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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146화 : 소중한 존재가 된 것 같아
어떤 의미로 평소대로라고 할 수 있는 복잡한 일이 끝나고, 아리스는 문득 떠올린 듯 입을 열었다.
"그러고보니, 카이토씨. 부탁했던 거, 다 됐어여"
"어? 벌써?"
"네, 완벽해여"
"고마워, 살았어.... 얼마야?"
전에 아리스와 고기를 먹으러 갔을 때, 나는 돌아가면서 아리스에게 어떤 물건 작성 의뢰를 했다.
솔직히 시간이 걸릴 거로가 생각했는데, 역시 대단하게도 벌써 만든 것 같다.
"....저, 카이토씨 부하가 됐으니까, 별로 공짜라도...."
"아니, 이건 제대로 내ㄹ게. 친할 수록 예의를 지키라고 하니까.... 게다가, 아리스가 부하고 내가 상사면, 내가 아리스한테 월급을 줘야지"
"....카이토씨....알겠어여. 그럼, 백금화 2장으로 어떨까여?"
"어? 그정도야? 더 비쌀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재료 추가도 없었고, 이정도에여"
왠지 기쁨이 느껴지는 말투인 아리스에게, 나는 백금하 2장을 주고 의뢰한 물건을 받았.... 무거워!? 빨리 매직 박스에 넣어야지....
"그럼, 또 할 게 있으면 불러주세여~"
"그래.... 아리스, 정말 고마워. 믿고 있어"
"....그, 그런, 멋있는 말은 반칙이에여. 부끄러워 지잖아여...."
그렇게 말하며 가면에서 보이는 볼을 붉게 물들이며, 아리스는 모습을 지웠다.
나도 이 이상 별로 할 것도 없어서, 침대로 이동해 자기로 했다.
왕궁에서 한 잠 잔 후에는 아침부터 배가 터질 것 같은 호화로운 아침밥을 먹고, 점심이 되기 전까지 리리아씨의 가족과 친목을 다졌다.
그리고 점심 전에 리리아씨와 함께, 또 올 것을 약속한 후 왕궁을 떠났다.
"....리리아씨 가족은, 정말 다 좋은 사람들이네요"
"네.... 카이토씨는 오키드와 꽤 사이가 좋아졌죠"
"네, 즐겁게 대화했어요"
오키드는 나보다 한살 아래인 20살로, 나에게 있어서는 이 세계에 와서 처음 생긴 동년배 동성 친구.... 이야기가 매우 잘 통했다.
오키드의 성격도 온화해서 대화하기 좋아, 매우 마음이 잘 맞아서 나중에 꼭 놀러 오겠다고 약속했다.
"오키드는, 매우 우수하고 애처가라서 자랑스러운 조카에요"
"....애처가? 네? 잠깐만요. 오키드는, 결혼 했어요?"
"네, 아내가 '세명' 있어요"
"...."
리리아씨가 너무 당연하단느 듯 한 말을 듣고, 나는 머리가 멍해졌다.
어? 나보다 한살 아래인데 부인이 셋이나 있다고? 뭐야 그거 무서워....
그것보다, 잘생기고 성격도 좋고, 왕족이고 아내가 셋이라니, 뭐야 그 위너 인생.... 엄청 내가 한심해지는데!?
"저기, 카이토씨? 괜찮으세요?"
"....리리아씨, 저는 역시, 오키드랑 비교하면, 남자로서 매력이 없는 걸까요?"
"네? 아, 아니요, 저기....저, 저는, 카이토씨가 더 멋지다고...."
"네? 뭐라구요?"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살짝 침울해져 물어본 말에 리리아씨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대답해서, 잘 안 들려서 다시 물어봤는데.... 뭔가 얼굴을 새빨갛게 하고 고개를 휙휙 흔들었다.
그 모습은 매우 귀여웠는데, 뭐지? 뭔가 못 들은 게 아까운 말이었던 것 같다.
저택으로 돌아와, 현고나에서 리리아씨와 헤어진 후, 나는 방에 돌아가지 않고 어떤 인물을 찾았다.
이 시간이라면 저택 청소를 하고 있을텐데.... 어디 있으려나?
5분 정도 저택 안을 걸어다니고 있었더니, 진행 방향에 목적했던 두 사람을 발견했다.
"이타, 시타"
"아, 주인님. 다녀오셨습니까"
"다녀오셨어요....에요"
둘 다 붉은 머리로, 긴 머리를 포니 테일로 한 이타와, 짧은 머리에 헤어핀을 귀엽게 끼워둔 시타는, 둘 다 메이드복이 잘 어울린다.
메기드씨 일 이후로 저택에 사용인으로서 살게 된 둘은, 벌써 완전히 적응 됐는지 익숙한 손놀림으로 청소를 일단락짓고 완전히 동시에 나에게 고개를 숙였다.
"주인님, 뭔가 용무가 있으십니까? 차 준비라면, 바로...."
"아, 아니, 둘한테 주고 싶은 게 있어서, 찾고 있었어"
"저희에게, 말씀입니까?"
시타의 차를 준비하겠다는 제안은 매우 매력적인 것이었지만, 지금은 다른 용무가 있으니 사양하기로 했다.
그리고 내가 한 말에 이타가 신기하다는 듯 중얼거리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을 본 후, 나는 입을 열었다.
"둘 다, 전에 싸움으로 무기가 부서졌잖아. 대신할 건 찾았어?"
"아, 아니요. 아직....입니다"
"저희 힘을 버틸 수 있는 무기 정도로, 좀처럼 좋은 것이 없어서...."
이타와 시타는 전에 나를 습격했을 때 각각 지크씨와 아니마에게 무기를 파괴당했다.
그리고 아무래도 둘 다 상당히 좋은 무기를 쓰고 있었던 것 같은데, 대신할 걸 찾지 못해 한탄하고 있는 걸 살짝 들은 적이 있다.
처음에는 나를 습격한 상대였지만, 나를 따르게 된 이후로는 저택 일도 싫은 기색 하나 없이 도와주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하고 있다.
조금 곤란한 표정을 하는 둘에게, 나는 매직 박스에서 어제 아리스에게서 받은 물건을 꺼내들었다.
용왕.... 마그나웰씨의 비늘로 만든 완전히 새것인 큰 창과 큰 방패를....
"주, 주인님.... 이, 이건...."
"어, 엄청난 마력.... 이에요"
"평소에 노력하고 있는 둘한테, 나도 일단 주인다운 일을 해야겠다 싶어서. 우연히 용왕 비늘을 얻어서, 그걸로 둘의 무기를 만들었어"
""용왕님의!?""
역시 마그나웰씨의 비늘이라는 건 엄청난 소재인 것 같다. 둘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경악하는 표정을 했다.
그리고 잠시 굳은 후, 이타가 뭔가 당황한 모습으로 입을 열었다.
"아, 안 됩니다! 이런 고가인 물건을, 일개 부하인 저희가 받을 수는...."
"화, 황송해....요"
정말 황송해하며 고개를 휘젓는 둘, 뭔가 귀여운 그 모습에 쓴웃음을 지으면서, 나는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가지고 있어도, 이렇게 무거운 거 못 쓰니까.... 둘은 언제나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것저것 신세를 질 테니까 받아줬으면 해"
"....주인.....님...."
내 말을 듣고, 이타가 멍하니 중얼거린 후, 손을 살짝 떨면서 큰 창을 받아든 후, 바로 한쪽 무릎을 꿇고 깊이 고개를 숙였다.
시타도 마찬가지로 큰 창을 받아들어 이타와 같이 한쪽 무릎을 꿇었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이런 멋진 물건을 하사해 주시다니...."
"상냥하신 주인님을 섬기게 된 것, 엄청난 기쁨....입니다"
"너, 너무 과장스럽다...."
감동에 몸을 떠는 느낌으로, 눈에 빛나는 것이 맺히며 말하는 둘.
그런 좀 오버스러운 리액션에 쓴웃음을 짓는 나에게, 둘은 더 큰 목소리로 말했다.
"받은 이 무기는, 주인님의 기대의 표현이라고 받아들이겠습니다! 이 창에 부끄럽지 않는 일을 할 것을, 여기에서 맹세합니다!"
"으, 응, 힘내...."
"저희의, 몸도 마음도.... 영원히, 주인님 단 한사람만의 것....입니다"
"어, 저기, 고, 고마워?"
정말 둘의 텐션은 한계를 돌파한 것 같아, 너무나도 행복한 표정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무기를 빨리 쓰고 싶은 듯, 다른 사용인들에게 허가를 받은 후, 나에게 다시 깊이 고개를 숙인 후 급하게 정원으로 갔다.
뭔가, 새로운 장난감을 선물받은 아이같아 매우 귀엽다.
떠나간 둘의 모습을 떠올리며 미소짓고 있는데, 문득 시선을 느껴 돌아봤다.
"...."
"....어? 아니마, 어느새?"
"아, 아니요, 우연히 지나가다가.... 겨, 겨겨, 결코 훔쳐보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아, 응"
그렇게 말하는 아니마의 표정은 뭔가 아쉬워 보이는데, 이타와 시타가 떠나간 방향을 부럽다는 듯 보고 있었다.
아마, 아니, 확실히.... 둘이 나에게 무기를 선물 받은 게 부러운데, 자신도 뭔가 달라고 하는 건 무례니까 입이 찢어져도 말을 못 한다는 건가?
그리고 아쉬운 표정은 아마, 자신은 무기를 안 쓰니까, 아무것도 못 받을 거라고 생각해서겠지.... 그럴 리가 없는데....
버려진 강아지같은 표정을 한 아니마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나는 아니마에게 다가 살며시 그 검은 머리카락을 만졌다.
"....그렇게 아쉬운 표정 안 해도, 아니마 것도 제대로 준비 했어"
"네? 아, 아니요!? 저, 저는!?"
"아니마한테는, 여러모로 항상 도움을 받고 있으니까...."
"네? 이, 이건...."
그렇게 말하며, 아니마의 머리에 용왕의 비늘로 만든 예쁜 머리장식을 달았다.
아니마는 무기를 쓰지 않아서, 뭔가 장식품을 주려고 붉은 꽃의 형태로 만든 머리장식.... 그걸 아니마의 머리에 살짝 달았다.
"....이걸로, 됐어"
"주, 주인님!? 하, 하지만, 저에게, 이런 장식품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아. 아니마는 귀여우니까, 엄청 잘 어울려"
"귀, 귀엽다니!? 여여, 영광임미다!?"
미소지으며 한 내 말을 듣고, 아니마는 눈에 커다란 눈물을 맺으며 볼을 붉혔다.
뭐지? 아니마는 원래 블랙 베어.... 곰일텐데, 뭔가 찢어질 정도로 꼬리를 붕붕 흔드는 강아지의 환영이 보이는 것 같다.
그 반응이 아주 귀여워서, 나는 머리에 댄 손을 천천히 움직여 슥슥 촉감이 좋은 검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으아, 하으....주인님...."
"아니마, 정말 언제나 고마워"
"흐아아.... 황송한, 말씀입니다.... 저는, 주인님을 모실 수 있어서.... 정말.... 정말로 행복합니다"
기쁘게 동물 귀를 움찔움찔 움직이면서, 행복하게 웃는 아니마,
마치 개가 응석을 부리는 것 같아 귀여워서, 나는 잠시 아니마의 머리를 계속 쓰다듬었다.
어머니, 아버지――처음에는 부하라거나, 주인님이라거나, 여러모로 당황스러웠는데.... 어찌됐든, 지금에 와서는 아니마도 이타랑 시타도.... 어느샌가, 정말――소중한 존재가 된 것 같아
어?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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