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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는 평화

이세계는 평화 321화

레이빈 2021. 2. 2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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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321화 : 돌아와서 다음을 쓸게

 


리리아씨와 피어 선생님에게 에덴씨에 대해 어느 정도 설명을 끝내자, 상당히 무거운 침묵이 찾아왔다.

그리고 조금 후에, 리리아씨가 무거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즉...그 에덴님이라는 분은, 전에 카이토씨에게 들었던, 카이토씨 세계의 신이고... 그 신이, 카이토씨가 마음에 들어서... 이번에 힘을 빌려줬다고..."

"ㄴ, 네, 뭐 그런 느낌이에요"

 

에덴씨의 애정은 마음에 들었다거나 그런 레벨이 아닌 것 같은데... 뭐 그 부분은 적당히 넘어가기로 했다.

아니, 그, 아무래도 '우리 세계 신은 얀데레였어요' 라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

 

"....이 세계의 중진과 거의 아는 사이고... 그걸로 끝인 줄 알았더니... 이번에는 다른 세계 신의 조력을 얻고... 이제 싫어... 이 사람, 자중할 생각이 전혀 없어"

"...죄송합니다"

 

완전 지친 목소리로 말하는 리리아씨에게, 한번 더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그 때까지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피어 선생님이, 뭔가 납득한 듯한 표정으로 말을 했다.

 

"미야마군, 즉 그 분은... 이 세계의 창조신님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면 되는 거야?"

"ㄴ, 네. 아마요"

"그렇구나... 어쩐지 답이 안 나오더라. 나도 그럭저럭 강한 편에 속하는데... 역시 한 세계의 정점은 격이 다르구나~"

 

피어 선생님은 에덴씨의 정체에 놀라긴 했지만, 자신이 압도된 것에 납득한 듯 응응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피어 선생님"

"응?"

"...좋은 위장약... 없나요?"

"응. 우선 약에 기대는 걸 그만두는 거부터 해보자. 정신적인 거니까, 기분 전환이 중요해. 하루에 조금이라도 밖에 산책하러 가는 것도 좋지"

"...저는, 어떡하면 좋을까요?"

"으~음. 리리아짱은 성실하니까 이것저것 끌어안고 있을 거야. 이번 일은 나한테도 원인이 있으니까 너무 세게 말은 못 하겠지만... 신경 쓰지 않는 게 제일 좋지"

 

뭔가 카운셀링이 시작됐는데!? 아니, 진짜 죄송해요 리리아씨...

 

"불만 같은 걸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편해져. 루짱 같은 사람한테 상담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음. 피어 선생님의 말은 매우 정론이긴 한데... 그 사람 선택은 잘못된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 '제가 불만을 들어드릴게요' 같은 소리를 못 하겠다. 내가 원인이니까...

 

"아, 맞다! 기분 전환으로 '미야마군이랑 데이트'하면 되지 않을까?"

"네!? 데, 데데, 데이트... 요?"

"응. 둘은 연인 사이잖아?"

"그, 그건 그, 그그, 그런데요..."

 

갑작스러운 피어 선생님의 제안을 듣고 리리아씨는 아까까지 침울해하던 게 어디로 사라져, 새빨간 얼굴로 시선을 빙글빙글 굴리면서 이야기했다.

 

"하, 하지만, 말이죠... 데이트는... 데이트니까... 카이토씨 사정도 생각해서... 데이트니까... 데이트가 데이트가 돼서... 데이트라고 하면... 음, 어렵지 않을까요?"

"미안, 전혀 의미를 모르겠어! 좀 진정해봐..."

"ㄴ, 네..."

"리리아짱은, 미야마군이랑 데이트하기 싫어?"

"아,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전부터 하고 싶...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뭔가 이야기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느낌이 드는데, 나도 리리아씨랑 데이트는 대환영이다.

전에 같이 여행을 가고 나서 이래저래 단둘이 외출할 기회가 없었으니, 마을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리리아씨만 괜찮으면 내일이라도 같이 쇼핑하러 가실래요?"

"카, 카카, 카이토씨!? 그, 그그, 그건 그, 데, 데이트라는 건가요?"

"네. 육왕제도 가깝고, 옷을 새로 장만하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아으... 하으..."

"리리아씨? 몸 상태 안 좋으시면 다른 날로 할까요?"

"아, 아니요! 괘, 괜차나여!?"

 

...절었다. 지금 제대로 절었다. 반응이 하나하나 너무 귀엽다.

새빨간 얼굴로 데이트를 받아들인 리리아씨를 미소지으며 바라보고 있는데, 피어 선생님이 톡 하고 손바닥을 쳤다.

 

"아, 맞다! 좋은 게 있어"

"좋은 거요?"

"응. 받은 건데... 연극 티켓이야. 어, 분명 여기에... 있다! 자, 받아"

"네? 어, 받아도 되나요?"

"물론. 받은 건 좋은데, 좀처럼 시간이 안 나서... 앞으로 10일 정도 기간이 남았을테니까, 둘이서 보고 와"

"...고맙습니다"

"천만에... 뭐 한 장 밖에 없으니까 1인분은 따로 사야 되겠지만... 꽤 평판 좋은 극이래"

 

연극이라... 그런 것도 있다는 건 알았지만, 원래 세계에서도 이쪽 세계에서도 가 본 적이 없다.

피어 선생님의 호의를 감사히 받아들여 리리아씨에게도 확인해 보니, 리리아씨는 새빨간 얼굴로 몇 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피어 선생님은 진료소로 돌아간다고 말한 후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사과와 감사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나는 리리아씨와 내일 데이트 예정을 조금 이야기한 다음, 집무실을 나왔다.

 

 

 

 

 

 

 

저녁을 먹고 입욕한 후 방에 돌아와, 오늘 일을 되돌리며 일기를 쓰고 있는데, 평소처럼 쿠로가 나타났다.

 

"카이토군! 왔어~"

"어서와"

"카이토군, 갑작스럽지만... 지금부터 잠깐 나랑 '데이트' 안 할래?"

"엉? 데이트? 지금부터?"

 

내 방에 나타난 쿠로는 평소대로 밝은 미소로 갑자기 그런 소리를 했다.

현재 시각 밤 9시... 자기에는 빠르지만 나가기에는 늦은 시간이라는 느낌이 든다.

 

"응... 잠깐, 카이토군이랑 같이 가고 싶은 곳이 있어. 안 돼?"

"아니, 괜찮아... 잠깐 기다려, 겉옷 입을게"

"응!"

 

내가 데이트 승낙을 하자, 쿠로는 진심으로 기쁜 듯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 아버지 ―― 리리아씨와 데이트를 할 약속을 한 것도 방금 전인데, 이번에는 쿠로한테 데이트 신청을 받았어. 오늘 일을 일기에 적으려고 했는데... 또 쓸 일이 늘어날 것 같으니까 ―― 돌아와서 다음을 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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