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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149화 : 이런 느낌일까 싶어
"....허억.....허억.... 유, 유즈키양"
"....선배? 괜찮....아요?"거친 숨을 쉬며 말을 거니, 유즈키양이 상냥한 목소리로 나를 걱정해 준다.
땀이 방울이 되어 살짝 탄 피부를 타고, 유즈키양의 큰 가슴이 움직인다.
건강하게 단련된 몸이, 다른 사람보다 큰 그 가슴과 근육이 붙은 둔부를 강조해, 살짝 거친 유즈키양의 숨과 함께 선정적으로 보인다.
"....미안....이제....한계...."
"빠, 빨라요.... 좀 더....좀만 더.... 힘내세요"
체온이 몇도나 오른 것 같은 열이 몸을 감싸, 큰 탈력감이 되어 덮쳐온다.
한계를 맞이한 그 몸을 떨며, 강하게 입술을 물고 움직였다.
나를 격려하는 유즈키양의 말을 듣고, 인내에 인내를 거듭해 필사적으로 버텼다.
하지만 그래도, 이제, 한계는 다 가왔다.... 내 숨은 거칠고, 긴장을 놓으면 모든 힘이 빠져버릴 것 같은데, 오히려 몸은 그걸 원하는 것 같다.
"....선배....좀 더....알겠죠?"
"....으, 응....힘....낼게"
부드러운 손가락이 내 몸에 닿아, 열과 함께 격려의 말을 들었다.
무너질 것 같은 정신력을 잡아, 마지막 힘을 쥐어짰다....
"....이, 이제 안돼.... 주, 죽는다...."
"아직 5km정도밖에 안 달렸는데요? 저는 이 몇배는 가고 싶은데...."
"아니, 그걸 나한테 바라는 건 아니지....아, 배아파...."
"후후후"
축 쳐져 앉아서 어깨로 크게 숨을 쉬는 나와 대조적으로, 유즈키양은 아직도 힘이 남아 보인다.
역시 이런 건 평소의 경험치가 다르구나.... 아니, 진짜 힘들다.
"그, 근데, 약해졌구나 나.... 옛날에는 좀 더 뛰었던 것 같은데...."
"뭔가 대사가 할아버지 같아요? 게다가 아직 가는 길도 있으니까요
"....전이해도 돼?"
"안돼요!"
왜 내가 이렇게까지 피로한가 하면, 이쪽 세계에 와서 제대로 운동을 한 적이 없다는 걸 떠올려서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아 몸을 움직이려고 한 게 발단이다.
그리고 마침 매일 달리는 유즈키양이 있으니 같이 뛰자고 해서 참가했는데.... 이 꼬라지다.
아니, 나도 그냥 조깅이면 10km정도는 달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유즈키양의 속도에 따라가는 건 완전히 마라톤이었다.
아니, 정말 육상부는 대단해. 기초 지구력이 전혀 다르고, 유즈키양 전혀 페이스를 떨어뜨리지 않는 것 뿐만 아니라 나한테 맞춰준 것 같은데.... 5살이나 어린 여자애한테 이렇게까지 뒤떨어지면 한심해진다.
참고로 유즈키양은 처음에 속도를 늦추고 달리자고 제안했는데, 나도 남자로서의 자존심이 있어 괜찮다고 대답한 결과.... 지금 이 상태가 됐다.
유즈키양은 신체 강화 마법은 쓰지 않고 있다. 본인이 말하기를 '그래서는 의미가 없다'고 한다. 이 부분은 육상 선수로서의 고집이겠지.... 나는 썼는데....
아, 앞으로는 조금 운동을 하자.... 적어도 달리기 정도는 할 수 있게....
"자, 선배. 드세요"
"응? 어라? 이거 벌꿀 레몬?"
"이쪽 소재로 만들어서 명칭은 다를지도 모르지만, 맛은 거의 같아요"
"고마워"
유즈키양이 건네준 벌꿀 레몬 같은 걸 감사히 받기로 했다.
단 맛과 신 맛이 피로한 몸에 잘 스며들어, 아직 더 힘을 낼 수 있는 기분이 된다.... 실행은 무리일지라도....
"어라? 그러고보니, 이거, 어디서 난 거야?"
"후후후, 알아챘어요? 짜~안!"
"오, 그거 매직 박스? 유즈키양도 얻었구나!"
"에헤헤, 리리아씨한테 받았어요.... 뭔가 '카이토 선배 때문에 산처럼 돈이 들어왔다'고 했어요"
자랑스럽게 매직 박스를 꺼내는 유즈키양.
아무래도 리리아씨한테 받은 듯, 리리아씨는 큰 돈이 들어왔으니 선물을 해준 것 같다.... 나 때문에 라는 건 뭐지? 아, 그렇구나, 아이시스씨한테 받은 보석이구나....
싱글벙글 웃으며 이야기하는 유즈키양을 보고 있으면, 뭔가 나까지 기운이 나는 것 같아 신기하다.
"그렇구나, 잘 됐네. 그래서 계속 기뻐했구나"
"네? 아, 아니, 기쁜 건.... 선배가 같이 와 줘서, 인데요..... 봐요, 역시 혼자 달리는 것보다 둘이서 달리는 게 즐겁잖아요"
"그렇구나.... 어라? 아오이짱은 같이 달리거나 하지 않아?"
"아오이 선배는.... 높이뛰기 선수니까요. 장거리 달리기는 별로 같이 잘 안 해줘요"
유즈키양과 아오이짱은 같은 육상부인데, 각각 종목은 다른가 보다.
"아니 근데, 선배!"
"응?"
"저는 언제까지 유즈키양인 건가요?"
"....어?"
"아오이 선배는, 어느샌가부터 아오이짱이라고 부르는데.... 그러면 저도 히나라고 이름으로 불러 주세요"
갑자기 스윽 얼굴을 들이밀면서 이름으로 부르라고 하는 유즈키양.
분명 한쪽만 이름으로 부르면 위화감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 그럼, 히나짱으로"
"네!"
이름을 부르자, 히나짱은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강아지 같은 그 모습에, 무심코 볼이 풀리는 걸 실감했다.
그대로 잠시 히나짱과 잡담을 하며 휴식을 하고, 내 체력이 돌아올 쯤 히나짱이 일어섰다.
정말 달리는 게 즐거운지 '얼른 가요' 같은 소리를 하면서, 이쪽을 돌아보고 달리....
"어, 히나짱!? 발밑!"
"네? 꺄아아아!?"
"히나짱!"
이 세계에 콘크리트라는 건 없고, 일본에 비해 지면도 그렇게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다.
히나짱이 달리려고 한 발밑이 조금 툭 튀어나와 있어서, 당황해 말을 걸었지만 이미 늦어 히나짱은 발이 걸려 넘어졌다.
"괜찮아?"
"아, 네.... 뭐 별로――아야!?"
"히나짱!?"
"아, 죄송해요. 조금 발이 삔 것 같아요"
꽤 이상한 자세로 넘어진 탓인지, 히나짱은 발이 삔 것 같다.
"괘, 괜찮아요. 이 정도라면, 걸을 수 있으니까요"
"아니아니, 무리하면 안 돼"
고통으로 표정이 일그러지면서도 일어나 씩씩하게 웃는 히나짱을 당황하며 막았다.
하, 하지만 어떡하지.... 나는 회복 마법 같은 건 못 쓴다. 하지만, 그렇다고 삔 발인 채로 걷게 할 수도 없다.
잠시 생각해도 이렇다할 대책이 생각나지 않아, 나는 히나짱 앞에 앉았다.
"....선배?"
"어쨌든, 데려갈테니까 업혀"
"네? 그, 그래도...."
"이 상황에서 걸으면 안 돼"
"아, 알겠어요.... 어, 실례합니다"
"!?"
업어서 데려간다는 내 말에, 히나짱은 망설였지만 조금 후 앉은 내 등에 업혔다.
하, 하지만, 이건....상상 이상으로 강렬하다.
등에 닿아 눌리는, 크게 부풀어있는 것에 얼굴이 붉어지는 걸 느끼며, 전력으로 무심해지려고 노력하면서 일어나,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선배...."
"조금 참아, 저택에 가면 치료할 수 있을테니까...."
"아니, 그게 아니고...."
"응?"
"....전이 마법을 쓰면 되지 않나요...."
"....아"
요즘 가끔 생각한다.... 나는 바보 아닐까? 아무래도 동요하면 시야가 좁아지는 느낌인 걸까, 발상이 빈곤해지는 것 같다.
"미안, 깜빡했어.... 그럼, 전이를―― "잠깐만요!" ――어?"
히나짱이 말을 해서 전이 마법구를 사용하려고 했는데... 어째선지 히나짱이 막았다.
"저기, 그.... 카이토 선배만, 괜찮으시면.... 조금만, 이대로 데려가 주셔도 될까요?"
"어? 으, 응. 그건 상관 없는데...."
"....감사합니다"
빨리 가서 치료를 하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한데, 본인이 이대로 가자고 하면.... 굳이 전이할 필요는 없겠지.
그렇게 생각해 내가 걸어가기 시작하자, 히나짱은 방금보다 강하게 달라붙었다.
"....선배, 안 무거워요?"
"아니, 놀랄 정도로 가벼워"
속삭이는 목소리와 함께풍기는 향기, 신기하게도 여자애는 남자처럼 땀냄새가 안 난다고 해야 되나, 땀까지 뭔가 좋은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정말 히나짱 몸은 상상 이상으로 가벼워서, 여자애라는 걸 새삼 실감했다.
"선배 등.... 크네요"
"그래?"
"네.... 저, 카이토 선배 같은 다정한 오빠가 있었으면 했어요"
"응? 반장은 다정하지 않아?"
뭔가 안심한 듯한 목소리로 말하는 히나짱에게, 나는 걸어가며 물어봤다.
"전혀 안 그래요. 저희 집은 다들 엄해서, 제대로 놀아주지도 않았어요"
"으~음. 분명 반장은 자기한테나 남한테나 엄한 타입일 것 같네"
"밸런스 나쁘죠? 부모님들도 엄격하고, 거기는 밸런스를 맞춰서 오빠 정도는 다정하게 대해줘도 좋을 것 같은데...."
"아하하, 그러게"
가족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 히나짱은, 뭔가 즐거워 보이고, 별로 가족을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다.
거기서 다시, 내 등에 달라붙는 힘이 강해져, 히나짱은 응석을 부리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선배.... 민폐 끼쳐서, 죄송해요"
"아니, 별로 이 정도는 괜찮아"
"....같이 뛰어 줘서, 정말 기뻤어요.... 또, 같이 달려 주실래요?"
"물론이지, 나도 좀 더 체력을 붙일 생각이고"
"확실히, 선배 체력 없죠"
"으윽..."
"후후후"
내 어깨에 얼굴을 얹고 기쁜 듯 웃는 히나짱은, 뭔가 귀여운 동생 같은 느낌이라 지켜주고 싶어진다.
하지만 히나짱을 등에 업고, 나는 아까보다 더 힘을 주고 발을 내딛었다.
"선배, 힘들지 않아요?"
"괜찮아, 이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아"
"....하지만, 5km 정도 되는데요?"
"으윽"
뭔가, 구체적인 숫자로 들으니 엄청 멀게 느껴진다.
아, 아니, 괜찮아. 5km 정도.... 1시간 남짓 걸어가면 도착할 거리잖아, 힘내라 나.
"....나도 남자니까. 가끔은 멋있는 척 해야지"
"....무슨, 소리에요.... 선배는.... 언제나.... 멋있어요"
안심한 듯 기대는 히나짱의 온기를 등으로 느끼며, 그대로 그 온기에 등을 밀리는 것처럼 걸어갔다.
어머니, 아버지――히나짱은, 언제나 밝고 건강한 아이인데, 남들보다 섬세한 부분도 있는 연하의 여자애라는 느낌이 들어. 직설적인 신뢰를 보내주는 그녀와 보내는 시간은 즐겁고, 막연하긴 한데, 나한테도 동생이 있었다면――이런 느낌일까 싶어.
하늘에서 플래그가 빗발친다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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