계에 있는 명왕 크롬에이나의 성.... 방에서 쉬고 있는 크롬에이나에게 젝스가 찾아왔다.

"크롬님, 내일 방문 건으로.... 어라?"
"응? 왜 그래?"
"아니요, 매우 기분이 좋아 보이시군요. 뭔가 아주 즐거워 보이십니다"
"아하하, 뭐, 조금.... 기분은 좋으려나"

젝스가 한 말에 부정하지 않고, 크롬에이나는 소녀처럼 미소지었다.

"그건.... 목걸이입니까? 크롬님이 악세사리를 하시는 건 드물군요"
"응. 뭐, 엄청 마음에 들어서.... 어때? 어울려?"
"네, 매우 어울리십니다. 하지만, 상당히 강력한 상태 보존 마법을 걸어 두신 것 같네요"
"....응, 더러워지면 싫으니까"

크롬에이나의 가슴께에는 은색으로 빛나는 별 목걸이가 빛나고 있어, 기본적으로 장신구를 차지 않는 크롬에이나가 굳이 착용하고 있다는 건 정말 마음에 들었다는 걸 의미한다.
마치 보물을 다루듯 가슴께의 목걸이를 쓰다듬는 크롬에이나를 보고, 젝스도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군요.... 아, 실례했습니다. 내일의 회의 때문에 왔었지요"
"아, 그렇구나. 사전에 편지를 보낸 대로 10시쯤에 가면 될 거야"
"그러면 그렇게 허밍 버드를 보내 두겠습니다"
"응, 부탁해~ 그리고, 샘플은 혹시 모르니까 다른 형태로 몇개 정도 준비해 둬"
"알겠습니다"

리리아의 저택을 방문하는 예정을 가볍게 맞추고, 젝스가 정중히 고개를 숙여 방을 나가는 것을 배웅한 후에 크롬에이나는 가슴의 목걸이에 시선을 보냈다.
살짝 볼을 붉히며 미소짓는 그 표정은, 마치 사랑에 빠진 소녀 같아.... 겉모습과 맞물려 나이 어린 인상을 준다.

"....치사하지. 이런거.... 당연히, 기쁘잖아"

누구에게 말한느 게 아닌 혼잣말을 중얼거린 후, 크롬에이나는 한번 더 목걸이를 쓰다듬고.... 그 별 중 하나에 입을 맞췄다.

"....카이토군. 너는, 정말....이구나.....어쩌면.....내.....가....되어.....까?"

드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 후, 크롬에이나는 얼굴을 들어 허공을 바라봤다.
기쁨과 외로움이 섞인 표정에는.... 그녀가 안고 있는 복잡한 마음이 나타난 것 같아, 그런 그녀 가슴께에는 사랑스러운 사람이 처음 준 선물이 빛나고 있었다.


결국 꽃잎은 떨어지지 니네도 떨어져라

몽땅 망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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