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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128화 : 의도대로였을지도 몰라
유괴된 곳에서 나타난 로브를 입은 사람들, 그리고 어째선지 한 번 돌아갔다 바로 돌아온 유괴 실행범인 아리스.... 지금, 석조 방은 뭐라고 말하기 힘든 미묘한 분위기가 되었다.
그 원인은 틀림없이 아리스겠지.한번은 나를 유괴했으면서, 어째선지 지금은 구허라 왔다며 나타났다.
"무슨 생각이냐 너!?"
방금 나에게 말을 걸었던 남자와 다른 로브의 인물이 소리치자, 아리스는 가볍게 손가락을 흔들며 입을 열었다.
"말 그대로에여. 카이토씨를 구하러 왔어여. 얼른 각오하세여"
"....그렇군"
"보스?"
나에게 말을 걸었던 남자... 보스라고 불린 남자는, 혼란스러운 분위기에서 혼자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즉, 이런 거다. 너의 일은 그를 유괴해 데려온 시점에서 종료이며, 그 후에 어떻게 하든 너의 자유.... 돌아가길 원한다면, 더 추가로 돈을 내라고...."
"...."
냉정하긴 하지만 곳곳에 분노가 느껴지는 목소리로 분하게 말한 후, 남자는 주머니에서 동전이 들어간 봉투를 꺼내들어 아리스에게 건넸다.
"....좋다. 여기서 너와 싸우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야. 여기에 백굼화 100장이 있다. 불만은 없겠지?"
"....네? 엄청 있져"
"뭐!?"
하지만 아리스는 그 백금화를 받아들지 않고 모습을 감추어, 어느샌가 내 눈 앞에 있었다.
그리고 손에 든 나이프를 휘둘러 나를 묶은 로프를 끊고, 내 몸이 해방되었다.
"....저는, 사람에게 가격을 붙이는 버릇이 있어서, 대상에게 붙인 금액을 상회하는 의뢰료를 제시했을 때만 일을 받는데여.... 유감이지만, 저는 카이토씨한테 가격을 붙이지 못했어여"
"....무슨 말을 하고 싶지?"
날카롭게 느껴지는 조용한 목소리로 말하는 아리스에게, 남자는 분노해 세게 힐문했다.
아리스는 그대로 내 앞에 서, 로브를 입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이야~ 곤란한데여, 이 사람, 저한테는 돈보다 소중하단 말이에여"
"....아리스?"
"그렇다기 보다.... 애초에, 그거에여. 전제가 틀렸어여"
"전제?"
담담히 말하고, 한손으로 나이프를 빙글빙글 돌리면서, 아리스는 작은 몸에서는 상상도 못할 정도의 살기를 내뿜었다.
그것에 남자가 한걸음 후퇴하는 것을 바라본 후, 아리슨느 더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왜 제가 당신의 의뢰를 받았는가.... 그건 의뢰가, 살해가 아니라 유괴였으니까"
"...."
"저에게 온 살해 의뢰 같은 거라면 이야기는 빨랐어여.... '그 자리에서 당신의 목을 따버리면' 끝나는 거니까여"
"!?"
얼어붙을듯한 목소리로 아리스는 선언했다. 만약 가져온 의뢰가, 유괴가 아니라 살해였다면, 너를 죽였다고....
"하지만, 유괴라는 건, 달리도 공범자가 있을 것 같잖아여.... 그럼 그 장소에서 당신을 죽여도, 다른 방법으로 카이토씨에게 손을 댈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이쪽이 효율적이었다.... 그냥 그것 뿐이에여"
"....즉, 너는, 처음부터...."
"네, 카이토씨에게 위해를 가하려고 하는 놈들을 쓸어버릴 생각이었져. 그게, 뭔가?"
".....아리스.... ㅇ, 왜?"
"아~ 저기, 그걸 물어봐여?"
아무래도 아리스는 처음부터 나를 유괴하려는 녀석들을 전부 끄집어내 처리할 생각이었던 것 같다. 의뢰를 받은 것도 그때문이라는 거다.
그 말을 듣고 기쁜 마음인 반면, 방금 그냥 친구라고 했던 나에게 왜 그렇게까지 해주는지.... 그런 의문이 무심코 입에서 나왔다.
그러자 아리스는 조금 곤란한 목소리를 내고, 머리를 긁적이며 나를 봤다.
"....카이토씨는 물러터진 사람이에여. 저 같은 수상한 녀석을 간단히 신용해버리고, 진심으로 걱정하고 혼내주고, 이것저것 보살펴주고.... 정말, 엄청나게 사람이 좋아여"
"....."
"저는, 좀 더 냉철한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져~ 뭐, 인생 뭐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걸로"
거기까지 말한 후, 아리스는 다시 로브를 입은 사람들을 바라보고, 자세를 낮춰 나이프를 겨눴다.
"....반해버린 거에여"
"....어?"
"그러니까, 처음엔 농담이었는데, 카이토씨를, 정말 좋아하게 돼버린 거에여! 카이토씨랑 보내는 시간이 즐겁고, 바보짓 해서 카이토씨한테 혼나는 것도, 그 다음에 황당해 하면서도 돌봐주는 것도.... 즐거워여. 이 사람을 위해서라면, 보수 없이도 열심히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반해버린 거에여"
"....아리스"
그렇게 선언한 직후, 아리스의 모습이 사라지고.... 로브를 입은 사람들이 피를 튀기며 쓰러졌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 정말 눈 깜짝할 새에 10명 넘는 사람을 쓰러뜨리고, 다시 모습을 나타낸 아리스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뭐.... 그런 걸로, 카이토씨를 다치게 하는 상대는 용서하지 않아여. 그러니까.... 당신들은, 운이 없었네여"
."저, 저기~ 카이토씨. 호, 혹시, 아직 화났어여?"
"....별로"
"아니, 저기, 상황적으로 카이토씨를 한 번 유괴하는 게 빨랐어여. 제대로 처음부터 구할 생각이었으니까여!"
"뭔가, 달리도 방법이 있었을 것 같아"
"으윽...."
속박에서 해방된 나에게, 아리스는 초조하게 사과를 했다.
별로 화가 난 건 아니다. 실제로 말은 그래도 구해준 거고, 아리스의 의도도 이해했다. 게다가 아리스의 말은 기쁘기도 했다.
하지만, 뭔가 석연치 않다.... 주로 전부 아리스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난 것 같은 느낌인게 아무래도 미묘한 심경이 되어버린다.
"아니, 뭐, 그~ 달리도 방법은 있었는데.... 이게 제일 빨랐거든여. 그러니까여. 네? 카이토씨, 화내지 마세여"
"....별로 화 안냈어"
"삐쳤잖아여!? 그러니까, 미안하다니까여~"
분명, 스스로도 한심하긴 한데.... 나는 지금 조금 삐친 것 같다.
시선을 외면하는 나를 보고, 아리스는 곤란한 목소리를 내며 몇번이나 머리를 숙였다.
아니, 뭐, 분명 이 이상 아리스에게 불만을 말해봤자 아무것도 안 되지만.... 뭔가 재미없다.
"으우, 알았어여. 제대로 사과할게여"
"....사과?"
"....이쪽 보지 마세여"
"응?"
아리스가 말한 후 고개를 갸웃거렸더니, 뭔가 딸깍 하는 소리가 났다.
오페라 마스크를 벗은 건가?
그런 의문이 머리에 떠오른 직후, 볼에 부드러운 감촉이 났다.
"음"
"뭐!?"
볼에 닿은 살짝 습한 무언가.... 그게 아리스의 입술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나는 경악하며 아리스 쪽을 돌아봤다.
그러자 아리스는 사과처럼 새빨개진 얼굴로, 당황하며 오페라 마스크를 다시 썼다.
"....그, 그걸로, 봐 주세여....그, 이, 일단, 첫키스였으니까여...."
"....어? 아, 어...."
볼에 키스를 받은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아리스가 한 말에 반사적으로 끄덕였다.
어머니, 아버지――아리스는 결국, 처음부터 나를 구해줄 생각이었던 것 같아. 뭔가 석연치 않은 마음이긴 하지만, 그것도 지금 순간에 전부 사라졌어. 뭔가, 결국 마지막까지, 아리스의――의도대로였을지도 몰라
저택에 있는 넓은 정원에서, 리리아가 매달리는 눈으로 말했다.
"....부탁드립니다. 크로노아님, 카이토씨를...."
"그래, 알고 있다"
기도하듯 양손을 모아 간원하는 리리아의 말을 듣고, 크로노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좌우에 있는 두 신에게 시선을 보냈다.
공중에 뜬 쿠션에 뒹굴거리는 보라색 머리의 소녀와, 녹색 장발을 앞으로 묶어 늘어뜨린 헤어스타일의 온화한 인상인 여성.
"....힘을 빌려야겠다, 운명신, 생명신"
"하아, 일하는 건 싫은데.... 이것도, 언젠가 카이짱에게 부양을 받기 위한 선행 투자라고 생각할까~"
"당신이 우리에게 머리를 숙일 정도의 일.... 눈도 떠버렸어요"
옆에 선 신계의 정점에 가장 가까운 곳에 군림하는 세 최고신.
리리아의 기도를 들은 크로노아가 바로 모은, 카이토를 바로 탈환하그 위한 구성....
지금, 신계의 최고신들이, 사람 하나를 구하기 위해 그 강대한 힘을 휘두르려고 하고 있었다....
뒷북을 울려라 둥둥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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