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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는 평화

이세계는 평화 336화

레이빈 2021. 8. 2.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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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 소환에 말려들었는데, 이세계는 평화로웠습니다

336화 : 너와 함께 보는 별이 가득한 하늘

 


 

――지금부터, 이 순간부터 시작하자! 지금까지와 다른 것을!

 

되돌아보면, 그게 가장 큰 시작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네가――주인공인 이야기를!!

 

그래, 확실히 그 순간 시작된 거야...

 

 

 

 

 

카이토군에게 숙박 시설 안내를 끝내자, 어느샌가 밤이라고 해도 좋을 시간이 되었다. 넓으니까, 여기.

응, 솔직히 나도 조~금 과하게 힘을 들였나~ 하는 생각이 안 드는 건 아니지만, 카이토군을 위해서라고 생각하니까 나도 모르게 너무 열심히 해버렸다.

 

원래라면 그대로 저녁을 먹을텐데, 그 전에 나는 카이토군이랑 같이 갈 곳이 있었다. 사전에 말해두기도 해서, 카이토군은 밥 먹기 전에 내가 가고 싶다고 한 곳에 가자고 말을 해 줬다. 나랑 카이토군은 둘이서 어떤 곳으로 이동했다.

 

완전히 해가 진 밤하늘에 가득한 별. 여기는, 중앙탑 옥상... 여기 일대에서 가장 높은 곳.

 

"...아니, 그래서, 왜 다다미야?"

"아하하,. 역시 '달맞이'는 다다미잖아!"

"...근데 먹는게 베이비 카스테라잖아?"

"물론이지!"

 

뭔가 그리운 말에,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대로 나는 다다미 위로 이동해 앉아서, 카이토군을 보며 무릎을 가볍게 쳤다.

 

"그래도, 과자 먹기 전에... 카이토군, 여기"

"...하아, 왜 그래 갑자기..."

 

좀 황당하다는 듯 쓴웃음을 지으며, 그래도 카이토군은 내가 바라는 대로 내 무릎에 머리를 대고 누웠다.

무릎배게... 나는 그걸 카이토군에게 해 주는 게 정말 좋다. 무릎에 느껴지는 온기와 피부의 감촉은, 카이토군과 함께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누운 카이토군의 머리를 상냫아게 쓰다듬으며, 나는 스윽 시선을 하늘로 옮겼다.

 

"...저기, 카이토군"

"응?"

"기억 나? 카이토군이 처음 이 세계에 온 날 밤... 이렇게 같이 달이랑 별을 봤었지"

"...어, 잘 기억하고 있어"

 

기분 좋은 밤바람이 살짝 볼을 쓰다듬고, 온화한 분위기가 풍긴다.

그 이상 별로 말을 주고받지 않고, 나는 머리를 쓰다듬고 카이토군은 기분 좋게 눈을 감았다.

 

"...카이토군, 그대로 좀 자도 돼"

"...응. 여기가, 쿠로가 오고 싶었던 데야?"

"응. 나, 이렇게 카이토군이랑 별을 보는 거... 엄청 좋아하게 됐거든"

"...그러냐"

 

오늘은... 뭐, 나도 좀 원인은 있을지도 모르지만, 여러 일이 있어서 지친 걸지도 모르겠다.

내 말을 들은 카이토군은, 조금 졸린 듯한 목소리로 다정하게 말을 걸어 왔다.

 

정말 평범한 대화. 그게 너무 행복하게 느껴진다. 그건 물론, 카이토군과 같이 있으니까.

 

처음 너와 별이 가득한 하늘을 봤던 밤은,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도 못 했어.

카이토군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병아리였고, 손을 뻗으면 닿는 것을 무서워하는 것처럼 보였어.

그러니까, 나는... 너를 키우려고 했어. 지금까지 수도 없이 그렇게 해왔던 것처럼...

 

네가 언젠가 날개를 얻어 날아갈 때, 그 날개는 얼마나 예쁠까 하고... 그걸 가까이에서 보는 게, 엄청 기대됐어.

하지만, 너는 내 상상 따위는 가볍게 뛰어넘었어. 네가 펼친 날개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훨씬 크고, 눈부실 정도로 예뻤어.

 

병아리를 키울 뿐 '스스로 나는 것을 포기한 나'를 '같이 데려가줄' 정도로...

 

저기, 카이토군, 기억 나?

나는 그 때 너에게 말했었지. 앞으로 '너의 이야기'를 시작하자고...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생각해. 그 때 시작한 건 '너와 나의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하고 말이야. 아하하, 좀 자만이려나? 그래도,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나에게 많은 것을 줬어.

 

너와 두 번째로 본 밤하늘... 그 바베큐 날부터, 너는 변했지. 지금까지보다 훨씬 멋있어지고, 엄청 강해졌어.

아니, 아마 카이토군은 처음부터 누구보다 강했지. 하지만 그 강함을 잊어버린 거야. 내가 그걸 떠올리도록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걸까? 만약 그랬다면 기쁘겠다.

 

세 번째로 너와 같이 별을 본 건... 보수제 때였던가?

되돌아보면 그 때부터 나에게 너라는 존재가 저점 커지기 시작했을지도 몰라.

그런 너를 사랑하게 되기까지, 시간을 얼마 걸리지 않았어.

 

그리고... 너는 내게 도전해 왔어.

나라는 괴물을, 그래도 좋다고... 필사적으로 손을 뻗어줬어. 얼마나 기뻤는지, 나는 지금까지 그 때의 감동을 표현할 말을 발견하지 못했어.

 

너와의 관계가 친구에서 연인으로 바뀌고... 세계가, 지금까지보다 예쁘게 보였어.

그야말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봤던 별 뜬 밤하늘도, 카이토군이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전혀 다른 풍경으로 느껴졌어.

 

그 때가 되어서, 나는 드디어 안 거야. 성장한 건 너 뿐만이 아니라, 네 덕분에 내 마음도 지금까지보다 훨씬 강해진 것 같아.

그야말로, 지금 나라면 시로도... 아니. 나는 카이토군을 위해서라면 누구든 이길 수 있어. 누구보다도 강하게 빛날 수 있어. 그런 생각이 들었어.

 

카이토군... 너는, 정말 대단해.

고작 반년 너와 만난 시간은, 나에게 있어서는 눈 깜짝할 순간처럼 짧아. 하지만, 나는 그 짧은 시간이 지금까지 산 중에 가장 강하게 인상이 남아있어.

눈을 감고 너의 얼굴을 떠올리면, 어떤 말을 주고받았는지 확실히 기억이 날 정도로...

 

그리고 너는, 나 뿐만 아니라 피어까지 구해줬어. 내가 하지 못한 걸, 내가 놓쳐버린 걸... 아무렇지 않게 주워서, 내 앞에 내밀어줬어.

너를 향한 마음을 전하는 건 정말 어려워.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어떻게 말로 해야 될 지 모르겠어.

아예 내 마음이 그대로 너에게 전해지면 좋을텐데, 라고... 그렇게 생각도 해.

 

나는 지금, 매일 매일이 너무나도 즐거워. 너의 미소를 볼 때마다, 너와 말을 주고받을 때마다, 점점 너를 좋아하게 돼. 한계 따위 없는 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네가 너무너무 좋아.

이런 기분을, 뭐라고 하는 걸까? 아, 분명... 이렇게 말하는 거겠지.

 

"...카이토군, 사랑해"

 

온화한 숨소리를 내기 시작한 카이토군에게, 살짝 중얼거렸다.

소중한 가족들에게 한 말과는 또 다르다. 지켜보고, 지켜주는 게 아니라... 같이 걷고 서로를 지탱해주는 마음.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 이렇게나 행복한 거구나. 후후후, 오래 살아왔지만, 나도 아직 모르는 게 많다~.

 

저기, 카이토군, 기억 나? 나는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어. 너와 함께 처음 본 밤하늘을... 너와 주고받은 말을...

그리고, 너와 보는 앞으로의 미래는, 지금까지보다 더 행복할 거야.

이건 예감이 아니라 확신... 왜냐하면 나는, 카이토군이 있어주면 언제까지나 진심으로 웃을 수 있으니까.

 

봐, 시선을 위로 향하면 하늘은 어디까지나 펼쳐져 있어. 세계는, 이렇게나 넓어.

 

"...앞으로도, 이것저것 같이 보자. 잔뜩 웃자. 누구보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너와 함께..."

"...음... 쿠로..."

"응. 나는 여기, 카이토군 옆에 있어.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자는 카이토군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나는 다시 밤하늘을 바라봤다.

응, 오늘 하늘은... 생애 최고로 예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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