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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164화 : 행복으로 가득차 있을 거야
쿠로와 연인 사이가 되어 처음 한 데이트. 긴장도 많이 했고, 쿠로의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두근두근하는 일도 자주 있었다.
쿠로가 지금까지 봤던 풍경도 반짝반짝 빛나 보인다고 했는데,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쿠로가 옆에 있기만 해도 익숙한 왕도의 경치도 평소보다 아름답게 보인다.
노점가에서 돌아다니며 먹는 것도 아이 쇼핑을 하는 것도, 밥을 먹고 쉬는 것도, 부드럽고 따뜻하다.... 아, 이게 행복이라는 거라고, 진심으로 실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즐거운 시간이라는 건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이라,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녁 노을이 거리를 붉은 빛으로 비추고 있어, 오늘이라는 시간에 끝이 다가온다는 것을 전해준다.
이제 곧 이 행복한 데이트의 시간도 끝난다고 생각하니, 어쩔 아주 아쉬운 마음이 됐다.
그건 옆에서 걷는 쿠로도 마찬가지인 듯, 손가락을 엮고.... 소위 커플 손잡기를 한 손을 꽉 잡았다.
"쿠로, 지금 꼭 가고 싶은 데가 있어"
"가고 싶은 데?"
"응. 하지만, 좀 먼데...."
"그럼, 내가 데려다 줄게. 어디야?"
아쉬운 표정을 하는 쿠로에게, 되도록 온화하게 말을 걸었더니 쿠로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내가 가고 싶은 곳에 데려다 준다고 대답했다.
"....전에, 쿠로랑 바베큐 파티를 한 강가에 가고 싶은데, 괜찮아?"
"어? 으, 응. 그건 괜찮은데.... 지금 시기에 가도 라이트 트리는 빛나지 않는데?"
"아, 그건 괜찮아....부탁해도 돼?"
"응, 물론!"
전에 봤던 마력을 모아 한 달에 한번 주위를 빛내는 나무....라이트 트리를 못 보는 건 분명 아깝지만, 이번의 목적은 라이트 트리가 아니다.
그렇게 쿠로에게 말했더니, 쿠로는 고개를 끄덕이고 검은 재킷이 큰 날개 형태로 변했다.
그리고 쿠로는 전처럼 겨드랑이 밑에 손을 넣는 게 아니라, 뒤에서 나를 다정하게 끌어안고 천천히 날개를 움직였다.
둥실 하고 살짝 몸이 떠올라, 길거리가 점점 아래로 흘러간다.
붉은 색으로 물든 아름다운 거리를 보며, 등에 느껴지는 쿠로의 체온을 느끼면서 나와 쿠로는 목적 장소로 이동했다.
목적지인 강가에 도착하자 쿠로는 날개를 재킷으로 되돌리고 천천히 몸을 뻗었다.
"응~ 바람이 기분 좋네"
"그러게"
강가에는 살짝 바람이 불고 있어, 초목의 냄새와 함께 볼을 다정하게 쓰다듬는다. 그게 매우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카이토군은 왜 여기 오고 싶었던 거야?"
"....저기, 사실은.... 사실 나, 오늘 여기서 쿠로한테 고백할 생각이었어"
"흐에?"
미소를 지으며 말한 내 말을 듣고, 쿠로는 멀뚱히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렇다. 나는 처음 데이트 플랜을 생각할 때, 마지막에 여기에 와서 쿠로에게 고백하려고 생각했다.
아리스에게 들은 이야기로 인해, 나는 생각한 게 있어 예정을 앞당겼는데, 그래도 한번 더 이 곳에 쿠로와 함께 오고 싶었다.... 왜냐하면, 여기는...."
"....여기는, 나한테 있어서 아주 중요한 장소야. 나를 구해준 장소.... 내가, 앞을 보고 걸어갈 용기를 준 자옷니까"
"....카이토군"
장소도 그렇지만, 시각적인 상황도 완벽하다고 할 수있는 타이밍.
저녁노을이 보이는 시간대에 나는 쿠로와 처음 만났고, 이 부분은 생각지 못한 우연에 감사해야 되나?
"....처음에는 말이야, 왜 용자 소환 같은 거에 말려든 걸까, 정말 민폐라고 생각했어"
"윽, 미, 미안"
"하지만, 지금은, 정말, 진심으로 감사해"
"어?"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에는 불안이 가득했다. 머리 속에서는 라노벨 같은 전개라고 얼버무렸지만, 모르는 장소, 처음 보는 문화, 면식 없는 사람들.... 확실히 말해 무서웠다.
하지만, 그건 정말 처음 뿐, 지금은 용자 소환에 말려든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쿠로는 못 알아챘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옛날에 이것저것 있어서 계속 나 자신 마음 속에 틀어박혀 있었어. 외면만 필사적으로 꾸미고 자신에게 변명만 하면서, 도망치기만 하는.... 너무나 약한 인간이었어"
"...."
"....쿠로랑 처음 만났을 때는, 쿠로를, 이상한 녀석이라고 생각했어"
"아하하.... 너무한걸"
머리를 긁적이며 말한 내 말에, 쿠로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결코 분위기는 나쁘지 않고, 근질거리고, 그러면서 마음이 편하다.
"강제적이고 뜬금없고.... 그러면서도 내 전부를 꿰뚫어본 것 같고, 내가 원하는 말을 원할 때 해 주고.... 내 마음에 손을 내밀어 줬어"
"....나는 그런, 대단한 걸 하지는 않았어. 조금, 카이토군의 등을 밀어준 것 뿐이야"
"....그게 정말 기뻤어. 계속 멈춰서서 움직이지 못하던 내 등을 밀어줘서, 한번 더 노력해 앞을 볼 마음을 들게 해 줘서. 쿠로랑 만나지 않았으면, 분명 나는 지금도 고개를 숙인 채로 있었을 거야.
이건 정말 진심인 말이다.
나는 쿠로와 만난 덕분에 구원받았다. 나에게 있어 인생 최대의 불행이 부모님의 죽음이라면, 최대의 행운은 쿠로와 만난 것.... 그 정도로 나에게 쿠로의 존재는 큰 것이다.
"내가 노력하면 같이 기뻐해 주고, 침울할 때는 위로해 주고.... 계속 쿠로의 미소에 지탱을 받았고, 언제나 쿠로가 옆에 있어준다는 걸 실감할 수 있어"
"....카이토군?"
"....쿠로, 정말 고마워. 나를 만나 줘서. 나를 구해 줘서.... 그리고, 나는, 앞으로도 쿠로의 미소를 옆에서 보고 싶어"
"아!?"
거기까지 말한 후, 나는 쿠로의 손을 잡아 쭉 당겨, 그 얇은 몸을 강하게 끌어안았다.
"그러니까, 새삼 다시 말하는 거지만.... 한번 더 말할게. 쿠로, 너를 좋아해. 정말. 진심으로...."
"아....으....카이토....군"
확실히 쿠로의 아름다운 눈을 바라보며 마음을 전했더니, 쿠로는 감격한 듯 눈을 적시며 세게 나를 안아왔다.
서로의 온기를 섞듯, 진심으로 깊이 연결된 감각을 맛보고 있었을 때, 쿠로가 천천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감사를....하는 건, 오히려 나야"
"쿠로?"
"나는 카이토군을 키워줘야지, 도와줘야지 하고 생각했어.... 하지만, 카이토군을 만나서, 정말 구원받은 건 나야"
눈에 눈물을 띄우고 쿠로는 내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만감이 담긴 말을 이어갔다.
"....카이토군의 날개는, 나같은 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크고.... 계속, 나 자신한테 거짓말을 해 온 내 마음을 구해줬어"
"...."
"카이토군을 만나지 않았으면, 나는 분명 포기했을 거야.... 계속 원하던 건 손에 넣을 수 없다고, 소원은 이룰 수 없다고.... 하지만, 내가 원하던 건 카이토군이 줬어. 카이토군이 보물을 찾도록 해 주겠다고 했는데, 보물을 받은 건 나였어"
"....쿠로"
쿠로의 마음, 애정이 아플 정도로 전해진다. 그리고, 그것과 같을 정도로 내가 쿠로를 생각하는 마음도 남지 않고 전해졌다고 확신했다.
지금, 나와 쿠로는 무엇보다 강한 인연으로 맺어져 있다고, 자연스럽게 확신할 수 있다.
"...고마워, 카이토군. 나와 만나줘서, 나를 좋아해 줘서... 카이토군과 만난 게 나한테 있어서 지금까지 중 가장 큰 기적이야"
"나도, 마찬가지야. 쿠로랑 만나서 정말 다행이야"
"...카이토군"
"...쿠로"
그 이상의 말은 아무것도 필요 없고, 서로에게 끌리듯 나와 쿠로의 얼굴이 다가가 딱 입술이 겹쳐졌다.
아주 작은 틈조차 허락하지 않는다는 듯, 나와 쿠로의 몸은 딱 밀착해서 저녁 노을에 뻗은 그림자가 하나가 되었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저녁 노을이 질 때까지의 시간이 순식간으로 느껴질 정도로 행복한 시간을 맛보고, 둘 다 서로 입술을 떼었다.
쿠로와 내 입 사이에 은색 실이 생겨, 긴 시간 입을 맞추고 있었다는 사실을 선명하게 나타냈다.
"...카이토군. 나, 아직, 카이토군이랑 떨어지고 싶지 않아. 1초라도 더, 카이토군을 느끼고 싶어"
"...나도, 쿠로를 놓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조금만 더 이대로..."
"...응"
"...쿠로"
"...카이토군"
""사랑해""
어머니, 아버지――이세계에서 나에게 찾아온 인생 최고의 기적은, 지금 정말 확실한 것이 됐어. 온 몸에 느껴지는 따뜻함과 가슴에 벅차오르는 애정, 앞으로도 이 사랑스러운 애인과 걸어갈 미래는, 분명――행복으로 가득차 있을 거야
이 작가가 녹턴 소설을 쓰고 싶은건가 왜이렇게 표현이 다 이래
나 이런거 싫어해 시발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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